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후원하고 세계사진협회(WPO)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권위 있는 글로벌 사진 대회 ‘2020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2020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가 올해로 14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올해는 총 34만 5천 장 이상의 사진이 출품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이 되었는데요. 전세계 사진작가들의 축제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의 주요 부문별 작품을 시리즈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오픈 콘테스트 ‘자연&야생동물(Natural World&Wildlife)’ 부문의 주요 작품들을 만나보세요.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Sony World Photography Awards)는 소니가 후원하고 세계사진협회(WPO)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사진 대회이며, 전문 사진작가 부문,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펼치는 공개 콘테스트 부문, 만 12세에서 19세 사이의 청소년 부문, 대학생 이상 사진 애호 학생들이 겨루는 스튜던트 포커스 부문 등 총 4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픈 콘테스트 부문은 건축, 창조, 문화, 풍경, 자연과 야생동물, 초상화, 정물, 여행 등 총 10개의 카테고리로 나뉘며, 오픈 콘테스트 각 카테고리에 출품된 작품들은 각 국가별로 자동 응모 및 심사되어 내셔널 어워드 수상작으로 선정됩니다.
오픈 콘테스트 자연&야생동물 부문 1위는 중국 ‘Guofei Li’ 작가의 작품이 차지했습니다. 털의 질감과 패턴 하나 하나가 선명하게 잘 보여서 바로 눈 앞에 두 마리 치타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인상적인 작품인데요. 2019년 1월 남아프리카의 보츠와나 지역에서 촬영한 이 작품은 사냥을 마친 뒤, 서로의 얼굴을 햝아주는 치타들의 모습을 담은 것이라고 합니다.
[2020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오픈 콘테스트] 자연&야생동물 부문 주요 작품들
하얀 안개와 울창하고 푸른 녹음이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숲 속에 홀로 고독하게 서 있는 야생 야크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인도의 ‘Shivansh Mathur’ 작가가 촬영한 <야생 야크(Mountain Yak)>라는 작품인데요. 주변 환경 변화에 예민한 동물인 야크를 어떻게 이토록 세밀하게 카메라 프레임에 담아냈는지는 아래 작가의 설명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평소 이런 장면을 사진으로 담고 있었는데, 2019년 6월 인도 아루나찰프라데시 산에서 우연히 그간의 소원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안개가 사진에 분위기를 더해주었고, 야크가 뒷산과 나무 사이에 절묘하게 자리를 잡은 덕분에 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죠. 다만, 야크가 사진 속 포즈를 잡기까지 오랜 시간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유유히 발광하며 헤엄을 치고 있는 사진 속 피사체는 원뿔형 해파리의 한 종류인데요. 사진을 찍은 ‘Domenico Tripodi’ 작가는 작품명을 해파리의 이름에서 따와 <판데아 코니카(Pandea Conica)>라고 지었습니다.
사진 속 판데아 코니카는 이탈리아의 레지오 칼라브리아주 펠라로 앞 지중해에서 포착됐다는데요. 반투명의 표피와 달리 붉고 푸른 위장의 색감 대비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분명 멈춰 있는 사진인데, 어쩐지 창공 위에서 치열하게 다투는 갈매기들의 모습이 머리 속에서 자동으로 재생되는 것 같은 작품, <불가사리 전쟁(Star War)>입니다.
갈매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표정 하나 하나까지 프레임에 담아낸 프랑스의 ‘Caroline Paux’ 작가는 2019년 8월 4일, 프랑스 루아르아틀란티크의 라 바울 해변에서 위 사진을 찍었는데요. 사진을 촬영할 당시가 만조 무렵이었는데, 이 때는 해수면이 최고조로 올라올 때라 먹이 사냥이 어려워지기에 한 마리의 불가사리 때문에도 이렇게 갈매기들이 격하게 경쟁을 한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소개해드릴 작품은 네덜란드 ‘Marleen Van Eijk’ 작가의 작품 <먹구름(Dark Clouds)>입니다. 작가는 모래, 바위와 먹구름의 색감이 이루는 조화가 아름다워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먹구름에 맞닿은 모래와 바위의 색깔이 여우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 같았죠. 저는 낮은 자세를 취하고 여우가 저를 향해 걸어오기를 기다린 끝에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완벽한 명암의 순간이었죠.”
