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니 스타일지기입니다.
2012년 소니에서는 음악 마니아들을 놀라게 한 MDR-1이라는 새로운 시리즈가 등장했습니다. 이 MDR-1시리즈 중 기본 모델인 MDR-1R은 80kHz라는 최상급 수준의 넓은 주파수를 재현하는 액정 폴리머 진동판과 40mmHD 드라이버를 적용해 최신 음악 트렌드에 알맞은 사운드를 체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음악 마니아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널리 사랑 받은 제품으로 2013년 소니가 헤드폰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최근에는 MDR-1R의 음질과 착용감, 디자인은 유지하면서 실내 환경에서도 적합하도록 3m의 케이블 이외에 스마트폰과의 다양한 호환이 가능한 AP케이블을 기본 탑재한 MDR-1RMK2가 출시되기도 했는데요, 이 MDR-1시리즈의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에 보다 더 작고 가벼운 모델을 바라는 사용자들의 요청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용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MDR-10 시리즈입니다. 오늘은 MDR-10 시리즈의 개발 컨셉과 사운드 설계부터 편안한 착용감을 전달하기 위한 ‘귀 모양 장인’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MDR-10 시리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프리미엄 컴팩트 사이즈에 녹아든 풍성한 사운드
MDR-10 시리즈는 기본 모델인 MDR-10R 외에도 프리미엄 블루투스 모델인 MDR-10RBT, 프리미엄 노이즈 캔슬링 모델 MDR-10RNC, 컴팩트 프리미엄 타입인 MDR-10RC로 총 4개의 라인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먼저 컴팩트한 사이즈에 최고의 사운드를 담기 위해 기울인 노력에 대해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J
얼핏 MDR-10R은 MDR-1R의 소형 버전 같은데요, 어떻게 개발하게 되셨나요?
<소니 홈 엔터테인먼트&사운드 사업 본부 V&S 사업부
사운드 1부 MDR 개발과 총괄 매니저 츠노다>
출시 후 높은 평가를 받아 온 MDR-1 시리즈에 대해 ‘좀 더 작고 사용하기 편리한 헤드폰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사용자들의 니즈들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음악 마니아들을 위한 최고 음질의 사운드를 구현한 MDR-1 시리즈의 명맥을 이으면서, 더욱 폭 넓은 사용자를 위한 편안한 착용감과 프리미엄 컴팩트 디자인을 갖춘 모델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MDR-10R 개발 당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MDR-10 시리즈에는 2가지의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아이디어가 들어 있습니다.
첫째는 ‘빠른 비트의 저음이 강조된 사운드’ 구현 입니다. 이는 지난 10년간 변화해 온 음악 트렌드에 따라 주파수 30~40Hz 대역에 존재하는 초저역 리듬의 정확한 구현이 최신 헤드폰의 핵심적인 요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 재생’이었습니다. 특히 2013년은 소니가 전사적으로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에 집중한 해였기 때문에 MDR-10 시리즈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기를 바랐습니다.
물론 MDR-10 시리즈에서 MDR-1 시리즈의 사운드를 온전히 구현해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죠. MDR-1 시리즈의 경우 80kHz의 주파수까지 재생할 수 있는 고가의 액정 폴리머를 소재로 한 진동판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작은 사이즈의 MDR-10 시리즈에서 이렇게 고가의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다양한 연구를 거듭하여 40kHz의 주파수까지 재생 할 수 있는 진동판을 별도로 개발하였습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결과적으로는 훌륭한 대역폭을 가지는 동시에 대량 생산도 가능한 PET 소재의 새로운 진동판이 완성되었습니다.
컴팩트해진 MDR-10 시리즈의 구조를 설계하는 일에 어려움도 많았을 듯 합니다.
