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오로라 헌터이자 국내 최대 여행 커뮤니티 ‘여행에 미치다’ 팀에서 세일즈 PD로 활약하고 있는 ‘모리모리’, 이준모 마케터의 사진 이야기를 전합니다.
모리모리 작가는 여행 마케터이자 11년 차 여행 크리에이터로, 2017년부터 ‘여행에미치다’에서 세일즈 팀장으로 활동하며 한국관광공사 관광공모전 사진 부문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을 쌓았습니다.
최근에는 전 세계 9개국을 돌며 오로라를 쫓은 경험을 담은 사진 에세이 〈I’M an AURORA HUNTER〉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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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행에미치다’ 팀에서 관광 마케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 이전에 누구보다 여행을 사랑하고, 여행에 미쳐 있는 한 여행자이기도 합니다. 직업상 수많은 지역을 만나고 다양한 여행지를 소개해야 하지만, 늘 같은 고민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직접 떠나고 싶게 만들 수 있을까?”
단순히 여행지를 나열하거나 행사 소식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마음’을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책상에 앉아 있기보다는 직접 현장을 찾아가 보고 듣고 체험하며, ‘카메라’를 듭니다.
사실 카메라는 제게 오래된 동반자입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용돈을 모아 카메라를 사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으니, 햇수로 치면 어느덧 20년 가까운 세월을 카메라와 함께한 셈입니다.
저의 사진 생활은 사실 중학생 시절 ‘항덕(항공 덕후)’ 생활이 시작이었습니다. 저 멀리 착륙하는 비행기나 활주로 옆 대기 중인 비행기를 구경하고, 사진에 담는 재미에 빠져 사진을 찍었죠. 지금은 공항이 여행이나 출장을 위해 찾는 장소가 되었지만, 그때 비행기를 찍으며 카메라를 들고 공항을 오가던 중학생의 취미가 지금의 저를 만든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즐거움으로 시작한 취미가, 어느새 제게 세상을 기록하고 해석하는 또 하나의 언어가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여행을 하며, 영상도 만들고 글도 써봤지만 가장 강력한 힘은 사진 한 장에서 나온다는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사진은 한 장의 사진속에 순간을 압축하여 보여줍니다. 그리고 사진 속 순간이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울림을 전합니다.
때로는 여행지를 설명하는 수백 자의 글보다, 해 질 무렵 붉게 물든 산마루나 별빛 가득한 하늘을 담은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이야기를 건넬 때가 있습니다.
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전국 방방곡곡은 물론 해외 여러 곳을 누비며 사진을 찍습니다.
강원도의 설경, 전라도의 고즈넉한 마을 풍경, 경상도의 숨겨진 절경, 그리고 극지방 하늘에서 춤추는 오로라까지요.
특히 오로라는 저를 더 깊이 ‘여행에 미쳐야 하는 길’로 이끈 존재였습니다. 2017년 아이슬란드에서 우연히 마주한 오로라가 제 인생을 바꾸었다 할 수 있습니다.
‘오로라는 3대가 덕을 쌓아야 본다’는 말이 있는데요, 오로라의 순간을 직접 보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뜻이었죠. 이 말을 막연히 믿었지만, 우연히 아이슬란드의 하늘에 뜬 오로라를 눈앞에서 본 순간, 깨달았습니다.
오로라는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행운이 아니라, 기다림과 열정으로 만날 수 있는 자연의 경이로움이라는 것을.
오로라와의 첫 만남 이후 저는 전 세계 9개국을 돌며 오로라를 쫓았고, 지금도 기회가 될 때마다 카메라와 함께 오로라의 빛을 담으러 떠나곤 합니다.
제게 카메라는 여행의 좋은 동반자입니다
저에게 카메라는 단순한 장비를 넘어 여행의 동반자입니다. 여행의 기억을 선명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죠. 여행에서 돌아와 사진을 다시 들여다볼 때면 그때의 차가운 공기, 찰나의 장면을 보고 뛰던 심장 소리, 하늘을 수놓던 빛의 흐름까지도 생생하게 되살아나곤 합니다.
한 번은 캐나다 화이트호스, 영하 35도의 매서운 추위 속 아침을 맞았습니다. 해가 뜨지 않는 1월의 아침은 8시에도 어둑하지만, 그날은 오로라가 이례적으로 아침까지 굉장히 길게 이어졌습니다. 극한의 추위에 제 몸은 물론, 카메라까지 얼어붙을 정도로 추운 상황이었는데요. 추위와 싸우며 오랜 기다림 끝에 셔터를 눌러 얻은 그 사진은 지금도 제 여행 인생에서 가장 값진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
물론 누군가는 여행을 카메라보다 눈으로 담으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그 말에 공감하면서도, 완전히는 동의하지 못합니다. 카메라는 내가 본 세계를 타인과 나눌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수단이자, 시간과 기억을 이어주는 다리이기 때문입니다.
눈으로만 담은 순간은 시간이 흐르며 희미해질 수 있지만, 카메라에 남긴 기록은 다시 꺼내볼 때마다 그날의 감정을 생생하게 불러옵니다. 다시 그때의 추운 아침으로 돌아가, 원하는 사진을 얻었을 때의 감정까지.
이렇게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며 순간을 담은 사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지역을 알리는 소중한 자산이 됩니다.
저는 이 사진들을 공모전에 출품하기도 하고, 여행 콘텐츠로 가공해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기도 하죠.
제 사진 한 장이 누군가에게 ‘저곳에 가보고 싶다’는 새로운 여행의 동기가 되는 것, 그 때에 저는 여행 마케터로서도 사진가로서도 더할 나위 없는 보람을 느낍니다.
여행 마케터로서 제가 카메라를 드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사진은 진정성을 담아내는 가장 간결하면서도 강력한 언어이기 때문이죠.
종이 위에 적힌 멋들어진 슬로건이나 광고 문구보다, 사진으로 담아낸 제 경험의 장면들은 보는 이들에게 그 순간을 고스란히 전합니다. 사람들은 화려한 말보다 ‘진짜 경험’에서 힘을 느끼니까요. 저는 진짜 경험을 사진으로 전달하고 싶습니다.
카메라는 결국 제게 여행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입니다. 여행지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더 많은 이들이 새로운 여행을 떠나도록 이끄는 힘, 그것이 20년 동안 카메라를 놓지 않고 여행 크리에이터로서도 계속 카메라를 드는 이유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카메라와 함께 전국을, 그리고 세계를 누비며 그 순간의 진심을 한 장의 사진으로 담아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