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지난 주 소니의 새로운 시그니처 시리즈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 DMP-Z1’이 국내에 출시되었습니다. ‘DMP-Z1’은 거치형 뮤직 플레이어, 휴대용 뮤직 플레이어 등의 카테고리로 정의할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컨셉의 오디오 기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플레이어와 앰프에 배터리가 결합돼 환경의 제약 없이 궁극의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러한 제품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요? DMP-Z1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의 카테고리에 얽매이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오디오 플레이어"
Q. 먼저, DMP-Z1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다나카
2016년에 “궁극의 퍼스널 오디오”를 목표로 시장에 도입한 ‘Signature Series(시그니처 시리즈)’의 제 2탄이라고 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기존의 스피커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헤드폰으로도 고음질의 음악을 즐기고자 하는 분들이 늘어났다고 생각하는데요. 헤드폰이라고 하면 야외에서 사용하는 것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내에서도 고품질의 헤드폰으로 고음질의 음악을 즐기는 분들이 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래서 그러한 고객들을 위해 현재 실현 가능한 최고의 청취 환경을 심플한 형태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DMP-Z1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Q. ‘DMP-Z1’은 어떤 제품인가요?
다나카
‘DMP-Z1’은 지금까지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입니다. 실내에서의 청취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플레이어와 앰프 외에 추가 배터리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구성하여 전원공급과 신호전달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배터리를 사용하는 고음질의 음악 플레이어라는 점에서 디자인은 워크맨의 하이엔드 모델 개발 경험이 있는 사토 씨의 팀이 담당했습니다.
사토 토모아키2016년에 워크맨 ‘NW-WM1Z/WM1A’, 헤드폰 앰프 “TA-ZH1ES’를 출시하며 시그니처 시리즈가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에 대해 각종 미디어나 평론가 여러분이 다양한 의견을 주셨는데요. 그러한 의견들이 지금의 DMP-Z1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헤드폰 앰프 ‘TA-ZH1ES’에 탑재되어 있는 D.A 하이브리드 앰프는, 임피던스가 높은 헤드폰도 충분히 울릴 수 있는 고출력과 고음질을 실현하고 있지만, 콘센트(AC 전원)에서 공급되는 전기에는 적지 않은 노이즈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연결에 사용하는 USB 케이블의 품질, PC를 음원으로 하는 경우 PC의 전원이나 PC에서 재생되는 프로그램과 연결되는 USB 포트 등 고음질 청취를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적지 않았습니다.
한편, 플래그십 워크맨 ‘NW-WM1Z’는 배터리에서 공급되는 깨끗한 전원으로 구동하여 고음질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생 장치에서 앰프까지, 모든 요소가 내장되어 있는 워크맨은 전원과 같이 음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요인이 전혀 없기 때문에 충전만 해두면, 어디에 가져가도 충분한 고음질을 바로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본체의 크기 제한 등이 있어 임피던스가 높은 헤드폰을 울릴 정도의 고출력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TA-ZH1ES’와 같은 거치형 제품에 워크맨의 장점이 더해지면 모든 고객이 헤드폰의 잠재력을 간단히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기획하게 된 제품이 ‘DMP-Z1’입니다.
Q.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이 고음질화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사토 히로아키
고음질화의 뿌리를 찾다 보면, 오디오 기기에서 재생되는 ‘소리’의 바탕이 되는 것이 ‘전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원이 탁하면 뛰어난 회로를 탑재해도 만족스러운 소리가 나오지 않아요. 마치 깨끗한 물을 사용해야 맛있는 차를 마실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다나카
오디오 매니아 세계에서는, 전원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 오디오 전용 콘센트를 설치하거나 대규모 전원 공급 장치를 사고, 더 나아가서 나만의 전신주를 세워버리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배터리(DC전원)를 통해 구동한다면, 이러한 고생이나 투자를 하는 일 없이 전원의 고민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DMP-Z1’은 스피커를 구동하기 위해 수십 와트의 고출력이 필요한 스피커 앰프와 달리, 헤드폰 용 기기이므로 배터리 구동에 의한 고음질화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품질에 차이가 있는 AC 전원에서 깨끗한 DC 전원을 만들어내기 위한 거대한 전원 차단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입니다. 또한 본 제품은 배터리를 3블록으로 나누어 독립시킴으로써 각부의 간섭이나 변환 회로에 의한 음질의 열화도 막고 있습니다.
