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지난 3월, 소니코리아는 소니와 함께 포토&비디오 아티스트의 꿈을 실현할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 공개 모집을 진행했고,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 속에 7인의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가 선정되었습니다.
소니 블로그에서는 프로 포토그래퍼로 선정된 작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만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순서는, 쉽게 포착할 수 없는 자연의 모습을 담아내는 풍경 사진작가 박흥순 작가와의 인터뷰입니다. 박흥순 작가의 사진은 하나하나 굉장히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담겨 있습니다. 박흥순 작가가 소개하는 ‘풍경사진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유용한 촬영팁’도 함께 들려 드리겠습니다. 지금부터 함께 만나 보시죠! :)
박흥순 작가는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이자 변화무쌍하고 신비로운 자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풍경 포토그래퍼로 활동 중이다. a7 사진전 2회, 3회 대상을 수상했으며 <소니 알파 유저 전시회> 참여, <Hi 2017 박흥순> 사진 전시 등의 활동경력을 지니고 있다.
Q.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단순하게 풍경이 좋아서 풍경사진만 10년 넘게 촬영하고 있는 사진작가 박흥순입니다. 사진을 찍은 지는 오래되었는데,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기기를 변경하면서 제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풍경 사진 촬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박흥순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아름다우면서도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이 많이 보입니다. 풍경 사진을 주로 촬영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더불어 사진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카메라를 처음 접하게 된 건 중학교 2학년 때입니다. 당시에는 사진이 좋아서가 아니라 단순히 기계를 좋아해서 카메라를 기계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도 도서관에 가서 해야 될 공부는 하지 않고 카메라 잡지나 브로셔 같은 것을 연구했었어요. 86년도에 미놀타를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고, 미놀타를 쓴 덕분에 소니로 자연스럽게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편집자주. 2006년 1월 19일 미놀타의 카메라 사업을 소니가 인수했습니다.) 타 브랜드 카메라도 모두 사용해봤지만 제 성향이나 취향이 소니와 가장 잘 맞는 것 같아서 지금까지 애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풍경사진은 말씀 드렸던 것처럼 제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찍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풍경사진은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눈으로 봤을 때 아름답다고 느껴지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평소 제가 찍은 사진에 제목이나 설명을 잘 쓰지 않습니다. 보는 이에게 저의 의도를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풍경사진으로 달력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
태풍 고니(2015년 15호 태풍)가 오던 날 친구들과 함께 파도를 촬영하러 간 적이 있습니다. 태풍이 지나가는 길을 미리 알아보고 그 지역을 앞질러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태풍이 지나가는 중간이라 그런지 비바람이 심하게 치고 날씨가 매우 좋지 않아서 원하는 사진을 촬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몇 년이 지난 후 이번에는 태풍이 지난 직후를 촬영해보자 해서 다시 사진을 찍으러 갔는데, 대구에서 감포로 넘어가는 길에서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대구에서 감포로 가는 길은 일반적으로 세 군데가 있습니다. 불국사와 보문단지를 지나가는 길인데 당시 세 군데가 모두 산사태 때문에 막혀버리게 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일기예보를 통해 태풍이 벌써 부산으로 지나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 마음이 많이 급해졌었죠. 그래서 포항까지 다시 올라왔다가 다른 길을 통해 감포로 내려갔습니다. 중간에 시간을 많이 허비한 탓에 도착하니 바다가 잔잔해지고 하늘은 맑아지고 있었어요. ‘파도 좋던 날’은 파도가 잠잠해지기 바로 직전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당시 같이 갔던 지인이 바다 앞에서 동영상을 찍겠다고 서있는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사진으로 보시면 바다와 모델이 매우 가깝게 서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앞에 자갈밭이 굉장히 넓게 깔려있어요. 망원이 주는 압축적인 느낌 때문에 그런 표현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포토샵을 이용해 노출을 조정하는 작업을 할 수도 있지만 디지털 후보정은 미묘하게 화질이 저하되곤 합니다. 처음부터 높은 화질의 결과물을 얻고 싶다면 끄네끼 기법을 활용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작가님의 작품에 담고자 하시는 기본적인 철학이나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풍경사진에 거창한 의미를 담고 싶지는 않습니다. 누군가 저의 사진을 봤을 때 편안하고 보기 좋은 사진이라고 자연스럽게 느꼈으면 합니다. 제 사진을 통해 많은 분들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일반인들은 새벽 시간에 화려하게 펼쳐지는 자연의 모습을 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제가 대신 그 장면들을 촬영해서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장소가 어딘지 물어보시는 분들께는 포인트 지점을 가르쳐드리고 있으니 기회가 되시면 멋진 장소에 찾아가 직접 자연의 모습을 촬영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Q. 작가님의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나 프로젝트는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난 1월 아산병원에서 달력사진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평소 달력사진에 대한 애착이 많아서 꼭 한번 전시회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좋은 기회가 생겨 사진전을 열 수 있었습니다.
