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또 유연하게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며 자신만의 사진 세계를 쌓아온 홍장현 작가.
그리고 2013년, 세계 최초로 풀프레임 미러리스를 선보이며[1] 카메라 시장의 새로운 길을 연 소니.
각자의 길을 개척해온 두 이름이 만났습니다. 소니 알파 함께하게 된 홍장현 작가와의 시작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패션 화보와 영화 포스터, 수많은 스타들의 초상까지. 지난 20여 년간 사진으로 시대를 기록해온 홍장현 작가는 여전히 자신을 “구축해 나가는 중”이라고 말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의 사진 철학, 현장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후배와의 인연까지. 좋은 카메라와 좋은 취향으로 시대를 담아내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스타일지기가 만나본 홍장현 작가, 지금 함께 이야기를 들어보실까요?
2003년 용장관 스튜디오를 설립하며 사진작가로 활동을 시작한 홍장현 작가는 『하퍼스 바자』 선정 올해의 포토그래퍼(2006)에 오르는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Vogue, ELLE, GQ, 누메로 등 국내외 유수의 매거진과 협업했고, 《영웅》,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반도》, 《국가부도의 날》, 《아가씨》, 《어쩔 수가 없다》 등 굵직한 영화들의 포스터 촬영을 하는 등 패션, 영화 현장의 수많은 순간을 기록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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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사진가 홍장현

Q. 소니코리아 SNS 채널 구독자분들께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올해 23년차 사진 작가 홍장현이라고 합니다.
Q. 23년이란 오랜 시간 사진작가로 ‘홍장현’만의 사진 세계를 구축 해오셨어요. 본인만의 사진을 위해 절대 포기하지 않으시는 것이 있을까요?
아직 저만의 사진 세계가 완전히 구축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죠.
저는 상업 사진가로서 상업적인 요구와 동시에 이 시대를 기록해야 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그 균형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세상의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여야 지금 이 시절을 계속 담아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소니와의 만남처럼 시대의 변화나 새로운 것들을 거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Q. 조금 진부한 질문이지만, 오랜 시간 사진 작가로 활동 해오시면서 사진이나 작업에 대한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요?
네, 신인 때부터 가장 많이 받아온 질문인데요(웃음). 사실 명확하게 답해 본 적은 없습니다. 흔히 말하는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며 영감을 얻는다’는 식의 답은 제겐 맞지 않습니다.
저에게 영감의 원천은 결국 ‘삶’입니다. 내가 오늘 무엇을 보고, 며칠 전에 무엇을 먹었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가 무의식 속에 쌓여 있다가 작업 순간에 툭 튀어나오는 것 같아요. 억지로 ‘영감을 얻기 위해 오늘 반신욕을 해야겠다’ 같은 식의 인위적인 것은 실제 영감의 원천이 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Q. 국내 최고의 패션 포토그래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한 작가님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저는 아직도 ‘최고’에 도달하기 위해 여전히 탐색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도 해볼까, 저렇게도 해볼까’ 하며 앞으로의 시절을 더 살아가고 싶어요.
그래도 한가지 답변해본다면, 저는 절대 촬영장에 늦지 않습니다. 오래 알고 지낸 후배가 ‘실장님은 20년 동안 지각한 적이 없다’고 평하더군요. 20년 동안 그걸 지켜왔다면 ‘지각하지 않는 사람’으로 인정할 수 있지 않을까요? (웃음)
제가 성실해서라기보다는, 제 일이니까 현장에 들어갈 때 헐레벌떡 ‘미안합니다’ 하고 싶지 않습니다. 미리 도착해 준비하는 거죠. 덕분에 ‘노인네 같다’는 농담을 듣기도 하지만요. (웃음)
Q. 사진을 오래도록 사랑하고, 지치지 않는 작가님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올해로 23년 차가 되었습니다. 제 작업을 10년 단위로 나눠보면 각 시기가 조금씩 결이 달랐습니다.
30대 때는 정말 뭐든 할 수 있다는 에너지로 ‘어디까지 할 수 있나’를 스스로 시험해보던 시간이었죠. 하지만 40대에 들어서면서 지침을 느꼈고, 스스로 브레이크를 걸며 하와이에서 1년 반을 쉬기도 했습니다.
앞으로의 10년은 저를 보호하고 에너지를 지키면서 좋은 것들을 추구하는 시절로 보내고 싶습니다. 예전보다 지금 더 유연해졌고, 때로는 열정으로, 때로는 휴식으로 균형을 맞춰가고 있습니다
Part 2. 작업 노하우