Q. 배터리 구동을 실현하는데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사토 토모아키
배터리 구동 그 자체는 워크맨에서 실현되고 있었지만, 이러한 제품은 실내 청취 전용의 하이 임피던스인 헤드폰을 구동할 정도의 출력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고해상도 대응 이후의 워크맨으로 사용되고 있는 디지털 앰프 ‘S-Master HX’는 절전 공간에서 고음질을 실현할 수 있는 지극히 우수한 앰프지만, 가정용 헤드폰을 사용할 때 필요한 고출력에 대해서는 상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DMP-Z1’에서는 고출력에 견딜 수 있는 아날로그 앰프를 대용량, 고출력의 충전지로 작동시킴으로써 임피던스가 높은 헤드폰에서도 울릴 수 있는 파워를 실현해 지금까지는 상품화한 적이 없었던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토 히로아키
그래서 굉장히 특별한 사양의 전원 회로를 새롭게 설계하고 있습니다. 앰프 동작시에는 플러스 출력과 마이너스 출력의 대용량 배터리를 직렬로 연결하여 높은 전압을 제공하고 있는데, 마이너스 측의 전원을 미미하지만 노이즈를 발생시킬 수 있는 DC/DC컨버터를 사용하지 않고 실현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특히 트랜지스터를 사용하여 충전 시 마이너스 측 배터리를 떼어내 충전용으로 연결하는 회로의 설계는 전원 담당자가 매우 어렵게 실현했습니다.
마츠자키
배터리 구동만으로 사용한다면 간단한 설계를 할 수 있지만 실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 역시 AC 어댑터에서도 구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게인 전환 등 다양한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전원 회로 설계 및 그 제어가 굉장히 복잡해졌습니다. 상정할 수 있는 동작 패턴은 대략적으로 말해 8계통, 세세하게 나누어 가면 무려 295가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복잡한 패턴 조건 안에서의 음질 설계는 지금까지 없었던 컨셉의 제품이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아무도 실현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매우 보람이 있었습니다.
사토 토모아키
소리를 좋게 하기 위해서 불필요한 것을 배제하고 심플하게 하면 기능적으로는 점점 불편해집니다. 그러나 원래의 컨셉은 ‘최고의 소리를 하나의 패키지로 간편하게 즐겨 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편리성 면에서도 타협할 수 없었습니다. 좋은 소리를 실현하면서 유저의 편리성도 해치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긴 개발 기간 동안 차츰 규명해갔습니다.
다나카
이러한 노력의 결과 ‘DMP-Z1’에서는 재생 상태와 배터리 잔량에 따라 자동으로 구동 모드를 바꾸는 구조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우선 시작’으로 설정하면 AC 어댑터 연결시에도 배터리 구동 모드를 작동하며, 사용하지 않는 상태가 계속되거나 배터리 잔량이 부족한 경우 자동으로 AC 구동 모드(충전 모드)로 전환됩니다.
덧붙여서 완전 충전 시 음악 재생 시간은 FLAC으로 약 9시간, MP3는 약 10시간입니다(액정 디스플레이 OFF 시). 또한 배터리가 빈 상태에서 완전 충전하기까지는 약 4시간이 걸립니다.
"철저한 노이즈 캔슬링 추구"
Q. 전원과 관련된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면 알려주세요.
마츠자키
전원 회로와 전기(노이즈)를 방출하는 그라운드(접지)의 연결도 시행착오를 반복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DMP-Z1’은 상하 2장의 기판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위의 기판에는 전원 회로가 있고, 그 옆에 디지털 회로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DA 컨버터를 통해 아래 기판의 아날로그 회로로 내려가서 아날로그 앰프로 소리를 증폭해 나가는 일을 하고 있는데, 그라운드 처리를 잘못하면 AC 어댑터 구동 시 소음이 생겨버립니다.
