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프로의 오리지널리티’라는 메인 카피와 함께 공개된 a7RM3의 광고영상이 프로페셔널 포토그래퍼 및 사진애호가분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광고에 등장한 멋진 장소들과 감동적인 사진들에 대한 관심은 물론 한국인 최초로 소니 글로벌 이미징 앰버서더(Sony Global Imaging Ambassador)로 선정된 김주원 작가가 모델로 등장하며 더욱 진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총 3회로 구성된 김주원 작가의 제주 포토 에세이를 통해 ‘프로의 오리지널리티’ 영상에 대한 모든 것을 소개하겠습니다.


[Sony Alpha] a7R III "프로의 오리지널리티"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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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엇이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가


사진을 하면서 한 번도 광고 모델로 출연한 적은 없습니다. 항상 카메라 뒤에서 모델이 될 사람이나 풍경, 제품 등만 촬영해왔지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것은 상상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제가 모델이 되어 제주의 풍경 속을 뛰어다니며 사진을 담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낯설게 보였을 겁니다. 그 동안 방송국이나 각종 미디어의 출연 요청을 거절했던 이유는, 단순히 제가 ‘사진 하는 사람’ 정도로 비치거나 그야말로 어떤 제품의 ‘모델’이 되어 홍보하는 사람이 되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제주도에서 ‘프로의 오리지널리티’ 광고 촬영 중


그러나, 처음 ‘프로의 오리지널리티’ 광고 시안을 받았을 때, 말 그대로 가슴이 뛰었습니다. 마치 나의 초심을 담은 독백 같았기 때문입니다. 고백하자면, 최근에 가슴이 뛰고 두근거린 적이 별로 없습니다. 세상의 멋진 풍경 앞에 수도 없이 서 있었고 여러 경험이 쌓이다 보니 감성이 무뎌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옛사람들의 말처럼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불혹의 나이를 지나서 그런지도 모르죠. “광고 시안을 보고 가슴이 두근거리다니!” 제가 이 광고에 흔쾌히 출연하게 된 계기이자, 무엇이 나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지 확인해 보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2. 60초를 위한 한 달

광고 촬영 팀과 사전 로케이션 헌팅 장면


60초의 광고 한 편을 만들기 위해서 실제로는 약 1개월의 시간의 소요되었습니다. 촬영 기획부터 로케이션 헌팅, 사진 결과물 제작, 실제 광고 촬영, 내레이션 작업 등에 모두 제가 참여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광고 모델이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풍경 앞에서 촬영하는 모습이 실제 모습처럼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연기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최초의 기획 단계에서는 여러 지역과 장소가 물망에 올랐지만, 저는 제주도를 강력히 추천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국내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촬영 장소가 제주도입니다. 지금은 많이 개발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순수한 자연의 모습이 잘 보전되어 있고 풍경 사진가들이 좋아하는 바다, 구름, 빛, 바람 등 자연의 요소가 살아 숨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촬영은 결과가 되는 사진을 미리 만들고 광고 영상을 제작해야 하므로 전체의 공간 특성, 컬러, 톤 등이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제가 실제 모델이 되어 촬영할 때는 온전히 결과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에 미리 콘티에 맞는 작품을 제작하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하지만 풍경 사진의 많은 것을 좌지우지하는 요소는 바로 날씨입니다. 아무리 컨셉이 좋고, 주제가 확실해도 날씨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결과는 신통치 않을 수밖에 없지요. 제가 작품을 촬영할 당시는 8월 말, 제주는 여름의 중순쯤 되는 시즌이라 날씨가 굉장히 오락가락했습니다. 소나기도 자주 내리고 도저히 날씨를 가늠할 수 없는 때입니다.

사전 촬영 기간, 8월 말의 제주는 장마 영향으로 날씨가 오락가락 했다.