<소니 홈 엔터테인먼트 & 사운드 사업부 사운드 1부 MDR 설계 2과 시오미 슌스케>
MDR-10 시리즈의 기본적인 목표는 ‘MDR-1 시리즈를 얼마나 잘 따라갈 수 있느냐’였습니다. 다시 말해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를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필요했던 것이죠. 하지만 크기에 있어서는 MDR-1 시리즈보다 더욱 컴팩트하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음질의 저하 없이 크기를 줄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목표는 아니었습니다. 특히 MDR-10 시리즈는 MDR-1 시리즈보다 헤드폰 자체의 크기는 작지만 진동판의 크기는 40mm 구경으로 같았기 때문에, MDR-1 시리즈에 맞춰 세팅된 구조로는 기존의 음질을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제로 베이스로 처음부터 모든 디자인을 새롭게 했습니다. 이어패드의 두께, 방향, 각종 포트의 크기와 공기 노출도를 점검하고 특히 진동판은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거쳤습니다. 결과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MDR-1 시리즈에 버금가는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10년동안 HD 드라이버를 제작해온 소니 음향 역사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왼쪽 MDR-10R, 오른쪽 MDR-10RC의 착용 모습>
MDR-10RC에 대해 여쭙겠습니다. 기존 제품에 비해 크기가 반 밖에 되지 않아 사운드 설계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MDR-10RC는 여러모로 독특한 모델입니다. 1R에 비해 크기는 절반 수준이지만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를 지원하며 10R이나 1R과 동일한 40mm 구경의 진동판을 채용하고 있죠. 이 때문에 음향 설계 난이도가 매우 높았는데, 간단하게 비유하자면 경차에 스포츠카 엔진을 탑재하는 것과 유사하다고나 할까요. 이 정도의 컴팩트한 외장에 40mm에 달하는 진동판을 탑재하는 것은 업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MDR-10RC를 위해 저희는 공기 통로의 방향성, 소리의 양감, 이어 패드의 종류와 두께 등 할 수 있는 모든 고민을 하였습니다. 결정적으로 저희는 소니뮤직 산하 런던 윗필드(Whitfield) 마스터링 스튜디오를 방문해 아티스트들과 함께 최종 음질을 튜닝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MDR-10RC는 작고 간편한 동시에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를 들을 수 있는 최고의 모델로 탄생하였습니다.
그렇다면 MDR-10R과 10RC의 사운드에 차이가 있나요?
MDR-10R과 10RC는 기본적으로 같은 방향의 사운드 튜닝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하우징과 패드의 튜닝이 다르기 때문에 소리는 다소 다릅니다. 10RC의 소리는 좀 더 가까이서 들리며 더욱 현대적인 느낌이죠. 서로 다른 개성적인 소리로 설정되어 있기에 양쪽 모두 즐기는 맛이 있고, 또 취향에 따라서 선택이 가능합니다.
#2. 완벽한 사운드를 위한 사람의 ‘귀’에 대한 연구
완벽에 가까운 착용감을 자랑하는 MDR-10 시리즈! 헤드폰은 아주 미세한 차이로도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착용감과 음질을 모두 잡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요, 바로 이 착용감을 위해 ‘귀 모양 장인’까지 존재하는 소니의 개발기를 더 자세히 들어보시죠. J
MDR-10R은 놀라울 정도로 착용감이 뛰어납니다. 어떤 비결이 숨어있나요?
<소니 공학 설계 2부 1과 이시히코 모토히코>
모든 헤드폰의 출발점은 바로 사람의 귀입니다. 사람마다 귀의 크기와 모양은 다양하지만 일정한 범위는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귀의 전체적인 치수를 측정함으로서 이어패드의 크기를 결정합니다. 우선 MDR-10 시리즈는 MDR-1 시리즈보다 작아야 했기 때문에 하우징 뒤쪽 크기를 줄이고, 이어 패드의 두께와 귀가 들어가는 부분의 직경도 다양하게 변경했습니다. 먼저 제가 이렇게 전반적인 디자인을 하고 나서 소니 헤드폰 설계의 전통에 따라 ‘귀 모양 장인’ 시오미씨에게 전달해 더욱 세밀한 조정을 합니다.
