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사진 한 장이 백 마디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담아낼 때가 있습니다. 공연장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연 포스터가 대표적인 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포스터는 작품이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어떤 캐릭터가 극을 이끌어갈지 가장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게 전해줍니다.
이런 공연 포스터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요. 전체 포스터부터 캐릭터 포스터, 드레스 사진, 프로그램 북 속 리허설 사진까지 관객에게 공연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해, 캐릭터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포스터들이 제작되죠. 이런 공연 포스터와 이미지를 보는 재미가 공연의 매력을 배가시켜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뮤지컬 ‘벤허’, ‘호프’, ‘지킬앤하이드’, ‘빅 피쉬’, ‘드라큘라’ 포스터도 우리의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는데요. 이 뮤지컬들의 포스터가 사실 한 사람의 셔터를 거쳤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 모든 공연의 포스터를 촬영한 작가, 공연 포스터 김호근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뮤지컬 <드라큘라>, <렌트>, <록키호러쇼>, <마마, 돈크라이>, <베르테르>, <벤허>, <빅피쉬> 외 연극 <도리안그레이>, <아마데우스>, <친정엄마와의 2박3일>, <환상동화> 등 다수의 공연 사진을 촬영했다. 현재는 2009년부터 서울사진관 스튜디오 대표로서 공연계가 믿고 맡기는, 가장 트렌디한 사진작가로서 다양한 공연 촬영을 이어나가고 있다.
▼ 김호근 작가 SNS 바로가기(링크) ▼
Q. 안녕하세요 김호근 작가님, 소니코리아 SNS 구독자 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소니코리아 SNS 구독자 여러분! 뮤지컬 연극 등 무대 공연 예술 관련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서울사진관 김호근이라고 합니다.
Q. 작가님께서는 올해로 19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 사진작가로, 오랜 시간 공연 및 뮤지컬 사진을 촬영해 오셨는데요. 공연과 뮤지컬 사진 촬영을 시작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20대 초반에는 내가 뭘 하고 싶고, 미래에는 뭘 하고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대학교 3, 4학년 방학마다 최대한 다양한 촬영 현장에 실습을 다녔습니다. 어떤 장르의 사진을 촬영해야 하는지 어떤 사진을 촬영하면 가장 행복할지 방향을 잡지 못해, 신문사에서 일을 해보기도 하고, 잡지 촬영을 많이 하는 스튜디오에서도 실습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러던 중 4학년 여름 방학 때 KBS 방송촬영팀 실습을 나가게 되었는데요. 촬영 현장에서 만난 정은표 배우님이 앞으로 어떤 사진을 하고 싶냐고 물어봐 주셨죠. 마침 인물 사진으로 진로를 정하고 있을 때여서 인물 사진을 찍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공연장이나 연습실에서는 배우들이 캐릭터에 맞춰 연기하는 모습을 다채롭게 담을 수 있다고 하시면서 공연 제작팀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관객이 있는 무대가 아닌 연습실에서 매일매일 땀 흘리며 연습하는 배우들을 보다 자유롭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기회였죠.
배우들이 표현해내는 인생의 희로애락과 살아있는 현장 분위기를 촬영하면서 공연과 인물 사진의 매력에 좀 더 빠지게 되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공연 사진을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Q. 극 속 캐릭터의 감정과 특징을 포스터 한 장으로 표현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요. 작가님께서는 배우들이 표현해내는 인생의 희로애락의 감정을 끌어내기 위한 특별한 노하우가 있으실까요?
</햄릿:얼라이브>
낯선 공간 속 수많은 스태프에 둘러싸여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죠. 무대에서 매일 관객들을 만나는 배우들이지만 카메라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김호근, 2017 뮤지컬 <햄릿:얼라이브> l 자료제공: CJ MUSICAL
저는 배우들이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여러 요소들을 현장 상황에 맞춰 진행합니다. 무대 분위기를 조성해 배우가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게 합니다. 얼굴만 클로즈업되는 사진이라도 손에 캐릭터와 연관된 소품을 쥐게 하거나 조명 및 세트를 이용해 무대와 흡사한 환경을 연출하죠. 다양한 방법으로 배우가 집중해서 캐릭터를 표현해낼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조성하는데 가장 큰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벤허>
특히 캐릭터 포스터는 사진 한 장만으로 캐릭터의 모든 것을 설명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좋은 감정을 담을 수 있도록 배우에게 다양한 표정과 행동을 끌어내야 하는데요. 중요한 것은 배우와 포토그래퍼가 생각하는 작품 속 캐릭터의 분위기와 감정이 동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캐릭터에 대한 해석이 서로 다르면 진정성 있는 표정을 담아내기가 어렵죠.
