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소니코리아는 지난 2017년 가을, RX100M5와 함께 하는 RX트래블러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에게 여행용 카메라로 최적화된 RX100M5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와 함께 우수 여행기를 선정하여 글로벌 여행 매거진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에 게재하는 특별한 프로젝트였습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만큼, 숨겨진 여행 욕구를 자극하는 멋진 사진과 글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소니코리아 블로그에서도 RX트래블러분들이 작성한 우수 여행기를 소개하겠습니다. ☺
첫 번째 순서는 많은 이들에게는 언젠가 꼭 이루고 싶은 로망인 미국 로드 트립의 꿈을 가족들과 함께 이룬 여행사진가, 표현준 작가의 여행기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밴을 타고 로키산맥을 따라 달리며, 자연 그대로의 국립공원을 만나고 온 표현준 작가는, 여행 중 만나는 멋진 순간들을 RX100M5로 담았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겠습니다.
#미국이란 익숙한 나라에서 특별함을 찾다.
해외 여행지에 도착하면 우리는 떠나온 곳과의 ‘차이’를 무의식적으로 찾아낸다. 기온이나 날씨에서 시작해 사소하고 일상적인 관습과 제도, 더 나아가 자연환경까지. 여행지의 특별함을 채굴하고 그 차이를 즐긴다. 예컨대 인도 뭄바이, 이탈리아 베네치아, 네팔 카트만두, 몽골 울란바타르, 모로코 페즈를 여행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그런데 미국 여행은 조금 다르다. 미국만의 색이란 무엇일까? 오늘날 자본주의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 나라의 문화는 이미 영화와 음악, 대중문화와 언어로 전 세계를 정복했다. 미국의 주요 도시에는 처음 방문하더라도 친근함을 느끼지만, 문화적 익숙함 때문에 반대로 여행지로서 특별함을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미국의 국립공원 여행은 앞서 언급한 익숙함과 전혀 다른 관점에서 출발한다.
“국립공원은 미국이 만들어 낸 최고의 아이디어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서부 지역주의 작가 월리스 스테그너(wallace stegner)는 정부가 법으로 제정한 국립공원 제도를 미국 최고의 아이디어라 치켜세웠다. 돈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본주의의 요람 미국에서 자연과 공존하기 위해 만든 국립공원 제도를 '미국 최고의 발명품’이라 칭한 그의 주장에 대해 적어도 당신이 그랜드 티톤의 아름답고 웅장한 풍경 앞에 서있다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로키산맥을 따라 로드 트립
유타에서 출발해서 아이다호, 와이오밍, 몬타나까지 로키산맥을 따라 4개주를 자동차로 여행했다. 태고의 자연을 찾아 떠나는 만큼 걷거나 캠핑을 하며 좀 더 깊고 내밀한 곳까지 닿고 싶은 아쉬움은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과 아이를 동반한 가족여행이라 느긋이 편안하게 즐기자고 마음을 다독여야 했다.
*그랜드 티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각각 입장료가 30불(오토바이 15불)이지만 2개를 같이 구입할 경우 50불이다. 주요 공원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페이지가 있으며 앱을 다운로드하면 여행자를 위해 경고를 보내주기도 하고 더욱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 내에 머무르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전에 예약해야 한다. 성수기에는 그마저도 어렵고 가격도 비싸다. 인근의 산장이나 호텔도 서둘러야 하긴 매한가지. 편안한 가족여행을 위해 8개월 전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예약했다. 하루 세 번의 식사는 현지에서 옐프(yelp) 앱으로 주변 맛집을 검색해서 결정했다. 몇 년 사이 가족여행의 패턴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을 이번 여행에서 실감했다. 특히 최근 3~4년 사이 숙소와 교통에 큰 변화가 생겼다. 공유경제의 대명사 격인 에어비앤비와 우버는 대가족이 떠나는 여행에 편리함을 제공해 주었다. 솔트레이크 시티 공항에서 7인승 패밀리 카를 랜트해 5시간 만에 아이다호와 와이오밍 주 경계,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 서쪽에 자리한 숙소에 도착했다. 긴 거리를 드라이브하는 내내 로키산맥의 등줄기가 우리의 양쪽을 넘나드며 동행했다.