시오미씨가 바로 ‘귀 모양 장인’이셨군요! 이어패드의 설계에 대한 설명을 더 들을 수 있을까요?
소니는 헤드폰과 이어폰의 착용감을 매우 중시합니다. 대를 이어 오는 소니의 ‘귀 모양 장인’은 귀 모양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이어패드에 적용하는 역할을 하죠. MDR-10 시리즈에는 귀 위에 이어패드가 올라가는 온이어(On-Ear)타입의 MDR-10RC와 귀를 전체적으로 감싸는 어라운드 이어(Around Ear)타입의 MDR-10R모델이 있습니다.
MDR-10RC의 경우 이어패드의 크기가 아주 중요했습니다. 온이어 타입은 귀 바로 위에 이어패드가 올라가는데, 너무 크면 소리가 안정화 되지 않고 너무 작으면 착용감이 떨어지거나 음질에도 영향이 있을 수 때문입니다.
MDR-10R의 경우에는 어라운드 이어 타입이지만 MDR-1R에서 호평받았던 엔폴딩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엔폴딩 구조는 귀에 착용하게 되면 안쪽으로 부드럽게 이어패드가 말려들어가면서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요.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어패드의 굵기에 따라서 중저음의 밸런스가 바뀌기 때문에 이어패드의 두께를 1mm 단위로 조정해가며 시제품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MDR-10RC는 지금 생각해보니 이어패드만 50개가 넘게 제작한 것 같네요.
#3. 보다 캐주얼하게, 그러나 더욱 스타일리시하게!
완벽한 사운드, 편안한 착용감과 더불어 소니의 아이덴터티가 살아있는 프리미엄 컴팩트 디자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MDR-10 시리즈는 세련되고 모던한 디자인을 자랑합니다. MDR-10 시리즈 디자인의 중점 사항은 무엇이었나요?
<소니 크리에이티브 센터 퍼스널 오디오 디자인 1팀 이이지마(좌) 와 이누카이 유미(우)> MDR-10 시리즈의 기본적인 디자인 베이스 역시 MDR-1 시리즈에 있습니다. MDR-1 시리즈의 이미지를 이어가며 좀 더 캐주얼한 분위기를 내고자 했죠. 특히 MDR-10R의 경우 아웃도어용으로 많이 사용될 것으로 예측하여 경량성 면에 많이 집중하였습니다. 하우징과 헤드밴드의 크기를 조절하고, MDR-1R보다 전체적으로 좀 더 부드러운 인상을 가지도록 디자인하였습니다.
MDR-10R 모델을 옆에서 보게 되면 달걀형입니다. 인체공학적으로 착용감이 개선된 모양입니다. 이와 더불어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볼륨감을 억제하기 위해 하우징에서 이어패드로 연결하는 디자인에 집중하고 MDR-1 시리즈보다 이어패드의 봉제선을 줄여 이어패드가 더욱 개끗하게 보이도록 했습니다.
전체적인 디자인과 컬러에 대해서도 다양한 고민을 했는데요, 소니 전통의 프리미엄 컬러를 상징하는 블랙과 레드 외에 가벼운 옷차림에 어울리는 화이트 컬러도 마련했습니다. 처음에는 화이트 컬러에도 배리에이션을 주려 했지만, 통계적으로 화이트 컬러는 화이트 그 자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다른 색은 섞지 않게 되었지요.
MDR-1 시리즈보다는 조금 더 캐주얼하지만 세련된 컬러감과 더욱 모던해진 디자인으로 스타일리시함도 잃지 않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컴팩트한 사이즈와 완벽한 사운드,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MDR-10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사운드부터 귀에 닿는 이어패드, 디자인까지 사용자를 위한 세밀한 부분까지 고려하여 만들어진 최고의 헤드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J
더 나은 사운드, 더욱 편리한 착용감, 더욱 아름다운 디자인의 헤드폰을 만들기 위한 소니의 노력,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지금까지 소니 스타일지기였습니다.
* 2013년 상반기 Gfk 시장조사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