Q. 그것은 어떻게 해결했나요?
마츠자키
디지털은 다점 연결, 아날로그는 한 점 연결이라는 기본중의 기본을 철저히 했습니다. 이것이 한 곳이라도 무너져 버리면, 거기에서 노이즈가 들어와 버립니다. 음질 검토는 실제로 시제품을 제작하여 시청하고 대책을 강구하고 또 시청하는 꾸준한 반복 작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DMP-Z1’은 최종 제품을 만들기 전까지 음질 검토를 계속하고 있었기 때문에, 꽤 만족스러운 음질이 실현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토 토모아키
노이즈를 줄이는 대책을 강구하면 소리가 좋아지는 것 같지만, 오히려 소리가 나빠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한 가지 방향만 고수하지는 않았습니다.
마츠자키
디지털에 아날로그의 그라운드를 연결하면 노이즈는 들리지 않게 되지만, 거기에서 나온 에너지가 아날로그의 소리에 섞여 버리기 때문에 탁하고 파워가 없는 소리가 발생합니다. 노이즈를 지우면서 음질도 해치지 않게 하기 위해 정말 세밀하게 노이즈를 처리해 나갔어요. 도중에 몇 번 AC 어댑터 구동 대응을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했는지 모릅니다(웃음).
Q. 이러한 문제가 배터리 구동 시에는 일어나지 않나요?
마츠자키
네, 배터리 구동시의 일반 게인에서는 전원 회로 구성이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노이즈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구성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하이 임피던스 헤드폰을 사용할 때 사용하는 하이 게인 모드에서는 승압 작업을 위해 AC 어댑터를 구동할 때의 정도는 아니지만, 배터리 구동 시에도 전원의 노이즈 요인이 다소 존재합니다. 측정기 등에 사용되는 고품질 스위칭 컨트롤러를 사용하고 있어서 정말 극히 적은 정도이지만요.
사토 토모아키
이러한 전원 구성에서 ‘DMP-Z1’의 음질적인 권장 사항은 일반 게인의 배터리 구동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드는 배터리에서 노이즈가 없는 순수한 전원을, DC/DC 컨버터를 사용하지 않고 오디오의 플러스 전원, 마이너스 전원 회로로 구동할 수 있는 ‘DMP-Z1’ 특유의 전원 회로 구성으로부터 오는 특별한 동작 모드입니다. 고객으로부터 “일반 게인과 하이 게인 중 어느 모드의 소리가 좋은 것인가요?”라는 질문을 듣는 경우가 있는데, ‘DMP-Z1’은 일반 게인 쪽이 음질적으로 유리합니다.
Q. 그렇다면 'DMP-Z1'은 하이 임피던스 헤드폰 연결을 권장하지 않는 건가요?
사토 토모아키
그렇지는 않습니다. 원래 일반 게인에서도 충분한 출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헤드폰을 통한 출력이 가능합니다. 하이 임피던스 헤드폰의 경우에는 드라이버 효율이 낮고 노이즈 감도 또한 낮기 때문에 하이 게인으로 연결해도 노이즈가 들리지 않습니다. 우선은 가지고 있는 헤드폰을 일반 게인에서 시청하고, 음량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 하이 게인 설정으로 변경하는 것 즉, 사용하고 있는 헤드폰의 효율 및 감도 특성에 맞춰 게인 설정을 바꿔가는 것이 고음질 음악 감상을 위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조금 전 ‘DMP-Z1’이 2층 구조의 기판 구성을 채용하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이것을 포함하는 프레임은 어떤 아이디어를 통해 제작되었나요?
