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소니코리아는 소니와 함께 포토&비디오 아티스트의 꿈을 실현할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 공개 모집을 진행했고,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 속에 7인의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가 선정되었습니다. 소니 블로그에서는 프로 포토그래퍼로 선정된 작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만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 사진 작가 송철의 포토그래퍼입니다.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다 사진 작가로 직업을 전향한 그의 인생에는 다이나믹하고 아찔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UV의 앨범 재킷 촬영부터 영국남자 조쉬의 웨딩사진, 그리고 제주도에서 개인갤러리인 사운드로잉을 운영하기까지 특별한 사진만큼이나 특별한 이야기가 오고 갔던 인터뷰, 지금부터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제주도에서 개인사진갤러리인 [사운드로잉]을 운영 중인 송철의 작가는 패션, 웨딩, 앨범 재킷 등 여러 분야의 상업사진과 더불어 풍경사진으로 서울과 제주 그리고 런던에서 개인전을 가질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소니프로포토그래퍼이다.
SOLO Exhibition (개인전)
2011 "A BEAUTIFUL SIGHT" 여성미래센터 herstory hall, 서울
2015 "The Sight and Scene" 도나토스, 제주
2016 "JEJUSUM" Menier Gallery, 런던
2017 “내가 당신에게 해줄 수 있는 위로” Soundrawing Gallery 제주
Q.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사진 찍는 송철의라고 합니다. 아직까지도 작가라고 불려지는 것이 어색합니다. 현재 제주도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처음엔 3개월 정도 사진 작업을 하려고 내려갔으나,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 벌써 4년째 거주하고 있으며 현재는 제주도에서 사진갤러리를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Q. 원래 음악을 전공하셨다고 들었는데, 사진을 처음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플룻이 너무 좋았고, 그러다 보니 당연하게 플룻 연주자가 되는 것이 저의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서 음대를 나와서 영국으로 갔는데 거기서 정말 우연한 계기로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영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2006년 무렵, 하우스메이트였던 당시 스포츠서울 기자분이 어느 날 저한테 “축구 경기 끝나고 선수들 취재하는 걸 좀 도와줄 수 없겠냐”고 물었어요. 그 때는 축구선수 박지성, 설기현, 이영표 선수가 영국에서 활동을 할 때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특파원을 많이 보낼 때였습니다. 축구를 좋아하기도 하고 기자석에서 경기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서 주말마다 취재를 도와드리면서 옆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더라고요. ‘사진이 아니라 음악 외에 다른 직업 또한 재미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처음 들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음악 하나만 알고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겠다’였어요. 어쨌든 사진에 대해 흥미보다는 음악이 아닌 다른 삶에 대한 호기심이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고민 끝에 음악을 그만두기로 결심했습니다.
Q. 평생 하던 일을 그만두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음악을 그만두고 바로 사진작가로서의 일을 시작하신 건가요?
음악을 그만둔 이후의 삶은 당연히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평생 음악만 하던 사람이다 보니 뭘 해야 할지도 몰랐고 무언가를 해도 모든 게 전부 서툴렀거든요.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영국이라는 나라에서 주말에는 축구선수 취재, 평일에는 식당 설거지, 요리, 서빙 등 닥치는 대로 경험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새로운 경험이라 힘들지만 행복한 시간들이었어요. 귀국을 한 이후에도 다양한 것들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유명 영어교육 회사에 상담실장으로 일했는데, 직장생활 또한 접해보지 않던 새로운 경험이었기에 나름 즐겁게 일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교육상담, 입시설명회 강연, 학원행정업무 등 모든 게 새롭고 즐거워서 주말도 반납하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하지만 회사 생활이 다 그렇듯 금세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어요. 한 번 시작하면 깊게 파고드는지라 어느 샌가 업무를 처리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그러다 보니 책상 앞에서 무료하게 앉아있는 시간이 많아지더라고요. 그리고 한창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성장해야 할 시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입시설명회나 학부모 상담을 통해 지금보다 아이에게 더 공부를 가르쳐야 한다며 등을 떠밀어야 하는 자리에 있다 보니 점점 직업적 괴리감도 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영국에서 취미로 얻은 사진을 직업으로 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졌어요. 회사를 2년을 다니면서 딜레마에 빠질 무렵 뒤돌아 보니 저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매일 출근하기 전에 일찍 일어나 사진을 찍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고민 끝에 회사를 그만두고 직업 사진가의 길을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Q. 한 때 디스코 열풍을 일으켰던 UV의 앨범 재킷도 촬영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떤 계기로 촬영하게 되신 건가요?
