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홍상수 감독의 17번째 장편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가 스위스 로카르노 영화제 대상을 수상해 화제였는데요~ 정재영, 김민희 주연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가 소니 PMW-F55로 촬영된 장편영화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J
홍상수 감독 특유의 분위기로 세계를 사로잡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영화 속 수원의 아름다운 장면들이 어떻게 PMW-F55로 촬영됐는지 궁금할텐데요~ 오늘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박홍렬 촬영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PMW-F55 촬영의 뒷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1. 로카르노 영화제 대상 수상, 홍상수 감독의 17번째 장편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우선,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로카르노 영화제 대상 수상을 축하 드립니다. 영화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영화감독 함춘수(정재영 분)와 화가 윤희정(김민희 분)의 만남과 헤어짐을 다룬 영화입니다. 가장 에너제틱하고 젊고, 새로운 감독들이 가장 많이 배출되는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아 저희 스탭들 모두 기쁩니다.
홍상수 감독님과의 인연이 꽤 깊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하하하>를 시작으로 다양한 홍상수 감독님의 작품을 촬영하게 됐습니다. 원래는 김형구 촬영감독님이라고,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를 많이 하신 분이 있는데 제가 김형구 촬영감독님의 제자입니다. 디지털 촬영을 잘할 수 있다고 소개해주셔서, <하하하>부터 같이 작업하게 됐습니다.
홍상수 감독님은 당일 아침에 대본이 나오는 등 상당히 즉흥적인 촬영 스타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촬영에 힘든 점은 없었나요?
홍상수 감독님은 영화의 우연성을 굉장히 잘 포착해냅니다. 미리 대본을 쓰면 상투적일 수 있으니까, 자신을 극한의 상황에 몰아넣은 다음에 당일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거죠. 얼핏 들으면 매우 힘들어 보일 수 있으나, 오히려 스탭이나 배우 같은 경우에는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에만 집중하면 되니까 나은 면도 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더 즐거웠습니다.
#2. 최소의 환경에서도 최대의 결과물을 끌어내는 PMW-F55의 높은 감도와 저노이즈
이번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촬영에서 PMW-F55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러 이유가 있는데, 우선은 제가 소니 HDW-F900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다뤘기 때문에 소니 인터페이스가 익숙한 것도 있었고, 로우(RAW) 촬영과 리니어 촬영이 동시에 가능해 메모리 유실 문제에 확실하게 대비 할 수 있었다는 점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높은 감도에 적은 노이즈가 PMW-F55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였습니다. 홍상수 감독님 영화처럼 적은 인원, 적은 라이팅으로 촬영하는 영화에서 높은 감도는 굉장히 강력한 무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럼, PMW-F55로 촬영한 소감을 좀 더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PMW-F55로 촬영할 때 가장 인상깊은 것은 어떤 것이었나요?
PMW-F55의 가장 큰 장점은,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한 마디로 높은 감도에 적은 노이즈입니다. 카메라의 성능을 극단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 가장 잘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홍상수 감독님 스타일의 영화, 또는 독립영화는 세팅이 완벽하게 된 상태에서 찍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닙니다. 그런 극한 상황에서 PMW-F55를 최대한 활용한 결과물은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씬들에서 PMW-F55의 장점이 드러났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예를 들어 정재영과 김민희가 만나는 복내당이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한옥인데요, 그 공간 안에서 김민희는 그늘에, 정재영은 햇빛에 앉아 있습니다. 한옥의 구조 자체가 작은 툇마루에는 빛이 닿지만 안 쪽에는 빛이 닿지 않죠. 이런 장면의 경우, 사람의 눈으로는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지만, 현존하는 카메라로 햇빛과 그림자를 함께 담아내기는 어렵습니다. 이 장면을 촬영할 때는 S-Log3로 확인하며 하이라이트 수치를 거의 110까지 올려 촬영했습니다(일반적으로는 100이 맥시멈입니다). 그리고 후반 작업에 갔는데, 이미지가 모두 다 담겨 있고 계조가 살아있다는 데 무척 놀랐습니다.
두 번째 장면은 밤 장면입니다. PMW-F55가 저조도 촬영에서 뛰어난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밤에 김민희가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은 수원 화성의 약간 높은 곳에서 밑을 보는 장면입니다. 카메라는 밑에서 올라오는 김민희를 따라오며 돌아가죠. 카메라가 위에 있고 인물이 밑에 있으니 동네 풍경도 다 보입니다. 일반적인 상업영화에서 이런 장면을 촬영하려면 조명을 위한 크레인 세 대를 써야 합니다. 시간적, 금전적으로 어려운 촬영이죠. 이런 상황에서 일단 PMW-F55를 믿고 카메라를 켜봤는데, 라이팅 한 것처럼 화면이 잘 들어왔습니다. 세팅 시간도 훨씬 줄었고요. 세팅이 끝난 후 정재영 배우에게 ‘가시죠’라고 했더니 ‘왜 이렇게 빨리 끝났냐’고 했을 정도였습니다. 겨울 밤에 촬영해 무척 추웠는데, 카메라 감도가 좋다 보니 스탭이나 배우 모두 편하게 촬영했습니다. 카메라 앞에 인물이 왔을 때의 인물 라이팅 정도만 있으면 공간 라이팅이 별도로 필요 없을 정도로 PMW-F55의 감도와 저노이즈는 훌륭했습니다.
