소니코리아에서는 여러분의 퀄리티 높은 사진 생활을 위해 프로 사진작가들의 촬영 노하우를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박흥순 작가가 소개하는 ‘계절별 풍경사진 촬영 장소 선정 노하우’입니다. 지금 바로 만나보시겠습니다.
풍경사진을 흔히 발로 찍는 사진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품을 팔아야 원하는 사진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한두 번 가보고 원하는 사진을 찍지 못해 실망할 게 아니라, 그곳에서 펼쳐질 풍경을 머릿속에서 상상하고 그 장면이 펼쳐질 때까지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찾아가는 끈기야말로 풍경사진가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인 것 같습니다.
주위 분들을 보면 가장 쉽게 접근하는 분야가 풍경이고, 가장 쉽게 포기하는 분야 역시 풍경이더군요. 어느 분야나 어려움이 있겠지만, 풍경사진이 특히,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여러 가지로 힘드니 더욱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풍경사진이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은 계절에 따른 장소 선정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보통사람들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계절일 수 있지만, 풍경사진가에겐 그 변화가 고마울 따름이죠. 그 변화를 좇아서 전국 방방곡곡을 다닌다는 건 하나의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다니는 몇몇 곳의 사진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봄 “꽃”
4월쯤 되면 보통 남쪽부터 시작되는 봄꽃들을 따라서 위쪽으로 올라가며 포인트가 형성됩니다. 각 지방의 축제들을 잘 찾아보시고 마음에 드는 장소를 선택하시는 게 가장 간단한 방법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광양 매화 축제, 황매산 철쭉제, 영취산 진달래 축제, 구례 산수유꽃 축제, 원동 순매원 매화 축제 등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꼭 유명한 축제 장소가 아니더라도 이 시기엔 봄꽃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지천으로 널려 있으니, 무작정 떠나보는 것도 괜찮은 시기죠. 운이 좋으면 몇 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특별한 장면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름 “해무”
여름이면 먼저 떠오르는 게 바다입니다. 물론, 시원한 계곡과 산도 좋지만 전 바다가 좋더군요. 타는듯한 햇볕, 시원하게 펼쳐지는 푸른빛의 바다. 바야흐로 해무(海霧)의 시즌입니다. 시시각각 변하며 도심지로 밀려오는 부산의 해무, 그리고 서해의 운해와 같은 해무, 남해 다도해를 포근하게 감싸는 해무 등등 내륙에서 생기는 운해와는 또 다른 멋을 보여주는 풍경이죠. 밀려오는 해무를 보고 있으면, 그 장엄함에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한때는 제대로 된 해무를 담기 위해 CCTV를 계속 주시하면서 대구에서 부산까지 얼마나 달려갔는지 모릅니다. 여름이면 한번은 담아봐야 할 풍경이 해무인 것 같습니다.
해무는 보통, 찬 바닷물과 따뜻한 공기가 만나는 곳에서 잘 생깁니다. 이러한 조건에 바람 방향만 내륙 쪽으로 불어준다면, 멋진 장면을 연출되죠. 그와 비슷한 현상으로 초여름 한차례 소나기가 퍼붓고 지나가면 댐의 보조댐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발전하고 나오는 비교적 따뜻한 물과 찬 빗물이 만나면 해무와 비슷한 안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 안개들의 특징은 일반 안개와 달리 낮게 깔려서 심한 경우엔 온종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머무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안동댐 월령교입니다.
#가을 “운해” 그리고 “물안개”
가을은 운해의 계절입니다. 밤과 낮의 기온 차가 심해서 습도만 맞아준다면 전국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가 있습니다. 물론 오색으로 물드는 단풍도 좋지만, 운해와 어우러진다면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때가 육체적으로는 제일 힘든 시기입니다. 밤늦도록 여기저기 기상상태를 확인하며, 포인트 선정을 해야 하고, 일출 전에 산을 올라서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거리가 먼 경우는 잠을 못 자고 출발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지는 구름의 바다를 만나면 피로가 싹 날아가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 맛에 힘들더라도 산을 오르는 것이죠. 그리고, 산을 직접 오르기 힘든 분들은 차로 올라갈 수 있는 산들이 꽤 있으니 그곳을 검색해서 가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가을엔 물안개도 다른 계절에 비해 많이 피어 오릅니다. 가까운 하천이나 저수지로 가시면 잔잔하지만 멋진 풍경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운해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물안개들도 해가 떠서 기온이 올라가면 사라지니 시간을 잘 맞춰서 가셔야 합니다.
#겨울 “설경” 그리고 “일출&일몰”
무엇보다 가장 큰 장애물인 추위와 싸워야 하는 겨울... 하지만, 그 매력적인 순백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계절입니다. 영하 2~30도로 떨어지는 겨울 산의 새벽, 칼바람 부는 바닷가에서의 일출 등, 모두 한 장의 풍경 사진을 위해 감내해야 하는 고통이죠. 대표적인 겨울 풍경으로는 상고대와 설경, 바다 물안개, 일명 ‘오메가’라 불리는 일출과 일몰이 있습니다. 상고대로 유명한 곳은 여주 신륵사와 춘천이 있고 설경은 강원도 대부분이 포인트죠. 일출은 동해 전역과 부산 다대포가 유명합니다. 바다 물안개의 대표적인 장소는 문무대왕릉과 울산 강양항이 있습니다. 그 외에 장소들도 찾아보면 많이 있지만, 앞서 소개한 곳들이 대표적인 장소이며, 전국에서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계절별로 출사지를 알아봤습니다. 출사는 무작정 떠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조건을 확인한 후에 떠나는 게 조금이나마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제일 중요한 것이 날씨고, 그 다음이 거기에 맞는 출사지 선택이겠죠. 풍경 사진은 그날의 날씨가 99%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날씨가 중요합니다. 나머지 1%는 그곳까지 가는 열정입니다. 철저하게 확인하고 또 확인해도, 자연이 하는 일을 사람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노력에 따른 차이는 있으므로 조금이라도 공부하는 편을 권합니다.
그리고, 출사를 떠남에 있어서 하나 더 생각해야 할 것이 ‘보조 출사지’입니다. 가까운 곳이야 다음에 또 가면 되지만 수백 km를 달려 갔는데, 카메라를 꺼내 보지도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경우에 그 출사지 주변의 다른 포인트를 알고 있으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죠.
하나 더 팁을 드리자면 보통 지역 출사지는 현지 사진가분들이 잘 알고 계십니다. 그분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그 지역에 갔을 때 안내를 받으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분들이 내가 사는 지역을 방문하였을 때는 내가 가이드를 해드리면 되고요.
다음으론, ‘핀 포인트’를 정해서 계절의 변화를 담아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특정 장소에서 변하는 계절을 담을 수 있는 것도 우리나라 사진가들에겐 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눈 내린 설경, 새싹이 돋아나는 춘경, 낙엽이 물드는 추경 등 한 장소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보세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박흥순 작가가 소개하는 ‘풍경사진 촬영을 위한 장소 선정 노하우’를 전달해 드렸습니다. 이토록 경이로운 풍경사진의 배경에는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진 찍기 딱 좋은 가을이 성큼 다가온 지금, 박흥순 작가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멋진 풍경사진에 한 걸음 더 다가가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