Q. 작가님께서는 패션 화보, 영화 포스터 등에서 인물 사진 촬영을 많이 하시는데요, 인물을 촬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무엇보다도 ‘밸런스’입니다. 촬영장에는 저에게 일을 의뢰한 클라이언트도 있고, 스태프와 모델도 있죠. 촬영 현장은 정말 다양한 조건이 공존하는 공간이기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위해 늘 배려하려고 하죠.
이건 제가 ‘이타적’이라서 보다는, 실은 제가 아주 ‘이기적으로 배려’하는 것이예요. 결국 제 작업이 잘 나와야 한다는 목적을 위한 것이니까요. (웃음)
Q. 현장에서 모델들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디렉팅을 주나요?
흔히 제가 ‘현장을 호령할 것 같다’, ‘카리스마로 끌고 갈 것 같다’고 생각하시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제 공간에 울타리를 많이 치는 편이고, 또 부끄러움도 많이 타서 뒤에 사람이 많으면 집중도 잘 안 됩니다.
디렉션도 피사체에게 조용히 이야기하는 스타일입니다. 메이크업 등 준비하고 있을 때 모델의 컨디션을 확인하고, 이야기할 때는 단어 하나하나까지 신중하게 고릅니다. 현장은 예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이려고 해요.
Q. 말씀하신 대로 현장에는 클라이언트, 모델 등 여러 조건이 공존할텐데요. 영화 포스터나 패션 화보 같은 상업 작업은 작가님의 예술적 비전과 클라이언트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풀어내는 작가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어느 식당에 가면 ‘우리 집에 온 모두에게 평화를’ 같은 문구를 볼 때가 있잖아요. 저도 그런 마음으로 일합니다.
제 사진이 좋아서 의뢰하신 분들, 그리고 저와 함께 찍고자 하는 모델들까지. 우리 스튜디오에 오는 모든 분들이 행복하게 나가길 바랍니다. 물론 제 작업실이니까 제가 가장 행복해야 하지만, 누군가를 외면하고 내 것만 챙길 때의 행복은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마련하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안 되는 날도 있고, 제가 하고 싶은 걸 못하게 할 때 삐칠 때도 있지만… 뭐 삐쳐도 어쩔 수 없죠. 그건 제 일이니까요.
Q. 지금껏 정말 많은 어시스턴트와 함께 했으실텐데, 그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분이 있나요? 있다면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저와 약 4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김희준’ 실장님이 있습니다. 지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탑 포토그래퍼가 되었는데, 제 스튜디오 출신이라는 것이 저에겐 큰 영광입니다.
특히 희준 실장님은 제가 해외 진출을 모색하던 시기에 함께 했습니다. 1년에 200일을 해외에서 보내며 제 아내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했고, 삼시 세끼를 같이 먹으며 세계 곳곳을 떠돌던 시절이었죠. 그때 단순한 ‘보조’가 아니라 저의 또 다른 ‘두뇌’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유독 기억에 많이 남고, 지금 이렇게 잘 되어 더욱 기쁩니다. 현재는 제 스튜디오를 물려받아 아래로는 후배들을 보살피고, 또 위로는 ‘형이 후배들 챙기느라 고생했으니 이제는 대접받으라’며 모셔주고 있어요. 감사한 일이죠.
Part 3. 소니와의 만남

Q. 소니 카메라를 만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유연해진다고도 하지만, 저는 어릴 때 더 장비에 대한 고집이 컸던 것 같아요. 저는 사진을 필름 카메라로 시작했는데, 디지털 카메라가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도 확신이 없어 5년 넘도록 일부러 피했어요. 남들이 다 사니 일단 구매는 했지만, 익숙한 필름에 더 손이 갔고 확신이 없는 장비로 제 사진을 망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점차 장비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서 디지털로 넘어왔습니다. 사실 그 이후에도 꽤나 오래 디지털 팩을 장착해 수동으로 포커스를 맞춰가며 썼어요. (웃음)
그리고 소니가 카메라에 AI 기반 AF를 장착했을 때, 저에겐 정말 큰 혁명처럼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아마 보다 쉽게 소니 카메라를 잡게 된 것 같아요.


Q. 현재 사용하고 계시는 제품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용하시는 카메라의 매력과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지금 저는 소니 Alpha 1(이하 A1)을 거쳐, Alpha 1 II (이하 A1M2)를 쓰고 있습니다. AF 성능이 정말 훌륭하고 RAW파일도 커서 기존 카메라에서 아쉽던 부분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요.