</벤허>
사진에 담아낼 분위기와 표현할 감정의 수위를 동등하게 맞추기 위해 배우들과 많이 커뮤니케이션하는 편이고, 정확한 의견 전달과 조율을 거쳐 촬영에 임하는 것이 저만의 노하우입니다.
Q. 캐릭터의 성격과 특징 포스터를 통해서 전해야 하는 만큼,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인물의 성격을 잘 담아내기 위해 작가님께서 선호하시는 구도가 있으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호프:읽히지>
시간이 걸리는 방법이지만 저는 실제 촬영에 들어가기 전 많은 테스트 촬영을 진행합니다. 테스트 촬영 중 배우와 함께 구도와 방향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인물 사진의 경우 경험상의 좋은 구도, 멋진 구도를 저 혼자 판단해 촬영하기보다는 카메라에 담길 배우 또한 공감되는 구도를 설정하는 것이 캐릭터를 잘 표현해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포스터 촬영 시에는 배우, 연출부와의 호흡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컨셉 구상부터 디렉팅까지 다양한 단계를 거쳐 완성될 것 같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결과물이 완성되는지 궁금합니다.
촬영 전 수백 페이지 대본을 참고해 작품과 캐릭터의 특징을 살펴 봅니다. 어느정도 특징을 파악한 후에는 마케팅 부서와 회의를 통해 포스터에서 담아낼 키워드와 톤앤매너를 정하죠. 그 후에는 이미지 컨셉 조율 협의해 구상에 들어가게 됩니다.
</벤허>
한 장의 포스터가 만들어 지기까지 제작사와 마케팅 파트, 사진팀과 헤어, 메이크업, 의상, 소품, 세트 등 여러 파트의 전문가들의 아이디어가 모아지고 다듬어 집니다. 정해진 컨셉 이미지 표현을 위해 사진팀에서는 조명과 구도를 좀더 고민한 후 현장 촬영을 진행, 후반 작업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렇게 촬영한 결과물은 각 제작사의 마케팅 부서 그리고 디자이너와 협의해 작품과 이미지 컨셉에 가장 맞는 컷을 선정한 후 메인 포스터, 캐릭터 포스터 등으로 온·오프라인의 광고 등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게 됩니다. 간혹 제가 촬영 했던 작품 이미지를 버스 정류장이나 버스 전광판 그리고 건물 외벽 빌보드 광고 등을 통해 만날 때는 색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가슴에 설렘과 뿌듯함이 느껴진답니다. (웃음)
Q. 앞서 말씀주신 배우와 포토그래퍼와의 호흡만큼, 포토그래퍼와 카메라의 호흡 역시 중요할 것 같은데요. 극의 흐름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조명이 변하는 공연 및 포스터 촬영 현장에서 최적의 결과물을 얻기 위한 작가님만의 카메라 세팅 방법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말씀주신 것처럼 무대 리허설 사진의 경우 극의 빠른 전개와 그에 맞춰 변하는 조명, 큰 노출차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렌트-공연사진>
미러리스를 쓰기 전에는 조명 변화에 따라 세팅값을 변경하느라 눈과 손이 정신없이 바빴는데요. 하지만 미러리스로 넘어오면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보는 그대로를 담아낼 수 있게 됐습니다. 상황별로 다른 모드를 사용하더라도 노출값을 직관적으로 보면서 촬영할 수 있어 편리함이 더해졌죠. 만약 보여지는 상황이 내가 원하는 결과와 다를 때에는 노출 보정 다이얼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편입니다.
</렌트-공연사진>
Q. 손에 익은 장비 대신 미러리스 시스템으로 변경하신다는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소니 카메라로 기변을 결정하신 결정적 계기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20년 가까이 사용하던 손에 익은 카메라를 놓는 것은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카메라만 기변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쓰는 렌즈나 부차적인 악세서리 등을 모두 바꿔야 했거든요.
</렌트-공연사진>
무대 리허설 사진 촬영의 경우 리허설 한 타임에 투입되는 인원이 보통 2~3명에서, 많게는 4~5명까지 늘어납니다. 그러다 보니 리허설 사진 촬영에 최대 5대 정도의 카메라가 필요했는데요. 기변을 할 경우 4대 정도의 카메라와 연계된 시스템 변경이 필요해, 사실 금전적인 부담이 컸습니다.