사토 토모아키
사실 ‘DMP-Z1’의 개발 초기에는 폭이 넓은 1장의 기판 구조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휴대하기에 적합하지 않고, 섀시 구조가 소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채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동성과 강성, 음질을 모두 실현하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고민하다가 ‘H형 알루미늄 섀시’를 2장의 기판에 끼워 이를 최단으로 직결시키는 방법을 채용하여 고강성과 고음질을 모두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사토 히로아키
세세하게 살펴보면 각 부의 나사 구멍이 네 곳 모두 각 부의 중앙에 걸쳐 열려 있습니다. 이것은 거치형 오디오 기기의 세계에서는 상식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제조상의 수고는 늘어나지만 이러한 곳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마츠자키
게다가 각 부의 안쪽에 사용되고 있는 고무 다리는 ‘솔보세인’이라고 하는 의료용이나 스포츠용 신발 밑창 등에 사용되는 소재를 썼습니다. 게다가 구태여 2층 구조를 채용하고, 한층 더 미끄럼 방지를 고려한 3층 구조로 진동이 본체에 전달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오랜 연구 성과가 결실을 맺었다, 아날로그 앰프에 대한 끝없는 이야기"
Q. 앰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DMP-Z1’은 워크맨 개발팀의 제품으로는 오랜만에 등장한 아날로그 앰프인데,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사토 히로아키
지금까지 오랫동안 디지털 앰프를 만들어 온 우리가 갑자기 아날로그 앰프를 만든 것처럼 보일 수는 있겠지만, 실은 벌써 5년 전부터 아날로그 앰프 + DAC라는 조합을 쭉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사토 토모아키
그 연구는 2013 년에 출시했던 첫 번째 고해상도 대응 워크맨 'NW-ZX1'의 개발과 병행하여 이루어졌으며, "(아날로그 앰프로) 소리의 현장감을 살리자!"라는 목표를 품고 ‘현장 프로젝트’라고 불렀습니다.
마츠자키
이번 'DMP-Z1’에 사용된 것은 ‘현장 프로젝트’의 8 대째 제품입니다. 그동안 물밑에서 해온 것을 마침내 표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죠. 사실 본 제품의 기판에는 "R-∞"이라는 표시가 되어있는데, 이것은 실제 현장감(*역자 주: 臨場임장의 일본식 발음은 Rinjyo)의 ∞ → 8 번째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용자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는 곳에 써있습니다만, 기판 설계 담당자에게 무리하게 부탁하여 기어코 넣고야 말았습니다(웃음).
Q. 그 아날로그 앰프에는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사토 히로아키
아날로그 앰프에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TPA6120A2’를 쓰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앰프를 고려하고 있을 때, 이 밖에도 디스크리트(discrete)나 마이너스 전원을 탑재한 앰프 등 다양한 방식의 앰프를 두루 살폈습니다만, ‘TPA6120A2’가 밸런스와 언밸런스에 모두 충분한 성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익숙함, 소비 전력, 그리고 음질의 관점에서도 이 모델에 딱 좋았기 때문에 이 IC를 선택했습니다.
게다가, 세퍼레이션(separation) 성능이 뛰어난 디지털 앰프 음질에 육박하는 DAC를 듀얼 구성하고 있기도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형화를 중시하고 있다고는 해도 어느 정도의 크기, 면적은 불가피합니다. 모처럼 듀얼 구성인데, 기판이나 세트를 너무 작게 해 버리면, L/R 채널 간의 거리가 가까워져서 스테레오 분리가 저하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본말전도 아니겠습니까?
사토 토모아키
워크맨과 같은 세트 크기의 기판에 아날로그 앰프를 사용해봤자 디지털 앰프의 성능을 능가할 수 없습니다. 이만한 크기로 만들었기 때문에 아날로그 앰프를 사용하는 의미가 있다는 말이죠. 따라서 휴대용 플레이어에서는 디지털 앰프 ‘S-Master HX’가 최선이라는 점은 흔들리고 있지 않습니다. 뜻하지 않게, 워크맨 'NW-WM1'시리즈 이상의 음질을 그 사이즈로 실현하는 일이 상당히 힘든 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고 말았습니다(웃음).
마츠자키
또한, DAC도 다양한 제품으로 테스트한 끝에 아사히전자의 ‘AK4497EQ’에 이르렀습니다. 하이엔드 오디오의 세계에서 매우 평가가 높고 잘 알려진 제품인데, 탁하지 않은 고음 등 매우 맑은 소리가 나오는 DAC로, 추구하는 소리의 방향성이 'DMP-Z1'과 딱 일치합니다.
