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얼마 전, 소니 알파(α) 카메라 사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SonyAlphaPortrait 인스타그램 포토 콘테스트’가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글로벌로는 약 10만 5천점이 응모되었고, 총 1만 1천여점의 국내 인물 사진 응모작 중 111명의 수상자를 선정하였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Mayan”이라는 제목의 사진으로 은상을 수상한 백남욱 작가님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Q. 간단한 본인 소개와 수상 소감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 백남욱, self-portrait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타임랩스와 같은 영상을 주로 찍고 있으며, 현재 제주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번 ‘#SonyAlphaPortrait’ 인스타그램 포토 콘테스트에서 은상을 받아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Q. 수상작인 ‘Mayan’ 작품 속 인물의 강렬한 눈빛이 인상적입니다. 작품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 백남욱, Mayan, #SonyAlphaPortrait 인스타그램 포토 콘테스트 은상


마야 문명과 세노테에 관한 다큐멘터리에 들어갈 타임랩스 촬영을 위해 멕시코 유적지들을 돌아다니다 만난 사람이었습니다. 원래 다큐 사진을 먼저 시작했으나 타임랩스 촬영을 시작하면서 스틸 사진 촬영은 거의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에 대한 욕심은 언제나 있지만, 사실 타임랩스나 영상 작업을 하게 되면 스틸 사진까지 촬영하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입니다. 

제 배우자는 그래서 저를 멀티플레이가 안되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최대한 사진을 찍지 않으려 의식적으로 노력하는데… 보시다시피 눈빛이 너무 강렬해서 붙잡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Q. 수상한 작품 외에 소니 알파 카메라로 촬영하신 사진들을 더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인천 - 아디스아바바 노선이 생기면서 에티오피아 관광청의 초청으로 순수하게 사진을 찍으러 다녀 왔습니다. 오랜만에 타임랩스 장비를 전혀 안 챙기고 사진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 백남욱, α7R II l SAL2470 l 1/1000s l F2.8 l ISO 200

© 백남욱, α7R II l SAL70200 l 1/500s l F6.3 l ISO 2000

여러 나라를 다녀봤지만, 에티오피아는 개발이 되지 않았을 뿐 알프스보다 멋진 고지대의 풍경부터 부족들의 모습들까지 사진가의 천국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SonyAlphaPortrait’ 인스타그램 공모전에서 에티오피아 사진으로 당선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에티오피아 관광청에서 많은 배려를 해주어 당선이 되면 그 쪽에 여러 모로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해서요.


© 백남욱, α7R II l SEL1635Z l 1/500s l F4 l ISO 1000

© 백남욱, α7R II l SAL70200 l 1/500s l F2.8 l ISO 800

© 백남욱, α7R II l SAL70200 l 1/640s l F2.8 l ISO 200


지금껏 인스타그램이나 다른 SNS도 가족들과 공유하는 용도로만 썼지, 누군가에게 사진을 보여주는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번 당선을 계기로 좀 더 많이 소통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Q. 인물사진을 촬영할 때, 특별히 고려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 안에서는 늘 두 가지의 마음이 충돌합니다. ‘찍히기 싫어하는 나와 찍고는 싶은 나.’ 제 자신이 찍히는 걸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에 ‘남들도 그럴 것이다’라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그래서 인물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만, 인도나 멕시코처럼 찍히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특이한 나라들이 아니라면 인물사진을 촬영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원래 다큐멘터리 사진을 하는 선배들과 사진을 시작했기 때문에 사진 촬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록의 가치가 있는가’입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을 때는 빛이나 아웃포커싱보다는 피사체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현장감과 그 속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제임스 나트웨이(James Nachtwey)와 같은 전쟁사진작가들을 상당히 좋아하기 때문에 그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 백남욱, α7R II l SAL2470 l 1/2000s l F2.8 l ISO 200

