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코리아에서는 여러분의 퀄리티 높은 사진 생활을 위해 프로 사진작가들의 촬영 노하우를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박흥순 작가가 소개하는 ‘풍경사진 출사를 위한 준비와 출사지에서의 에티켓’입니다. 지금 바로 만나보시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출사를 위해 필요한 준비물이 어떤 것이 있는지’, ‘출사지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에티켓은 무엇인지’에 대해서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안전한 출사를 위한 준비물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기 위해 복잡한 생각은 뒤로 하고 간단하게 카메라만 들고 훌쩍 떠나면 참 좋겠죠? 하지만 풍경 사진이 꼭 좋은 날씨 좋은 환경에서만 찍을 수 있는 사진이 아닙니다. 제가 몇 년 동안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험한 환경이나 날씨에 노출 될 상황이 생각보다 많이 생기더군요. 그런 상황에 제대로 대비를 안 하면 큰 낭패를 볼 수가 있습니다. 카메라는 물론이고 심하면 몸까지 상하게 하는 상당한 위험이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도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이 풍경 사진가의 기본 자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시간을 통해 제가 가지고 다니는 장비 위주로 기본적인 준비물과 상황에 따라 필요한 도구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출사를 위한 가장 기본은 카메라와 렌즈겠지만, 그 장비를 담을 수 있는 가방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야외로 다니다 보면 흙, 젖은 바닥이나 모래밭 등 가방을 내려놓기 부담스러운 상황이 자주 생깁니다. 그런 경우 작은 깔판이나 방수포로 해결할 수 있지만, 그마저도 미처 준비하지 못할 수 있고, 짐이 많은 상황에서는 작은 준비물도 부담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면이 열리는 일반적인 가방보다 등판이 열리는 가방을 선호합니다. 등판이 열리는 가방은 바닥에 내려놓을 때 전면이 바닥에 닿기 때문에 지저분한 바닥에 내려 놓았다가 가방을 다시 열 때도 등에 이물질이 묻지 않아서 좋더군요.
그 다음으로 많이 쓰는 장비는 아마 삼각대일 겁니다. 간혹 커뮤니티에 질문 하는 분들 중에 '가볍고, 튼튼하고, 저렴한 삼각대 추천해주세요!'라고 하는 분들을 볼 수 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볍고 튼튼하고 저렴한 삼각대는 없습니다”
삼각대도 종류가 많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삼각대를 선택하는 것도 요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난 이거 하나로 올라운드로 사용하겠다’고 생각하면 답답한 상황이 많이 생깁니다. 가벼운 여행 겸 출사는 트레블러형 삼각대가 부담이 없을 것이고, 바람이 많이 부는 산정상이나 바닷가에서는 무겁고 튼튼한 삼각대, 앞쪽에 장애물이 있을 때는 높은 삼각대, 반영이나 바닥 쪽 피사체를 찍을 때는 미니삼각대 등 피사체나 촬영 환경에 따라 적절한 삼각대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봤을 때, 카메라나 렌즈는 많은 돈을 들여서 구입하면서 삼각대 구입엔 인색한 경우가 많더군요. 저도 한 번 겪어봤지만, 부실한 삼각대를 사용하다가 카메라와 같이 엎어지는 안타까운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삼각대는 중복투자가 많이 일어나는 장비 중 하나이니 처음 구입할 때 제대로 된 것을 구입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삼각대 사용하실 때 팁을 하나 알려드리자면, 바람 많이 불 때 센터칼럼 고리에 가방을 걸어서 안정 시킬 때가 있는데, 이 때, 삼각대 스트랩이나 기타 끈을 사용해서 가방 한쪽을 지면에 닿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방이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바람을 받으면 가방이 흔들려서 결과물이 오히려 더 흔들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죠.