주로 하는 프로젝트는 한 장소의 사계절을 담아내는 ‘사계절 프로젝트’ 입니다. 지금 촬영하고 있는 장소는 경주에 있는 ‘대릉원’과 ‘운곡서원’입니다. 현재까지 대릉원의 봄과 겨울, 운곡서원의 가을과 겨울을 담았습니다. 남은 계절의 사진들도 성공적으로 촬영해서 멋지게 완성하고 싶은 바람입니다.
Q. 작품 활동 중에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가장 희열을 느꼈던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인가요?
풍경사진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여름과 겨울에 촬영하기가 가장 힘듭니다. 겨울 밤에는 영하 25도 이하로 온도가 내려가고 여름에는 반대로 온도가 너무 올라가서 촬영이나 이동을 하는 게 어려워져요. 또, 풍경사진은 느긋하게 찍는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사실은 굉장히 바쁘게 촬영을 합니다. 일출의 꽃인 ‘오메가(수평선에 해가 살짝 걸쳐져 Ω-오메가 모양이 되는 현상)’ 같은 경우 그 시간이 생각보다 짧기 때문에 구상했던 각도를 맞추기 위해서는 삼각대와 카메라를 들고 뛰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희열을 느꼈던 순간은 첫 운해와 가창 오리떼를 만났던 순간입니다. 가창 오리떼를 처음 본 순간에는 머리 위에서 펼쳐지는 장관에 온몸에 전율이 흐르고 사진을 찍을 엄두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놀라운 자연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는 사진뿐만 아니라 머리 속에도 그 장면과 그 순간의 감동을 남겨두고자 합니다. 보정 같은 경우에도 출사 직후 지쳐 쓰러질 것 같이 힘들어도 꼭 그 날의 사진을 그 날 마무리하고 잡니다. 자고 일어나면 생생한 감동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자연을 특별하게 사랑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멋진 장면을 마주칠 때마다 신비롭고 신기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Q.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로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신가요?
평소에 하지 않았던 특별한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사실 풍경사진을 찍다 보면 한계에 부딪히거나 싫증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그럴 때 뭔가 새로운 전환점이 될만한 계기가 필요한데, 그 시기에 변화를 꾀하지 못하면 사진에 흥미를 잃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예전에 저한테도 갈망했던 풍경을 계속 만나지 못해서 지치는 때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다른 분야로 돌파구를 마련했는데, 그 때 처음 생각하게 된 것이 ‘라이트 페인팅’ 입니다. 사진 기획부터 도구 제작까지 모든 것을 직접 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굉장히 재미있게 작업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세 달 정도 촬영을 하다가 소재의 한계에 부딪혀 중단하게 되었는데 이번 기회에 제대로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신비로운 자연의 모습을 촬영하는 풍경사진 작가, 박흥순 작가를 만나보았습니다. 인터뷰를 하고 난 후 작품을 다시 보니 찰나의 순간을 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전해주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앞으로도 각양각색의 매력을 지닌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들의 멋진 작품들과 그 안에 담긴 스토리를 소니코리아 블로그를 통해 전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 드립니다. :)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