카메라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국립공원에서는 주로 원경의 피사체들이 많아 일반적인 도시여행보다 망원렌즈를 사용하는 빈도가 많다. 메인 카메라에는 망원계열 줌렌즈를 사용했고 나머지 표준 화각 사진은 대부분 RX100M5을 사용했다. 무거운 DSLR 바디 두개를 들고 다니는 것도 어렵고, 날씨가 변덕스러워 렌즈교체도 어렵다 보니 겉옷 주머니 속에 RX100M5을 넣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찍곤 했다. RX100M5로 촬영한 사진들은 DSLR로 촬영한 결과물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만족스러웠고, 틈틈히 담은 동영상도 손떨림 방지가 탁월해 훌륭했다. 역시 짐이 많고 갈 길이 먼 여행이다 보니 RX100M5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의외의 놀라움!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Grand Teton National Park) 여행의 매력
요세미티, 옐로스톤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국립공원과 달리 그랜드 티톤(Grand teton)이라는 이름은 생소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곳의 웅장한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 그 아름다움은 영원히 마음속에 각인될 것이다. 빙하가 흘러내려 깍아낸 높은 산봉우리 아래로 강과 호수가 생기고 깊은 숲과 초원이 형성되었다. 하얀 만년설로 두르고 푸른빛을 머금은 티톤 산맥의 원경과 따듯한 녹색의 초원이 빚어낸 아름다운 풍경은 그랜드 티톤이 품은 특별함이다. 그랜드 티톤 국립공원은 ‘그랜드’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면적이 작아 자동차로 천천히 다녀도 반나절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그 규모와 관계없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자연경관은 드라이브를 하는 동안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가족과의 동행이라면 그랜드티톤만큼 좋은 국립공원이 있을까 싶다. 모든 도로가 반듯하게 잘 닦여있고, 조망 포인트가 주차장에서 멀지 않기 때문이다. 높이 솟은 산봉우리가서로 뽐내기라도 하듯 공원 내 어디서나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니, 굳이 차에서 내리지 않아도 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이 특별한 이유
‘옐로스톤’ 하면 등장하는 간헐천 사진은 이미 이곳의 대명사가 되었지만, 그 외의 정보를 아는 이는 의외로 적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얼마나 굉장한 것을 감추고 있기에 미국은 물론 세계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총면적 8900제곱킬로미터(우리나라 충남도 크기)의 지역을 법으로 보호하게 된 것일까?
이곳의 특별함은 여느 국립공원처럼 자연경관이나 다양한 동식물이라기보다, 27억 년 전부터 현재까지 지구의 역사를 보여주는 지질학적 가치에 있다고 한다. 국립공원 내에 흩어져 있는 1만여 개의 간헐천과 온천이 대표적이다. 간헐천은 대체로 웨스트섬(West Thumb)과 노리스(Norris), 올드 페이스풀(Old Faithful) 지역에 몰려 있는데, 이 지역에서는 땅에서 거대한 증기가 올라오는 진풍경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밖에도 하얀 케이크를 닮은 계단식 온천 매머드 핫 스프링스(Mammoth Hot Springs), 웅장한 폭포를 품은 협곡 옐로스톤 그랜드캐년(Yellowstone Grand Canyon)과 북미 최고의 산정호수라 불리는 옐로스톤 레이크(Yellowstone Lake) 등 광활한 지역에 다양한 볼거리가 숨어있다.
#그랜드 티톤과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움직이는 풍경, 야생동물
드라이브 중 길가에 차가 정차중인 모습을 발견했다면 십중팔구는 바이슨(Bison), 엘크(Elk), 곰 등 야생동물이 도로 인근에 출현하기 때문이다. 빈번한 인명 피해 때문인지 국립공원 측에서는 관광객에게 곰은 물론이고 바이슨이나 엘크 근처에도 다가가지 못하게 주의를 준다.
하루 일정을 끝내고 웨스트 옐로스톤의 숙소로 돌아가는 20킬로미터의 편도 1차선 도로가 사흘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정체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도로 정체의 범인은 바이슨. 그들은 도로를 횡단하거나 차를 가로막고 멀뚱히 서 있곤 했다. 그래도 어느 누구 하나 자동차 경적을 울리거나 쫓으려고 애를 쓰지 않았다. 출동한 경찰조차 이들이 스스로 물러날 때까지 가만히 지켜 볼 뿐.
불현듯 1988년 옐로스톤 대화재 기사가 기었났다. 3개월 이상 지속된 불길로 공원의 30퍼센트가 넘는 면적이 타버렸으나, 국립공원 측은 산불조차 자연의 섭리라며 자연 소화되도록 내버려두었다는 뉴스였다. 실제로 옐로스톤 북쪽, 타워 루스벨트(Tower Roosevelt) 지역을 지날 즈음. 검게 그을려 기둥만 남은 나무가 수십 킬로미터 이상 줄지어 있는 을씨년 스러운 풍경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30여 년 전의 흔적을 지금까지 그대로 놓아 두었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 보호는 것은 심고 가꾸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스스로 회복하고 재생하게 내버려두는 그들의 관점이 새롭게 느껴졌다.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가장 여행하기 좋은 계절은 6월부터 9월까지. 10월부터는 겨울이다. 10월 초부터 폐쇄되는 도로가 하나 둘 생겨나고, 중순이 넘어가면 여행자의 안전을 위해 공원 자체를 닫는다. 우리가 여행한 일주일도 폐장 직전의 놀이공원 같은 분위기였다. 서북쪽 도로는 하루 차이로 통제 되고, 눈과 비가 번갈아가며 퍼붓기도 했다.
*10월이면 긴 겨울잠을 준비하는 야생동물(곰을 비롯한)의 활동이 활발한 시기이므로 트레일 걷기를 원한다면 다른 계절을 추천한다.
‘그럼에도 이 여행이 매력적이라 말할 수 있는 건 미국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낮고, 관광객도 찾기 힘든 와이오밍주의 한적함이 우리의 느린 여행 속도와 더없이 어울렸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표현준 여행사진가의 미국 국립공원 여행기를 RX100M5로 촬영한 사진들과 함께 만나보셨습니다. 글과 사진을 통해서 미국의 국립공원이 주는 특별함과 여유를 느끼셨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도 여행에 의미를 더해 줄 RX100M5와 함께 훌쩍- 떠나보시는 것은 어떤가요?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