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소니는 국내 사진 및 영상 아티스트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Sony Artisans를 현재 운영 중에 있습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총 8분의 작가와 함께 진행되는 Sony Artisans 프로그램은 매월 다채로운 협업 프로젝트와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소니코리아 블로그에서는 각각의 Sony Artisans 소속 작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풍경 사진작가 황진소 작가와의 인터뷰를 전해드립니다.
‘sowhat’으로 활동 중인 황진소 작가는 다양한 장소를 아름답게 담아내는 풍경 사진작가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2 서울아트스테이션’ 시민작가 및 ‘우연히, 웨스 앤더슨’ 전시에 출품하여 당선된 경력이 있으며, 다양한 브랜드 및 매거진과 협업했다.
▼ 황진소 작가 SNS 바로가기(링크) ▼
소니코리아 : 안녕하세요, 소니코리아 SNS 채널 구독자들을 위한 작가님의 소개 부탁드립니다.
황진소 작가 : 다시 오지 않을 이 순간을 담는 여행 작가 황진소입니다. 여행 다니는 걸 워낙 어렸을 때부터 좋아해서 이곳저곳 다니다가 어느 순간 제가 보고 있는 풍경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작가로 활동한 지는 3년 정도 되었어요.
소니코리아 : 작가님의 예명 ‘sowhat’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황진소 작가 : ‘sowhat’에는 ‘그래서 뭐’, ‘뭐 어때’ 이런 의미가 담겨 있잖아요. 제가 디자이너나 사진 등 예체능으로 진로를 정했을 때 주변에서 들려오는 걱정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도 저는 제 꿈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거든요. 무조건 이 길로 가겠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조언과 충고가 계속 들리니 마음이 더 단단해진 것 같아요. 주변 소리를 무시하고 내 인생이니까 내 갈 길을 가겠다는 당당한 포부를 담은 예명이에요.
소니코리아 : 작가님께서 사진을 처음 시작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황진소 작가 : 처음에는 감상만 하고 기록을 남긴다는 생각은 못 했는데, 우연히 카메라를 만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촬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취미로 사진 활동을 시작하시면서 다양한 사진을 담아 오시는 것을 보고 자연스레 영향을 받게 되었어요. 사진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되어 이 카메라에 무엇을 담을지 고민을 하면서 여행을 다니게 되었죠. 특히 심적으로 지쳐 있을 때 떠난 하와이 여행에서 아름답고 눈부신 바다를 카메라로 많이 담았던 것 같아요. 거기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움도 있었고, 풍경이 워낙 좋으니까 그냥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예쁘게 담겼더라고요.
소니코리아 : 작가님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다채로운 색감’, ‘몽환적인 분위기’인 것 같은데요, 이를 위해 특별히 고려하시는 점이 있으신가요?
황진소 작가 : 촬영을 시작한 초반에는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면서도 예쁜 사진을 추구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사람들이 제 사진을 봤을 때 일상에서 보지 못하는 색감이면서도 고유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풍경의 느낌을 잘 담겨 있는 사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사람들이 제 사진을 딱 봤을 때, 동화나 영화 같다는 느낌을 가장 먼저 받았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따스하다, 차갑다를 넘어서 복합적이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느끼셨으면 좋겠거든요. 그래서 일상에서는 보지 못하는 색감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나아가 색감 표현을 포함해서 남들이 할 수 없는 나만의 무언가가 무엇인지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면서 촬영하는 것 같아요. 누구나 흔히 만나는 풍경임에도 불구하고, sowhat의 시선이 담겼다는 느낌이 잘 드러나게요. 그래서 늘 색다르게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중이에요.
소니코리아 : Artisans 10월 작업물 중에서 문광 저수지에서 물안개가 걷히는 과정을 촬영하신 사진은 지금까지 드린 사진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는데요. 분위기에 변화를 준 특별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황진소 작가 : 봄과 여름에는 아무래도 화사한 분위기로 찍어왔지만, 평소의 저는 어둡고 대비가 강한 감각적인 사진을 더 선호했어요. 그래서 색채가 강조된 사진과 그런 어둡고 대비가 강한 사진 중 내 개성은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하기도 했죠. 어떤 방향으로 가든 한 가지의 색으로 작업하다 보면 어느 순간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지루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저는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가인데, 한 가지 모습만 보여주기에도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문광 저수지의 안개를 보는 순간, 초록색이 떠오르면서 시네마틱 한 느낌을 주면 신비스럽고 약간은 무서운 분위기를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어요. 그리고 그렇게 보정하면 풍경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잘 드러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제가 자주 사용하던 초록색을 활용하면서도 분위기는 다르게 해서 ‘sowhat’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게끔 보정한 결과인 것 같아요.
소니코리아 : 요즘은 풍경 사진에 국한되지 않고 인물사진으로도 영역을 넓혀가며 다양한 분야에서 작가님만의 매력을 뽐내고 계세요.