Q. 그 외에도 음질 향상을 위해 신경 쓴 부분이 있습니까?
사토 히로아키
앰프 기판에서 헤드폰 잭에 연결되는 선재로, KIMBER KABLE을 쓰고 있습니다. 이것은 오버 헤드 밴드 헤드폰에 쓰이는 굵은 케이블입니다. 그래서, 시그니처 시리즈 헤드폰 'MDR-Z1R’에서 앰프의 중심부터 귀까지 동일한 케이블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것도 플레이어에서 헤드폰까지 두루 만드는 소니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토 토모아키
‘NW-WM1Z'를 설계할 당시에도 이 굵은 케이블을 사용하고 싶다고 했었죠. 하지만, 역시나 워크맨에 그런 굵은 KIMBER KABLE은 쓰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NW-WM1Z’는 인 이어에 쓰이는 가느다란 KIMBER KABLE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토 히로아키
드디어 굵은 KIMBER KABLE을 내장 케이블로 쓰고 싶다는 꿈이 이루어졌죠(웃음).
사토 토모아키
그 외에도, 크리스털 발진기나 고음질 납땜 등 세세한 곳까지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집념과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오디오 매니아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아날로그 볼륨을 더욱 개선하여 탑재"
Q. 이어서, ‘DMP-Z1’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큰 볼륨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여기에는 어떤 의도가 담겨있나요?
사토 토모아키
‘DMP-Z1'의 음질을 검토할 때, 한 가지 큰 과제였던 것이 ‘볼륨’입니다. 원래 워크맨의 풀 디지털 앰프를 탑재하고 있는 기종도 동일한 기반으로 설계했는데, 디지털 처리 단계에서 최대 볼륨을 내지 않고, 아날로그 신호가 되기 직전에 내서 정보량이 저하되는 일 없이 좋은 소리를 낸다는 의도가 있습니다.
풀 디지털 앰프의 경우에는 앰프의 최종단에 펄스 하이트 볼륨이라는 구조를 사용하여 출력되는 오디오 신호의 진폭을 전압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만, 이번 'DMP-Z1’에서는 그것을 대신하는 볼륨 제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볼륨장치의 성능이 무척 중요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 전자 볼륨을 사용하지만, 전자 볼륨을 헤드폰 오디오에 적합한 저노이즈 성능으로 잘 다루려면 높은 전원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배터리 구동에 의한 고음질을 컨셉으로 하는 'DMP-Z1’과는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대안을 검토한 결과, 이 제품은 아날로그 볼륨이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사토 히로아키
볼륨은 음성 신호가 직접 통과하는 부품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DMP-Z1'을 위해 여러 볼륨 부품을 비교시청 했는데, 볼륨에 의한 음질에 차이가 이렇게까지 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놀랐습니다. 그리하여 다양한 아날로그 볼륨을 시도하는 가운데, 선정된 것이 오디오 매니아 사이에서 명기로 알려져 있는 알프스 전기의 ‘RK501’입니다.
사토 토모아키
물론, 그 존재는 일찍이 알고 있었습니다만, 보시다시피 상당히 규모가 있는 물건이라 설마 정말로 이걸 쓰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웃음).
사토 히로아키
알프스 전기에 프로토 타입의 제공을 요청했을 때에도, 어째서 워크맨 개발에 ‘RK501’과 같이 거대한 볼륨을 쓴다는 것인지 의아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웃음).
Q. 'DMP-Z1'에 탑재 된 볼륨이 ‘RK501’ 본래의 모습인가요?
사토 토모아키
알프스 전기에서 협력해주신 덕분에 'DMP-Z1'에 적합하도록 특수제작한 것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경량화를 도모하기 위해 기존의 황동케이스를 알루미늄으로 대체하였습니다. 이론상으로는 소리의 변화는 없을 거라고 했지만, 실제로 들어봤을 때에는 소리가 너무 가벼워진 느낌이었습니다.
사토 히로아키
알프스 전기의 담당자도 함께 비교시청 하면서 왜 볼륨 케이스의 소재가 음질에 변화를 주는 것인지 볼륨의 내부 구조를 보며 고민했습니다.