작가가 소개한 색감과 명암 외에도, 손을 대면 부드러운 털이 만져질 것 같이 생생한 털이나 삭막하고 거친 표면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바위와 모래의 질감 등도 주목할 부분이니 함께 감상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고요한 수면 아래 날카로운 눈을 번득이고 있는 악어의 모습에 압도되셨을 텐데요. 위 작품은 영국의 ‘David Keep’ 작가가 촬영한 <쿠바 늪지의 바다 악어(Saltwater Crocodile, Mangroves of Cuba)>입니다. 작가는 위 사진을 찍으면서 단순히 ‘무섭다’, ‘긴장된다’를 넘어 전혀 다른 감정을 느꼈다고 하는데요.
“250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 쿠바의 Jardines de la Reina는 바다 악어의 서식지입니다. 저는 이 사진을 위해 약 1시간 동안 물 속에 있었는데요. 그동안 단 한 순간도 긴장을 풀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 순간보다 저를 더 불안하게 한 것은 현실보다 저에 대한 평판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는 멋진 경험이었고, 위 사진은 제가 모두로부터 주목받을 때의 느낌을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옥하진 않지만 고요한 들판 위에서 여유를 즐기며 풀을 뜯는 세 마리의 말이 눈에 띄는 위 작품은 러시아 ‘Anastasia Kaminskaya’ 작가가 촬영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두 마리의 흰색 말과 달리 사진의 전면에 서 있는 갈색 말, 하얀 석산과 대조를 이루는 핑크빛 하늘 등이 이루는 다채로운 컬러감이 돋보이는 작품인데요. Anastasia Kaminskaya 작가는 터키 카파도키아의 마구간 근처를 걸을 때 위 풍경을 만났다고 합니다. 마치 동화를 연상케 하는 목가적인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카메라 셔터를 눌렀을지 알 것 같습니다.
화려한 배경 없이 사진의 피사체인 말에만 초점을 맞춰 젖은 수염과 눈동자 방향, 갈기의 모발 상태까지 확실하게 표현해낸 것이 인상적인 작품이죠. 영국 ‘Michael Faint’ 작가의 <시오포트의 조랑말(Sgioport Pony)>이라는 작품입니다.
화려하고 다양한 피사체를 한 번에 담아내는 것도 좋지만, 가끔씩은 이렇게 하나의 피사체를 단순하게, 하지만 밀도 있게 표현하는 것 역시 사진의 묘미란 것을 깨닫게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어미와 새끼 오랑우탄의 다정한 모습을 보고 있으니 어쩐지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인데요. 위 사진을 촬영한 우크라이나의 ‘Julia Wimmerlin’ 작가도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의 한 국립공원에서 이 어미와 새끼 오랑우탄이 교류하는 것을 보았을 때, 저는 제게 주어진 행운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 장면은 제가 그곳에서 본 가장 인간적이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새끼 오랑우탄은 대게 7살까지 엄마와 함께 지내는데요. 그들은 처음 몇 년간은 어미의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어미의 털을 붙잡고 여기저기 옮겨다니죠.”
‘Julia Wimmerlin’ 작가가 촬영한 위 작품, <연결(Connection)>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피사체의 포즈뿐만 아니라 내면에 숨겨진 이야기도 하나의 키워드로 표현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
지금까지 ‘2020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2020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에 출품된 수많은 작품 중 오픈 콘테스트 자연&야생동물(Natural World&Wildlife) 부문의 수상작들을 만나봤습니다. 앞으로도 소니 블로그에서는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 주요 작품들을 소개해 드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