황진소 작가 : 인물사진은 아직까지 도전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분야 같아요. 그래서 지금도 많이 연구하고 있기도 하고요. 풍경 사진을 찍으면서 인물 연출을 통해 영화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이 늘 있었어요. 물론 인물 클로즈 컷도 좋지만, 저는 그 풍경 속에서 살고 있는 인물들의 느낌을 동화적인 표현으로 보여주고 싶거든요. 지금보다 한층 더 성장해서 화보 등 다양한 매체와 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소니코리아 : 작가님께서 소니 Artisans 프로그램에 지원하신 것도 도전의 의미셨을까요?
황진소 작가 : 맞아요. 저의 한계를 시험함과 동시에, 저라는 사람을 보여주고 싶어서 지원했어요. sowhat이라는 사진작가가 있으니, 한 번 눈길을 줘봐라 하는 마음으로 포트폴리오를 넣게 되었죠. 그리고 원래 사용하던 카메라가 소니의 A7R3였는데, 만약 붙는다면 이것보다 더 좋은 바디로 최상급의 작품을 남겨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요.
아무래도 금전적인 부담이 있다 보니 장비를 원하는 만큼 준비하기가 힘든데, 최고의 제품들로 내가 어디까지 촬영할 수 있을까 하는 챌린지의 느낌이었죠. Artisans에 선정되면 저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님들도 함께 활동하니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혼자 활동할 때보다 여러 명이 함께 하면 더 책임감을 갖게 되니까요.
소니코리아 :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소니 Alpha 1과 함께 작업을 진행하고 계신데요, 소니 카메라로 촬영해 보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황진소 작가 : 풍경 사진을 촬영할 땐 타이밍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긴급하게 찍을 때가 굉장히 많아요. 좋은 풍경을 여유롭게 촬영하는 것보다, 어느 순간 발견한 모습을 빠르게 포착해서 촬영할 때가 많죠. 그래서 보통 결과물을 보면 포커스가 나가 있거나, 흔들리거나 이런 사진들이 많아 아쉬웠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Alpha1을 사용할 땐 연속 촬영 기능이 굉장히 빠르니까 바로바로 잡아낼 수가 있더라고요. 그 점이 너무 편리해서 좋았어요.
크리에이티브룩 기능도 매우 유용하다고 느꼈는데요. 물론 제가 직접 보정을 하긴 하지만, 크리에이티브룩 기능을 사용하여 촬영을 하다 보면 어떤 점을 더 살릴 수 있을지 보정에 대한 방향이 보이더라고요. 자연의 색감도 잘 살려주고 해서, 그 기능을 참고하여 보정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채도가 높은 사진을 좋아해서 그중에서도 VV2를 자주 사용하고 있어요. 세부적인 설정을 조절하면 제 마음에 쏙 드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어요.
더불어 Alpha 1을 사용하면서 안티 더스트 기능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저는 바디가 하나다 보니까 렌즈를 교체할 때가 많은데, 야외에서는 아무리 빠르게 교체해도 먼지가 들어갈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이 기능을 쓰니까 전원 종료 시, 셔터막으로 가려줘서 안심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굉장히 애용하고 있고, 진짜 잘 만든 기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소니코리아 : 동화 같은 색감을 표현하시면서 느끼신 Alpha 1의 보정 관용도와 크롭 관용도는 어떠셨나요?
황진소 작가 : 저는 보정을 한 번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번 겹겹이 쌓아서 하는 스타일인데, 이러다 보면 아무리 선명하게 촬영해도 그 뚜렷함이 뭉개질 때가 있어요. 그래서 이전에는 따로 선명도를 주는 과정이 필요했는데, Alpha 1으로 촬영하니까 아무리 보정을 쌓아도 그 뚜렷함이 유지되더라고요. 그 점이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제 사진을 커다랗게 인쇄해서 보고 싶다는 욕심이 항상 있어요. 커다란 풍경이 주는 압도감을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Alpha 1으로 찍은 사진은 인쇄했을 때도 그 해상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이 사진들로 전시회나 오픈된 공간에서 보여 드리고 싶다는 목표가 있어요. 그리고 편집을 하다 보면 생각했던 그림과 달라 크롭을 많이 하거든요. 오히려 크롭 해서 일부분만 보여주는 게 더 매력적인 사진들이 있거든요. Alpha 1은 화질이 워낙 좋으니까 그렇게 잘라도 원본처럼 선명해서 좋더라고요.
소니코리아 : Artisans 프로젝트 외에, 작가님이 촬영하신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나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그 이유도 함께 소개 부탁드립니다.
황진소 작가 : 아무래도 가장 먼저 사진을 시작하게 된 하와이에서의 사진이 가장 애착이 가요. 그때의 그 분위기가 색감으로 잘 표현이 됐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공원에서 찍은 흰색 원피스를 입은 두 소녀 사진도 떠오르네요. 그 사진이 많이 사랑받기도 했고,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몽환적이고 편안한 느낌이 잘 담긴 사진이거든요. 외국 영화 속에서 ‘뛰어노는 소녀들’과 같은 영상들을 많이 접했는데, 그런 영화스러운 분위기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분명 일상적인 모습이면서도 현실이 아닌, 화면 너머의 일상적이지 않은 분위기가 담긴 모습을요.