사토 토모아키
실제로 시제품을 들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이죠. 그래서 양산 가능성은 별로 생각하지 않고, 모처럼 시작했으니 다양한 패턴들을 테스트했습니다. 알루미늄 케이스에 금도금을 해보기도 하고, 알마이트 처리를 해보거나, 일부분만 황동으로 제작해보는 등 고음질화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해도 끝끝내 ‘RK501’의 음질을 능가하는 볼륨을 만들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오리지널에 약간의 변화를 가하는 방향은 어떨까 싶어서 경량화는 포기하고, 케이스의 기본 소재를 다시 황동으로 바꾼 뒤 시그니처 시리즈 제 1탄 ‘NW-WM1Z’를 통해 효과를 확인했던 구리도금+금도금을 시도해봤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오리지널 ‘RK501’의 음질을 뛰어넘는 커스텀 볼륨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사토 히로아키
알프스 전기의 담당자는 “시도는 해보자”라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양산해주지 않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습니다만, 함께 음질을 비교해보며 소리가 차차 나아지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인지 결과적으로 양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커스텀 볼륨과 오리지널 RK501을 비교해보면, 고음역은 한층 선명하고, 투명감이 느껴지며, 저음역에서는 중심이 잡힌 중후하고 박력 있는 저음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다나카
이번에, ‘기존의 거치형 플레이어 못지 않은 최고의 헤드폰 리스닝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여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껏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엔지니어들의 열정으로 목표에 부합하는 제품이 완성되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애용하는 헤드폰에서 그동안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니스토어 등에 시청을 하러 오실 때에는 꼭 여러분이 평소 사용하는 헤드폰을 가져와주셨으면 합니다. 얼마나 소리의 차이가 나는지 직접 느껴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새롭게 개발된 ‘DSEE HX’나 ‘바이널 프로세서’, ‘DSD 리마스터링 엔진’ 등 소니가 자랑하는 신호처리기술도 듬뿍 담겼습니다. 이러한 기능들까지 아울러 오래도록 즐길 수 있는 제품입니다.
사토 토모아키
‘DMP-Z1'은 언뜻 보면 거치형같은 모양인데, 만든 것은 워크맨 개발팀입니다. 지금까지 풀 디지털 앰프를 만들던 워크맨 개발팀이 아날로그 앰프를 통해 어떤 소리를 추구했는지, 관심있는 고객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아날로그 앰프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질을 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그러한 특성은 전원 회로나 오디오 회로의 설계에 크게 좌우되는 부분입니다. 사실 아날로그 앰프의 전원을 제대로 만들면,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리가 되지 않습니다. 아날로그 앰프에서 부드러운 소리가 나는 것은 전원이 빈약하여 아날로그 앰프에 전력 공급이 충분히 되지 않는 것이 원인 중 하나이며, 일부러 그렇게 음질 설계를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우리가 아날로그 앰프를 만들었다면, ‘S-Master HX’와 같이 세세한 소리를 모두 들려주며, 거기에 디지털 앰프에서는 재현하기 어려운 고출력에 의한 박력 등을 추가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그러한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냄으로써 제품의 ‘격’이 한 단계 올라갔다고 생각합니다.
마츠자키
제가 워크맨 개발팀에 들어온 이후 오랫동안 쌓아왔던 기술과 노하우를 모두 이 모델에 투입했습니다. 제가 가진 모든 힘을 발휘했다고 단언할 수 있어요. 부디, 애용하시는 헤드폰으로 좋아하는 노래를 들어보세요. ‘DMP-Z1’의 잠재력을 모두 끌어낼 수 있는 헤드폰을 연결한다면 더욱 알기 쉬울 텐데, 가로 방향으로 넓은 음장의 재현뿐만 아니라 상하 방향의 높이, 머리 앞뒤로 입체감까지 느껴질 것입니다. 분명 그동안 느껴본 적 없는 입체감 있는 소리의 표현이 실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될 것입니다.
사토 히로아키
최근 30년동안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들어보는 CD가 있는데요. 이번에 새로운 발견을 했습니다. 이 제품은 고음질은 물론이고 음악 본연의 소리를 제대로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DMP-Z1’은, 오랜 세월 동안 이어진 마스터링 기술의 향상 등에 의해 놀라운 소리로 채워진 음악CD를, 가장 대단한 소리로 들을 수 있는 포터블한 플레이어입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 같지만, 꼭 매장에서 직접 체험해 보셨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소니의 시그니처 시리즈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 ‘DMP-Z1’의 개발자 인터뷰를 만나보았습니다. 소니스토어 등의 청음샵에서 제품을 체험하며 그 음질의 차이를 직접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소니는 다양한 제품의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드릴 예정이오니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 드립니다.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