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소니코리아에서는 여러분의 퀄리티 높은 사진 생활을 위해 프로 사진작가들의 촬영 노하우를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부터는 웨딩 전문 포토그래퍼 이정열 작가의 웨딩사진 촬영 노하우를 전달해 드릴 예정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실제 촬영 노하우에 앞서, 웨딩 포토그래퍼가 되고 싶은 분들을 위해 이정열 작가가 전하는 ‘웨딩 포토그래퍼의 삶’의 이야기를 만나보시겠습니다.
“웨딩사진 찍으면 돈 잘 버나요? 한 달에 얼마나 벌어요?”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웨딩 포토그래퍼로 일하면서 주변 분들에게 흔히 듣는 질문이었습니다. “네! 돈도 잘 벌고 평일에 시간도 매우 많아서 해외여행도 종종 다녀요”. 저는 위의 질문에 대부분은 이렇게 답을 하였으나 사실과는 좀 다릅니다. 오늘은 제가 지금까지 지내왔던 포토그래퍼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합니다.
#시작 - 스튜디오에 취직하다.
웨딩사진을 처음 접할 수 있었던 2006년에는 나름 이름있는 스튜디오에 입사했습니다. 그때는 배운다는 목적으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으며 일을 시작했습니다. 사진을 좋아해서 그리고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한석규씨가 너무 멋있어서 불투명한 미래에 몸을 던진 것이죠.
처음 몇 달은 스튜디오 입사 전에 전자회사에서 일하며 모아뒀던 돈으로 카메라와 렌즈들도 구비했었고, 빨리 경력을 쌓으면 돈도 많이 벌 수 있을거란 기대감에 돈 걱정없이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통비와 점심식사 비용을 쓰고나면 매달 마이너스되는 상황이 지속되자 결국 카드 리볼빙 서비스도 받아보고 신용등급도 떨어지는 힘든 날들을 겪게되었습니다. 모든 게 제 마음대로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2년을 힘들게 버티고 주변 추천으로 베이비, 가족사진 스튜디오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사진의 가치와 사진 스킬 그리고 스튜디오 운영법 등 하나부터 열까지를 모두 알려주셨던 대표님을 만났고, 이 곳에서 일했던 3년 반 동안 주변 친구들보다 넉넉한 급여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휴일이면 서울을 벗어나 대표님과 함께 멋진 풍경 및 자연을 사진에 담으면서 다큐멘터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 시기가 훗날 웨딩본식촬영에 최적화되는 내가 만들어 질 수 있었던 시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 - 노력만이 살 길
히앤쉬라는 브랜드를 오픈하고 3년여 동안은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떠올리며 밤 새워가며 사진트렌드를 연구하고 ‘결혼’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들을 공부하며 아름다운 결혼의 기록을 담아두려고 노력했습니다. 웨딩드레스와 헤어장식들도 구입하고 나에게 잘 맞는 사진앨범 업체를 찾았으며, 액자, 인화물, 상품박스, 데이터쉐어, 카메라, 장비 업그레이드 등 많은 것들을 준비해야만 했습니다. 섣불리 가격을 낮춰 고객을 받고 싶지 않아서 단가는 유지하되 퀄리티를 높이려고 노력했고, 나만의 까다로운 ‘사진촬영 룰’이 생긴 이후로 더 많은 고객분들이 찾아와 주셨습니다.
1. 고객 케어가 가장 우선이다.(사진퀄리티를 위해 결혼식에 방해되는 행위는 하지 않습니다.)2. 추후에 액자나 앨범으로 만들 것을 대비해 촬영 때부터 수직수평을 꼭 맞춘다.3. 적정노출과 정확한 초점을 맞춰서 촬영한다.(이 부분 때문에 타사장비를 모두 처분하고 소니 a9을 구입했고 실시간으로 보이는 노출 측정과 정확한 포커스의 사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4. 트렌드는 따라가지만 어느 정도 확고한 히앤쉬만의 색감을 유지한다.5. 아무리 바빠도 절대로 아르바이트 포토그래퍼에게 일을 맡기지 않는다.
#웨딩포토그래퍼의 삶
이제 맨 위의 질문에 대한 진짜 답을 해볼까 합니다. 웨딩포토그래퍼를 꿈꾸시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웨딩사진이라는 장르가 아무리 사진을 잘 찍어도 사업적인 능력이 부족하면 금전적으로 여유롭기 어렵습니다. 저와 제 여자친구는 사실 사업적인 능력이 부족해 금전적 여유는 없지만 행복의 가치를 돈보다 성취감에 두고 있습니다. 경제적 여유는 없지만 사진 결과물에 가치를 두고 나름 행복한 사진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금전적으로 여유 있는 웨딩포토그래퍼가 되고 싶다면 사진은 기본이며 마케팅 능력과 부지런함을 가지길 바랍니다. 노력만이 살 길입니다.
그리고, 자유로워 보인다는 의견에 답을 하자면, 제 경우에는, 사업수익의 일부를 아껴서 여행비용을 마련합니다. 여행사진을 찍으며 젊은 날의 추억거리도 만들고 있고 여행스냅사진이 다큐멘터리 기반의 웨딩본식촬영에 꽤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서 한번씩 여행을 다녀오면 보는 시선도 계속 성장하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진가들에게 여행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오늘 이야기했던 저의 사진인생은 사실 여러분께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과정을 거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배움의 길은 끝이 없고 멈춰서는 안됩니다. 특히 웨딩 사진의 경우 인생에서 최고로 소중한 순간을 맡겨 주신 신랑 신부님께 더 좋은 사진으로 오래오래 기억되고 싶다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성공한 웨딩포토그래퍼가 되고 싶다면, 내 사진이 신랑신부님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