#겨울 출사 시 준비물
풍경 사진사들에게 가장 힘든 계절인 겨울. 겨울은 다른 계절에 비해 준비해야 할 것도 많고, 조심해야 할 것도 많은 시기입니다. 발끝, 귀, 손가락이 떨어져나갈 거 같은 강추위에 몇 시간씩 일출을 기다리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보온 대책이 매우 중요합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꽁꽁 싸매고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보온을 해도 부족한 것이 겨울 출사지의 현실입니다. 한겨울의 산 정상 온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춥습니다. 참고로, 제가 경험한 덕유산 향적봉의 새벽 온도가 영하 25도였습니다. 여기에 바람 좀 불면 체감 온도는 더 떨어집니다.
이런 혹독한 날씨에 대비해서 두꺼운 모자와 같은 것들로 귀를 가릴 수 있으면 더 좋습니다. 목과 얼굴을 가릴 수 있는 넥워머나 발라크라바(balaclava), 버프, 넥스킨(안경을 착용하는 경우. 김서림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등 역시 준비하면 좋습니다.
그 외에도, 이동할 때 입는 경량패딩과 방풍 방수가 되는 오버트라우저(over trousers), 대기할 때 입고 있을 두터운 방한 재킷과 바지, 그리고, 방한화와 방한양말(발이 땀에 젖을 때를 대비해서 양말은 여분으로 한 켤레 더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방한장갑 정도 챙기시면 복장은 충분할 듯 합니다. 부수적으로는, 핫팩, 뜨거운 물을 담은 보온병, 눈길이나 얼음길을 만날 수도 있으니 아이젠은 항시 차에 준비해두시면 많은 도움이 됩니다. 안경 쓰시는 분들은 김 서림 때문에 마스크를 쓸 수도 그렇다고 안 쓰기도 뭐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땐 고글이나 일회용 콘택트렌즈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비가 올 때도 좋고 포말 날리는 바닷가에서도 안경 대용으로 쓰기엔 좋더군요.
겨울이 아니더라도 챙겨야 할 준비물들이 또 있습니다. 풍경사진 출사는 기본적으로 아웃도어 활동이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준비물들이 있죠.
많이들 나가시는 일출이나 일몰 야경 등 어두운 시간대에 이동이나 대기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랜턴은 필수입니다. 손이 자유로운 편이 좋기 때문에 기왕이면, 캡라이트나 밴드형 헤드 랜턴을 권장합니다. 또한, 장시간 대기하는 경우도 많은 만큼 간단한 접이식 의자도 있으면 좋습니다
물이나 간식도 필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모기나 벌레를 대비해서 기피제도 있으면 챙겨야 합니다. 산에서 갑작스러운 소나기를 만날 때를 대비해서 일회용 비옷도 가방에 하나쯤 넣어두는 것을 권장합니다.
또한, 반영 사진을 찍거나 웅덩이를 지나고, 이슬 맺힌 풀숲을 지날 때를 대비해 장화나 웨이더(Wader)를 챙기기도 합니다. 저는 보통 아래와 같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아래의 사진들이 위와 같은 상황에서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출사지에서의 에티켓
마지막으로 제가 생각하는 출사지에서의 에티켓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주변분들과 환경을 배려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단체로 오셔서 큰 소리로 떠들거나, 음주 후 위험한 행동을 하게 되면 본인도 다칠 수 있을뿐더러 다른 사진가들에게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시야가 방해된다고 나무를 잘라버리고, 출입금지구역을 넘나드는 등의 행위 등은 절대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두 번째, 다른 사람의 장비를 존중해 주세요. 사진가라면 자신의 장비에 애착이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자신이 그러면 남들도 그렇다는 걸 꼭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세 번째, 다른 사람의 사진을 존중해 주세요. 특히 여러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는 거기에 맞게 행동을 해야겠죠. 데크에서 야경 찍을 때 다들 장노출 중인데 바닥을 울리면서 이동한다거나, 다른 사람이 찍고 있는 앞을 가려버리는 일은 피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서로 배려하는 마음으로 사진 취미를 즐기시길 바라는 마음에 간단하게나마 적어봤습니다.
지금까지 박흥순 작가가 소개하는 ‘풍경사진 출사를 위한 준비와 출사지에서의 에티켓’을 함께 보셨습니다. 이번 시간에 소개한 노하우를 통해 여러분도 보다 안전하고 기억에 남을 풍경사진 출사를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