모델의 움직임이 많을 때, 제가 직접 포커스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만으로도 엄청난 무기가 됩니다. 몸짓 하나, 숨결 하나까지 눈으로 보며 촬영할 수 있으니까요. 예전에는 포커스가 나갈까 봐 마음을 졸이는 순간이 많았는데, 상업 촬영에서는 그런 실수가 단순한 ‘느낌’만으로는 절대 보완되지 않거든요.
그런 면에서 지금은 훨씬 안정적이고, 소니 A1, A1M2를 쓰고 난 뒤로는 파일 크기나 품질에 대한 컴플레인을 들어본 적도 없어요.
그 외 전반적으로 기능적인 편리함도 큰 장점입니다. 예전엔 엎드려서 찍어야 하는 장면도 카메라만 낮추면 쉽게 촬영할 수 있죠. 이런 소소한 부분에서부터 큰 차이를 느끼고 있습니다.
Q. 작업 특성상 인물 촬영 비중이 높으실텐데, 색감이나 피부 톤 재현이 중요하잖아요. 처음 소니 카메라를 접하실 때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은 없었을까요?
사실 저도 처음 소니 A1을 받았을 때 ‘무조건 좋을 것이다’고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장비를 사용하는 편이라, 팀과 함께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톤의 재현, 피부 표현, 텍스쳐 재현 같은 부분을 세세히 연구했어요. ‘이렇게 컨트롤하면 지금까지의 제 톤을 이어갈 수 있다’는 확신과 결과를 가지고 사용한 것이라 전혀 고민되지 않았고, 지금 A1M2도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Q. 반대로, 굳이 불편한 점을 꼽아보자면?
제가 필름 카메라를 오래 사용한 사람이라 카메라 뒤에 있는 것이 익숙한데요. 요즘은 액정을 보고 찍으니 제 얼굴이 피사체에게 그대로 보이는 상황이 생기더라고요. 적응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어색하긴 합니다. (웃음)
Q. 선호하는 렌즈나 화각이 있나요?
실은 제가 사용한 렌즈를 공개하고 싶지 않아요. 대신 알려드린다면, 파일 크기가 워낙 크기 때문에 모든 사진을 가로로 찍고 이후 세로로 크롭하는 방식을 즐겨 쓰고 있습니다. 어떤 렌즈로 찍었는지 쉽게 추측할 수 없는 묘미가 있습니다.
Q. 작가님의 ‘최애’ 렌즈는 비밀로 남겨두시는 걸까요?
비밀이라기 보다는 특별히 무엇이 더 좋다가 없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필름을 사용하던 때는 90mm 마크로나 85mm 같은 렌즈를 좋아했어요. 어느 순간 그런 앵글이 조금 고루하게 느껴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특정 렌즈에 ‘좋다, 나쁘다’를 두지 않습니다. 준비를 꼼꼼하게 하긴 하지만 오히려 현장에서 내가 어떤 느낌을 받느냐에 따라 사진이 나오는 것이라서요.
Q. 가장 최근에 박찬욱 감독님의 신작 ‘어쩔수가 없다’ 포스터 작업도 진행하셨는데요. 이번 포스터 작업에서 가장 중점을 둔 표현이나 컨셉 등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번 포스터 작업에서는 감독님의 미장센을 한 장에 다 담기보다는, 조금 더 상업적이고 커머셜한 느낌을 담고 싶었습니다. 누구나 ‘이거 뭔지 알겠다’고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이미지가 되길 바랐죠. 현장에서 이런 의견을 드렸더니 감독님도 긍정적으로 받아주셨습니다.
영화 ‘어쩔수가 없다’ 포스터는 사실 배우들이 모두 다 따로 찍은 후에 합성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영화 촬영 직후에 찍어서 배우들도 그때의 감정들이 그대로 살아 있어 더욱 현장감 넘치게, 또 즐겁게 찍었습니다.
Part 4. 내일의 홍장현

Q. 포토그래퍼로 많은 것들을 이루셨는데, 앞으로는 어떤 일들을 계획하고 있을까요?
제가 올해 23년차에 접어듭니다. 사실 3년 전, 주위에서 20주년 기념 책을 내보자는 제안도 있었고 저 역시 고민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챕터처럼 정리하는 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정리하는 순간 멈춰버릴 것 같았거든요. 저는 여전히 ‘더 하고 싶은 사람’, 아카이브를 저축하듯 계속 쌓아가고 싶은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러던 중 이탈리아 출판사 리졸리에서 제안이 와 내년 가을쯤 책을 내게 될 것 같습니다. 정리라기 보다는, 2003년부터의 아카이브를 만든다는 느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치 팔만대장경을 열람하듯 제 지난 사진을 다시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물론 소니 A1, A1M2와 촬영한 사진도 들어갈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웃음)
Q. 끝으로, 이번 인터뷰를 통해 소니코리아 채널 구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이제 디지털 카메라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시대입니다. 우리보다 훨씬 똑똑한 광학 기술자들이 만들어낸 소니의 A1M2 같은 카메라들 덕분에 사진의 접근성도 그만큼 쉬워졌습니다.


‘쉬워짐’을 마음껏 누리시되, 꼭 ‘좋은 카메라로 좋은 취향을 담으시길’ 바랍니다. 결국 좋은 취향이 세상과 소통될 때, 그것이 좋은 사진 작가를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네, 많이 찍으십시오!



사진은 ‘취향’과 ‘시절’을 담아내는 것이라는, 홍장현 작가의 이야기는 좋은 카메라를 넘어 좋은 시선을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데요.
성실함과 유연함으로 시대를 기록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쌓아온 작가, 그리고 혁신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온 소니! 이 특별한 만남의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아래 인터뷰 영상에서 작가님의 생생한 목소리로 만나보세요!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
[1] 소니 외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가 출시된 년도는 2016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