9월 초, 본 촬영을 위해 정해진 스케쥴은 원래 2일이었으나, 저는 다른 스케줄을 뒤로 미루거나 취소하고, 총 5일을 오직 이 영상을 제작하는 데만 몰두했습니다. 그 이유는 앞서 말한 날씨 변수 때문입니다. 만약 제가 맑은 날씨에 촬영한 사진 작품과 광고 팀이 흐린 날에 촬영한 영상을 같이 조합하면 전혀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결과가 만들어질 건 뻔하기 때문입니다. 광고에서 보이는 정적인 풍경은 미리 작업해둔 결과이고 동적인 풍경은 광고를 촬영하면서 그때그때 촬영한 결과입니다.

두 달간 기른 수염을 세 살배기 딸 한마디에 깎고 만 딸바보 아빠


개인적으로는 수염을 길러 본 적이 없었습니다. 왠지 거추장스럽고 저에게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죠. 하지만 스케줄이 워낙 빡빡하고 잠을 거의 못 자니 면도할 시간조차 없어지더군요. 저녁 12시쯤 숙소에 들어와 사진 백업하고 정리해 잠들면 새벽 3시에 일어나 촬영 장소로 가길 며칠을 반복했기 때문입니다. 촬영 감독님이나 주변 분들은 오히려 그런 모습이 사진가로서 잘 어울린다고 말해주더군요. 

모든 일정이 끝나고 집에 돌아왔을 때에도 수염이 멋지게 자라 있었지만, 세 살배기 딸의 한 마디에 두 달을 기른 수염을 깎고 말았습니다. “아빠 수염 따가워”


#3. 제주의 말과 개, 그리고 노을

광고를 본 분들께 말과 같이 뛰는 장면이 멋지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사실 그 장면은 장장 5시간의 시간이 걸려 촬영한 장면이었습니다. 말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을 경계하는 듯했습니다. 말을 따라잡으며 촬영하려 했지만, 말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을, 땀에 흠뻑 젖고 다리가 풀린 뒤에 알게 되었습니다.

4x4 지프까지 빌려 말을 쫓아 봤지만 역부족이었다.

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까진 5시간 정도가 걸렸다.


말도 사람도 지쳐갈 때쯤 저는 말들에게 접근해 조용히 인사하며 부탁했습니다. “미안하다. 귀찮게 해서 미안해” 하고 말이죠. 그리고 잠시 후 거짓말처럼 말들과 제가 들판을 나란히 뛰며 사진을 찍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서면 말들도 서고 제가 뛰면 말들도 뛰고 말이죠. 


개인적으로 촬영장에서 고양이나 강아지를 새벽에 만나면 촬영이 잘 된다는 징크스가 있습니다. 외돌개에서 촬영할 때 입구에서 만난 강아지가 촬영 내내 광고팀을 따라다녔습니다. 강아지가 무슨 길 안내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날 날씨가 매우 흐리고, 사실 그림이 나올 것 같지 않은 날이었지만, 저는 스탭들에게 새벽에 강아지를 봤으니 이제 모든 게 잘 될 거라고 안심하라고 말했습니다. 

촬영 당시 외돌개 새벽 풍경, 구름이 잔뜩 끼고 비가 오는 날씨라 스탭들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

외돌개에서 촬영하던 동안 내내 졸졸 따라다니던 강아지


물론 저도 당시에는 궂은 날씨 때문에 마음 한쪽에는 불안함이 가득했지만 애써 잘 될 거라는 말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해가 질 때쯤 제가 그 동안 봤던 노을 중 가장 아름다운 노을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쑥스럽게도 하늘을 보며 눈물이 나더군요. 

촬영을 마치고 만난 제주의 하늘, 눈물이 날 듯 아름다웠다.




지금까지 a7R III와 함께한 김주원 작가의 제주 포토 에세이 Part. 1을 함께 보셨습니다. 영상 속에서 거진 파도에 맞서고, 말을 쫓아 달리던 범접하기 어려운 김주원 작가의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어지는 Part. 2에서는 실제로 많은 분들이 문의를 해주시기도 했던, 영상 속 장소들에 대해 김주원 작가가 직접 소개해드릴 예정이니 많은 기대 바랍니다.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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