소니코리아 : 작가님의 작품들을 보면 인물을 위에서 촬영하는 구도가 눈에 띄어요, 이런 구도도 일상적이지 않은 분위기를 담아내는 것 같아요.
황진소 작가 : 드론을 접하게 되면서 사람을 위에서 아래로 쳐다보니까 되게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늘 눈높이에서만 보다가 위에서 바라보니까 사람들이 굉장히 작게 느껴지고, 미니어처 같더라고요. 이 앵글이라면 우리가 평소에는 보지 못하는 다양한 장면들을 재미있게 연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사진을 찍다 보면 모델의 표정이 어색한 경우도 많은데, 위에서 아래로 촬영하면 굳이 얼굴이 나타나지 않으면서도 포즈 등을 통해서 모델의 특색을 새롭게 보여줄 수 있거든요.
소니코리아 : 그러한 구도로 촬영한 사진 중 하나인 <Tennis>가 <우연히 웨스 앤더슨: 어디에 있든, 영감은 당신 눈앞에 있다>에 전시되었는데요, 소감이 궁금합니다.
황진소 작가 : 저는 대칭적인 장소를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대칭’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장소를 찾다가 테니스 코트에서 촬영을 하게 되었어요. 코트 외에 다른 요소들을 모두 대칭적으로 배치하니까 그림이나 일러스트 같은 이미지가 나오더라고요. 그때 <우연히, 웨스 앤더슨: 어디에 있든, 영감은 당신 눈앞에 있다> 전시의 공모전이 열렸는데, 이 사진을 신청해서 감사하게도 당선이 되었답니다.
사실, 사진을 제출하면서도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Tennis>는 누가 봐도 그 전시와 너무 잘 어울렸거든요. 대칭적이면서 패턴 같은 느낌, 그리고 쉽게 볼 수 없는 구도의 사진이라는 점에서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소니코리아 : 전시회에 걸려있는 작가님 작품을 직접 보신 소감은 어땠나요?
황진소 작가 : 사진을 시작하면서 제일 처음으로 세웠던 목표가 제 단독 전시회를 여는 것이었어요. 이번에는 단독 전시회는 아니지만 어쨌든 전시회에 제 작품이 걸리고, 그걸 사람들이 감상하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봤거든요. 굉장히 감격스럽더라고요. ‘이제 시작이다’, ‘발판의 첫걸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제 단독 전시회를 하게 된다면 테마별로 사진을 분류해서 비교해 보는 주제로 열어보고 싶어요. 제 SNS나 홈페이지를 보면 아시겠지만, 색깔별로 사진을 분류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거기에서 느껴지는 통일감이 있는데, 전시회에서도 사진을 분류해서 테마마다 색깔이 주는 분위기를 비교해 봐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소니코리아 : <서울 아트스테이션> ‘서울 속 나만의 힐링 스폿’ 분야에서 시민작가로도 활동하셨는데, 작가님께서 촬영하신 힐링 스폿은 어디였나요?
황진소 작가 : 제가 촬영한 힐링 스폿은 ‘남산 전망대’였어요. 서울은 굉장히 바쁜 도시잖아요. 그래서 그 안에서 살다 보면 그저 앞을 바라보면서 달리게 되죠. 이렇듯 쉽게 지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데 그 시선을 조금만 바꾸면 생각이 달라지거든요. 앞이 아니라 옆과 위까지 바라보니까 그동안 ‘빽빽한 도시에서 살고 있었구나’라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되더라고요. 도시 속에 있을 때는 조금만 쉬어도 게으른 것 같았는데, 그 울타리를 벗어나 밖에서 보는 도시에는 숨은 여유로움이 있거든요. 고요한 느낌도 들고요. 그런 느낌을 시민과도 공유하고자 그 장소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소니코리아 : Sony Artisans로서 남은 기간 동안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신 가요? 준비 중이신 콘텐츠 주제나 새로운 계획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황진소 작가 : 저 스스로는 저만의 다른 개성을 발전시키기 위해 계속 도전할 계획이에요. 그래서 지금 저의 색깔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앞으로 전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색깔을 보여드릴 예정이거든요. 계속 성장하는 작가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한 명의 작가로서는 제 비법들을 사람들에게 공유함으로써 공감을 하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제 사진을 보시는 분들이 그냥 ‘예쁘다’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런 부분을 신경 썼구나, 어떤 시선으로 담았구나’하고 바라봐 주시면 더욱 풍부한 작품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디테일적인 부분들이나 어떻게 계획하고 촬영하는지, 이런 세세한 정보들을 나누면 함께 좋은 사진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