PMW-F55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룩업을 제공한다는 것인데요.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PMW-F55의 특성을 말할 때는 3D룩을 삽입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3D를 활용한 영화는 아니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리니어 룩업과 S-Log3 룩업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를 촬영할 때는 현장 컨디션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룩업을 그때그때 선택합니다. 일반적인 카메라 같은 경우는 리니어 룩업만 적용이 가능한데, 현장에서는 뷰파인더가 아니라 모니터로 모니터링을 하다보니 리니어 룩업만 적용 시에는 디스플레이 자체의 룩업과 만나며 정보량이 왜곡돼 정확한 노출값을 알기 어렵습니다. 특히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처럼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곳에서는 정확한 정보량이 중요한데, PMW-F55는 리니어 룩업과 로그 룩업을 동시에 제공해 보다 정확한 정보량을 알 수 있습니다. PMW-F55만의 강력한 무기죠. 디스플레이에서 로그 룩업의 정보를 바탕으로 설정하면 훨씬 더 정확하게 노출 설정을 할 수 있습니다. 소니에서 사용자들을 가장 잘 배려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실제 촬영감독조합에 PMW-F55를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촬영된 영상의 색감에 대한 만족도가 궁금합니다.
일단 홍상수 감독님이 PMW-F55의 룩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색보정을 안 했으면 하실 정도로 촬영된 그 자체의 룩에 반하신거죠. 카메라에 찍힌 느낌을 그대로 스크린에 전달하고 싶다고 했을 정도입니다. 물론 후보정 과정을 거치며 완성본이 촬영본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스탭들 모두 PMW-F55의 색감에 만족했습니다.
후보정 작업을 담당하는 컬러리스트들의 의견은 어땠나요?
후반 작업을 진행 하면서도 좋다고 느꼈던 부분은, ‘이거 라이팅 안하고 찍은 거예요’라고 했던 부분이 노이즈가 정말 적었던 것과, 낮 장면에서도 색 재현력이 매우 풍부했다는 것입니다. PMW-F55의 경우는 후보정 작업에서도 풍부한 이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촬영자의 경우 빛이나 색을 통해서도 이야기와 감정을 전달하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정보량과 풍부한 데이터를 담는 게 중요한데, PMW-F55는 그런 면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PMW-F55의 장점은 로우 (RAW)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이지만, 저장 공간을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요.
아무래도 일반 HD카메라보다는 저장 공간을 많이 차지합니다. 꼭 소니 제품이어서가 아니라, 로우(RAW)로 촬영하면 어느 카메라나 같습니다. 특히 홍상수 감독님의 촬영 방식은 기본적으로 롱테이크고, 테이크도 여러 번을 가다 보니 일반적인 영화보다는 작업량이 더 많았습니다.
그러나 실제 촬영했을 때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백업 등의 문제로 어차피 메모리카드를 풀로 활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데이터의 무게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았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카메라가 내가 촬영하는 영화 안에서 이야기와 분위기를 전달하는데 어떤 장점이 있느냐는 것이니까요.
지금까지 말씀해주신 것 외에 추가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있었나요?
PMW-F55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인터페이스였습니다. 매우 직관적이라 소니에서 사용자 입장에서 많이 생각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카메라가 경량화 됐다는 것도 아주 큰 장점입니다. 카메라 자체에도 훌륭한 장점들이 있는데다, 기동성이 좋고 인터페이스까지 직관적이니 사용자로써 아주 편리했습니다.
PMW-F55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4K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인데요, 마지막으로 영화라는 관점에서 4K 촬영의 미래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다른 영화를 작업했을 때, VIP 시사를 초대형 스크린이 있는 곳에서 진행했습니다. 그 작품의 경우는 후반작업을 2K로 했는데, 스크린이 워낙 크다보니 아무래도 화면이 조금 거칠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4K로 작업했다면 큰 스크린에서도 보다 더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었겠죠. 물론,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수의 스크린이 여전히 2K화질을 제공하고 있고, 큰 화면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곳도 많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2K 화질로도 차이점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는 않습니다만, 영화관 시스템의 발전, 스크린의 대형화, 4K 기술의 발전이 함께 간다면 관객들도 더욱 선명하고 생생한 4K를 즐기실 수 있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박홍렬 촬영감독님과 PMW-F55 촬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는데요~ 다음 영화에도 소니 카메라를 활용할 정도로 이번 PMW-F55와의 촬영이 만족스러웠다는 이야기도 함께 들려주셨습니다. J 높은 감도와 적은 노이즈에 기동성까지 갖춘 소니 PMW-F55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9월 24일, 스크린에서 PMW-F55로 촬영한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를 확인해보세요. J
스타일지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