하지만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로의 기변을 결정하기까지는 2시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소니 카메라로 움직이는 피사체 촬영 테스트를 하게 되었는데, 테스트를 하는 동안 결심이 서더라고요.
</렌트-공연사진>
특히 어떤 환경에서나 손쉽게 원하는 피사체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리얼타임 트래킹’ 기능이 마음에 들었는데요. 초점 포인트가 프레임 전체 면적에 배치되어 있어, 가장자리에도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덕분에 다양한 구도나 디테일한 연출에 조금 더 힘을 쏟을 수 있게 됐습니다.
</렌트-공연사진>
무소음으로 촬영할 수 있는 점도 큰 매력 포인트였죠. 촬영 현장에서 촬영하다 보면 셔터 소리에 배우들의 감정선이 끊기기도 하고 공연 음악 및 음향에 방해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찰칵’ 셔터음 소리가 감정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하는 문제가 있었죠. 하지만 Alpha 9 II의 무소음 모드를 활용하면서 배우들의 표정과 감정을 살린 이미지를 담아내는 것이 수월해졌습니다
Q. 작가님께서 사용하시는 Alpha 7R IV와 Alpha 9 II는 모두 포지션이 명확한 카메라죠. 작가님께서는 두 카메라를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요?
</베르테르>
</베르테르>
A7R IV는 고화소 촬영에 특화되었죠. 포커스 자체도 빠르면서 쨍한 느낌을 주고 계조까지 풍부해 인터뷰 촬영이나 포스터 촬영에 주로 소니의 SEL85F14GM, SEL135F18GM, SEL55F18Z 렌즈들을 주로 활용하여 촬영하고 있습니다.
</브로드>
저조도에서도 안정적인 AF를 제공하는 A9 II는 보통 SEL70200GM, SEL2470GM 렌즈의 조합으로 조명이 어두우면서 움직임이 많은 무대 리허설 촬영에 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Q. 카메라의 특성에 따른 렌즈와의 조합으로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A7R IV는 세계 최초 6,100만 화소를 탑재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로 말씀주신 것처럼 고화소 촬영에 특화되어 있죠. 해상도가 높아지면서 작가님의 작업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나요?
색조와 계조를 구현이 더 나아지면서 한편으로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포토그래퍼 입장에서 조금 더 체크해야 할 부분이 많아졌습니다.
예전에는 고화소가 필요한 촬영에서 디지털 팩으로 촬영을 하다 보니 인물 촬영 포커스에 문제가 종종 있었습니다. 중앙 포커스에서 포커스를 맞추고 카메라를 내려 앵글을 잡는 식이었는데, 임계초점면의 변화로 얇은 심도에서 포커스가 나가는 부분이 많아 신경을 많이 써야했고, 광량을 늘려 심도를 확보해야 했죠.
하지만 A7R IV의 경우 6천만 화소의 고화소를 지원해주니 포커싱이 편하고, 덕분에 피사체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A7R IV의 고화소 덕분에 테더 촬영 후 스텝들이 리뷰를 할 때도 옷 구김이나 머리카락의 흐트러짐, 메이크업 번짐 등을 좀 더 섬세하게 살펴보게 되고 컴퓨터에 띄운 후에도 체크하고 수정하는 사항들이 많아지기도 했어요. (웃음)
메시지나 컨셉, 그에 따른 구도와 분위기, 색감, 빛, 피사체 등 사진에 담고 싶었던 여러 요소들이 고화소로 구현되면서 풍성한 표현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를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도 더욱 분명해졌고요. 이런 부분을 촬영 후 후반 작업을 할 때 더욱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Q. A9 II의 초고속 연사와 리얼타임 트래킹 성능이 작가님의 작업 환경이나 작업 방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A9 II을 사용하기 전에는 초고속 연사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연사 기능을 활용해 촬영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예전에는 배우와 관객의 몰입을 셔터 소리로 방해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요. 무소음 셔터는 이런 상황에 완전히 특화된 기능입니다.
</브로드>
</브로드>
그 외 다른 기능적인 부분도 많은 도움이 됐지만 리얼타임 트래킹 그리고 라이브 뷰 기능을 같이 이이 활용해 LCD 화면을 보면서 빠르게 변하는 배우 동선과 무대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습니다. 현장 상황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촬영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들이죠
여러 배우들이 다양한 역할과 안무를 동시에 보여주는 무대 리허설 촬영에서 빠르게 지나가는 피사체를 담아낼 수 있는 점도 편리합니다.
