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소니코리아는 ‘2018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 공개모집을 통해 총 12인의 프로 포토그래퍼를 선정하였습니다. 각각 뚜렷한 개성과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지니고 있어 소니 카메라와 함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12인의 프로 포토그래퍼 인터뷰를 통해 그들을 보다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무용수를 찍는 무용수’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현역 무용수이자 포토그래퍼 김윤식 작가를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 Ho-Hyun Sun, 김윤식 portrait, 2017
Q. 2018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로 선정된 소감이 어떠신가요?
일단 저의 작업들을 눈 여겨 봐주신 소니코리아에 감사드립니다. ‘프로'라는 수식어가 조금은 무겁게 느껴지지만 저의 사진 활동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 BAKi(박귀섭 작가), 모델: 김윤식
Q. 사진을 처음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가족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아버지께서 필름카메라로 어렸을 적 저희 사진들을 많이 찍으셨습니다. 어머니는 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셨고, 형 역시 무용수였지만 지금은 프리랜서 영상작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저 역시 자연스레 무용이나 사진 등 예술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 무용수로서 발레단을 다니며 사진에는 그냥 관심만 있고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은 없었어요. 그러다 발레단에서 꽤 오랜 휴가를 받게 되었는데 ‘이 긴 시간에 꼭 배우고 싶었던 걸 배워보자’라며 직장 동료와 함께 사진카페에 등록하면서 카메라를 제대로 만지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무용사진이 아닌 가로수길에 나가 스트리트 사진을 찍는 것부터 시작해 자연스레 무용사진을 전문적으로 찍게 되었습니다.
© 김윤식, Jeju, 2018, α7 III l SEL1635Z l 1/160s l F4.5 l ISO 200
Q. 작가님께서 무용 사진을 촬영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어떤 것인가요?
뚜렷한 기준은 없어요. 그 무용수의 신체에서 풍겨지는 분위기나 제가 흥미를 느낄만한 요소가 있으면 작업해요. 또한, 촬영 시에는 무용수의 컨디션에 주의를 기울이는 편입니다. 저 역시 무용수로 활동하며 일반적인 촬영을 하게 되는 경우 가끔 무용수의 몸에 해가 되거나 부상의 염려가 있는 동작들을 요구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런지 무용수들이 불편하게 느끼는 환경이 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하는 것을 우선합니다.
© 김윤식, Magdalena Matějková, Praha, 2018
© 김윤식, Alina Nanu, Praha, 2018
© 김윤식, Seoul, 2016
© 김윤식, Alina Nanu, Praha, 2018
© 김윤식, Marta Drastíková, Praha, 2018
Q. ‘무용 사진’을 촬영하시다 보면 특별한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시겠어요?
야외에서 촬영을 하게 될 경우 많은 분들의 관심을 표하는 편이에요. 박수를 치시기도 하고 핸드폰으로 저보다 더 열심히 촬영을 하시는 경우도 많아요. 작년 1월 겨울 로마 콜로세움 앞에서 아침 일찍 모델과 촬영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경찰들이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카메라를 빼앗으려고 하며 강압적으로 촬영을 막더라고요. 이미 메모리 카드는 주머니에 숨겨놨었지만, 경찰들 때문에 촬영을 끝까지 마무리 못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호텔에 돌아갔던 일이 기억이 남네요.
© 김윤식, Friedemann Vogel, Rome, 2017
Q.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은, 순간을 잡아내는 찰나의 사진과 역동적인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가장 중요한 건 프레임에 들어갈 배경 또는 공간을 얼마만큼 자신이 느끼고 있는지 그리고 내가 찍는 피사체를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는지가 핵심인 것 같아요. 내가 아무리 사진을 잘 찍거나 혹은 피사체가 아무리 훌륭해도 서로가 이해하는 방식이 다르다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없으니까요. 촬영에 앞서 촬영자와 모델이 컨셉이나 주제를 생각하는 방향성이 비슷하면 좋은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훨씬 더 극대화되기 때문에 사진의 테크닉적인 부분이나 구도는 그 이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윤식, Friedemann Vogel, Seoul, 2016
© 김윤식, Jae-Yong An, Monaco, 2017
© 김윤식, Rafaelle queiroz rodrigues, Praha, 2018
Q. 가장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이번 달 17일에 나오는 2019년 체코국립발레단 달력이에요. ‘Breathing'이라는 주제로 체코 국립극장과 국립박물관에서 무용수들과 함께 작업한 프로젝트였는데요. 한국이 아닌 유럽에서 제 이름으로 된 뚜렷한 결과물이 나온 작품이라 자랑스럽기도 하고 서로의 언어적인 면에서 명확히 표현되지 않은 부분들을 결과물로써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뿌듯하기도 합니다.
© 김윤식, Czech National Ballet Calendar, 2018
Q. 현재 a9을 사용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용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이전에는 타사 제품을 사용하다, 형의 추천으로 소니 a9을 구매하게 되었는데, 저의 작업시간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어요. 원래 연사모드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사용해보니 정말 신세계였습니다. 무소음 셔터 덕분에 무대 뒤에서의 촬영에 제한이 없어졌고, 피사체 역시 훨씬 자연스러운 동작들을 담을 수 있어 현재까지 전혀 부족함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빠르고 정확한 AF 덕분에 무용 사진 찍기에 최적인 것 같습니다.
© 김윤식, Sang-Eun Lee, Dresden, 2018, α9 l SEL2470GM l 1/200s l F2.8 l ISO 500
© 김윤식, Alina Nanu, Cuba, 2018, α9 l SEL2470GM l 1/5000s l F2.8 l ISO 100
Q.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로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신가요?
저의 작업의 방향성에 크게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소니코리아와 함께 제 작업의 한계를 한 단계 더 확장함으로써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작업들에 도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 같아요.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었던 프로젝트들 그리고 제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순간들을 담는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 김윤식, Claire Teisseyre, Praha,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