© 백남욱, α7R II l SAL2470 l 1/100s l F2.8 l ISO 6400

© 백남욱, α7R II l SAL2470 l 1/800s l F2.8 l ISO 200



Q. ‘타임랩스, 하이퍼랩스’를 즐겨 촬영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백남욱 작가의 타임랩스 촬영 모습


7~8년전쯤 사진을 접고 귀향해서 살다가 오로라 타임랩스를 유튜브에서 처음 접했습니다. 영상인줄 알았는데 촬영기종이 스틸카메라인 것을 보고 ‘이건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메라로 할 수 있는 모든 작업을 다 할 수 있다는 오만함이 있었는데 ‘이게 뭔가…’하고 순전히 오기로 시작하게 되었고, 당시에는 타임랩스를 하던 사람들이 거의 없었어서 혼자 이리저리 하다 보니 방송 출연도 하게 되었죠. 그 후로 방송, 광고나 관공서 일들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 백남욱, 제주 어리목


타임랩스를 사실 즐겨 하진 않습니다. 단순한 풍경을 넘어 어떤 스토리가 있는 개인적인 일을 해보려고 해도 시간이 나질 않습니다. 해외 작가들도 1년에 한 편 혹은. 몇 년전 끝내주는 작품을 올린 사람들도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조용한 경우가 많은데. 다들 비슷하리라 봅니다. 다른 직업이 있거나 가정을 책임져야 하고 하다 보면 개인작품을 할 여유가 없습니다. 스틸사진, 영상과는 완전히 다르게 시간을 엄청나게 소요하기 때문이죠. 단순히 한 씬, 한 씬 찍어둔 것은 많지만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그냥 단순히 타임랩스 영상만 연결된 건 제가 지겨워서 만들지 않습니다.

 

‘시간의 미학이다’, ‘한 장의 아름다운 사진이 마음을 움직인다’ 같은 멋진 말로 포장할 수도 있지만, 특별히 즐겨하는 이유는 솔직하게 없습니다. 언젠가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풀어내기 위해 수련하고 있는 과정이라고도 생각합니다.


© 백남욱, 명자꽃



Q. 인물 촬영 혹은 타임랩스 촬영에 있어서 소니 a7R 시리즈의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볍습니다. 두 대, 세 대씩 챙겨야 하는 입장에선 감사한 일입니다. 그리고, a7R 시리즈의 고화소, 관용도, 적당한 고감도 능력도 이 분야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고화소로는 타사의 DSLR 들도 있고 가볍기로는 요즘 미러리스들이 다 가볍지만 둘 다 만족시키는 카메라는 a7R 시리즈만한 게 아직 없으니까요.


© 백남욱, α7R II l SAL50F18 l 30s l F2.8 l ISO 3200



Q. 앞으로 소니 카메라와 함께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제주도에 살다 보니 한라산에 관심이 많습니다. 40여년간 한라산 산장지기를 하며 한라산의 모든 것을 필름으로 담아두신 신용만 선생님과 함께 그때 필름 속 사계의 모습을 타임랩스로 재현해 보고 싶은 것도 있고, A-Ha의 Lifelines 뮤직비디오를 오마쥬 하고 싶은 것도 있습니다. 1991년 북부 노르웨이에서 필름으로 촬영된 단편영화  A Year Along the Abandoned Road 를 재가공한 뮤직비디오 인데 타임랩스를 시작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꼭 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91년도에 필름으로 4계를 하이퍼랩스로 담은 경이로운 작품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의미가 있는 시간의 흐름을 한 번 담아보고 싶습니다. 첫 씬(scene)부터 마지막까지 머릿속에 그려진 것들 그대로 담아보는 게 꿈입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작가님께 사진이란?


“내가 그 때 그 곳에 있었다.”




지금까지 #SonyAlphaPortrait 인스타그램 포토 콘테스트 은상 수상자 백남욱 작가님의 인터뷰를 함께 보셨습니다. 유명한 사진작가인 ‘로버트 카파(Robert Capa)’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충분히 다가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가선다는 것이 물리적 거리를 말하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마음의 거리를 뜻하기도 할 텐데요. 여러분은 충분히 다가가고 계신가요?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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