Q. 스튜디오 촬영과 공연, 포스터 촬영에 따라 사용하시는 렌즈도 다르실 것 같은데요. 상황별로 어떤 렌즈를 사용하시나요?
상황별로 렌즈를 선택하기보다는 전신, 클로즈업 등 촬영 컨셉을 고려한 후 렌즈를 선택합니다.
피사체와의 소통이 필요한 정도에 따라 피사체와의 거리를 고려하는 셈이죠.
저는 무대 리허설 촬영에는 움직일 수 있는 공간 제약이 많고 무대와의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SEL2470GM과 SEL70200GM 렌즈를 활용해 컷을 연출합니다.
Q. ‘벤허’, ‘호프’, ‘지킬앤하이드’, ‘빅 퓌쉬’ 등의 공통점은 모두 작가님의 셔터를 거친 포스터들인데요.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염두에 두고 촬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지킬앤하이드>
</지킬앤하이드>
공연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특히 처음 선보이는 초연 작품의 경우 많은 관객 분들이 작품을 보지 않고 포스터 이미지만으로 티켓을 예매하게 됩니다. 작품을 만든 제작사와 캐스팅된 배우를 믿고 예매하는 관객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그래도 포스터 이미지에 작품과 캐릭터를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빅피쉬>
캐릭터 포스터, 드레스 사진, 프로그램북 속 리허설 사진이 공연에 대한 첫인상이 되는 만큼, 호기심을 갖게 하는 정제된 사진이 필요하죠. 무조건 인형처럼 피사체의 얼굴을 예쁘게만 담으려 하기보다는, 작품 속 캐릭터로서의 배우의 모습을 담아 작품의 분위기가 오롯이 전달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렌트-공연사진>
</2008>
Q. 작가님께서는 300편이 넘는 작품을 촬영하셨는데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나의 대표작’은 어떤 작품인지 궁금합니다.
촬영하는 모든 작품이 제 모든 대표작이지만 프리랜서 이후 처음 스튜디오 오픈 때 촬영했던 ‘친정엄마와 2박3일’ 연극 포스터 촬영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친정>
강부자 선생님과 촬영을 할 때 워낙 대배우신지라 카메라를 들고 많이 긴장했던 기억이 납니다. 선생님께서 ‘시키는 대로 할게 그냥 막 시켜’ 하시면서 오히려 편하게 해주셨어요.
포스터 촬영을 마친 후 단독 포스터 촬영 예정은 없었지만 단독컷을 몇 장만 남기고 싶다고 겁도 없이 말씀드렸어요. 선생님은 “응 뜬금없이? 이렇게?”라고 하시며 허락해 주셨고, 아주 잠깐의 시간 동안 10컷 정도를 촬영했습니다. 이 사진을 나중에 보시고는 “나 이 사진을 나중에 영정사진으로 쓰고 싶어”하시며 사진을 줄 수 있겠냐고 하셨어요. 후에 단독 포스터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대배우셨던 선생님이 보여주신 그 편안함이 감사해서 이 포스터가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Q. 소니 카메라와의 향후 작업 방향이나 새로운 계획이 있으신가요?
개막 전에 공개되는 캐릭터 포스터, 컨셉 컷 등은 관객을 공연장으로 이끌기 위한 작업이지만 관객 분들이 공연을 보고 나온 후의 여운이나 감정을 캐릭터 포스터 등을 통해 다시 한번 되새기고 느끼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새로운 계획이라기 보다는 지금까지 촬영해온 것처럼 소니 카메라와 함께 공연 포스터 컷, 캐릭터 컷, 무대 리허설 사진 등 공연에 관련된 사진에 진심을 담아 앞으로도 행복하게 오래 작업하고 싶습니다.
최종 결과물을 보며 찍는 영화 포스터와 달리 공연 포스터는 대본 안에서 느낌을 뽑아내야 하는 하는데요. 포스터, 드레스 사진, 프로그램북 속 리허설 사진 등 공연이 관객 앞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의 첫 이미지에는 끊임없는 김호근 작가의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진에 진심을 담아 앞으로도 행복하게 오래 작업하고 싶다는 작가님의 말처럼 앞으로 김호근 작가와 소니가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작품들에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