원래 목표를 정하면서 일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서른 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사진 일을 새로 시작하려니 제대로 된 계획이나 목표가 필요했어요. 처음에는 포트폴리오가 풍경사진 밖에 없으니까 어느 회사에서도 뽑아주는 곳이 없더라고요. 거의 100군데 가까이 이력서를 쓴 것 같아요. 그러다 한 여성의류 쇼핑몰에서 일을 하게 되었어요. 그때 제가 가졌던 생각은 우리나라 산업에서 가장 치열한 분야 중 하나가 인터넷 쇼핑몰이고 그 중에서도 여성의류 분야가 경쟁이 제일 심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4년 안에 이쪽 쇼핑몰 분야에서 가장 높은 페이를 받는 포토그래퍼가 되자는 목표를 잡았어요. 프로는 돈이 하나의 척도잖아요. 그만큼 많이 받는다는 것은 그 사람의 실력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렇게 목표를 잡았습니다.
보통 사진 보정은 디자이너가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매일 제가 찍은 사진은 무조건 제가 선택하고 직접 보정했어요. 그러면서 매일 포트폴리오를 쌓았고, 그렇게 쌓은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다른 곳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그러다 조금씩 회사에서 제시하는 조건들이 좋아졌어요. 그렇게 매일 촬영과 보정작업을 반복하며 밤을 새는 날이 1년이 조금 넘었을 때 우연히 개그맨 유세윤씨가 운영하던 쇼핑몰에서 일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UV의 ‘쿨하지 못해 미안해’라는 앨범을 시작으로 ‘집행유애’, ‘이태원프리덤’ 등 당시에 여러 이슈가 되었던 사진작업을 유세윤씨와 함께 하게 되었죠. 매일 하던 일들을 꾸준히 반복하면서 거기다 유명한 연예인까지 찍다 보니 어느 순간 기대했던 4년이라는 시간의 절반도 지나기 전에 목표를 달성하게 되었어요.
Q. 필명과 회사명이 ‘soundrawing’입니다. 소리와 사진의 절묘한 결합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견지에서 작가님의 작품에 담고자 하는 작가님만의 철학이 있으실 것 같은데, 설명 부탁 드립니다.
제 풍경사진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위로’입니다. 이번 제주에서의 전시 타이틀도 ‘내가 당신에게 해줄 수 있는 위로’랍니다. 음악을 그만두고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영국의 ‘세븐시스터즈’라는 곳으로 여행을 갔는데 그 때 그 아름다운 풍경에서 너무나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 때 받은 위로가 저를 풍경사진의 길로 이끄는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늘 얘기하는 것이 있는데 ‘사진을 좋아해서 풍경을 찍는 게 아니라 풍경을 좋아해서 사진을 찍는 것이 늘 다행이다’라는 말을 합니다.
‘사운드로잉’이란 이름은 2011년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여성미래센터’에서 열린 제 첫 번째 전시 타이틀입니다. 매일 상업사진을 찍느라 정신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풍경사진을 찍는 것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제 고등학교 후배 중 버클리에서 음악을 공부하던 재즈 피아니스트 이진주가 제 사진에 영감을 얻어 곡을 만들어 줬어요. 그리고 저와 친한 연주자들이 그 곡을 가지고 전시와 함께 연주를 한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 이름을 ‘사운드로잉’ 이라 지었답니다. 앞으로도 뮤지션들과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이나 앨범 재킷 작업은 꾸준히 하려고 합니다.
Q. ‘Candid UK’라는 작품으로 a7사진전에서 수상을 하셨습니다. 매우 자연스러운 순간을 포착하셨는데, 이런 캔디드 사진을 찍는 작가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영국 특히 런던은 제게 너무나 특별한 곳입니다. 평생 직업일 줄 알았던 음악을 그만두고 전혀 다른 인생을 살다 지금은 이렇게 사진까지 오게 된 시작점인 곳이거든요. 런던은 인종도 다양하고 살아온 환경도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제각각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 사진 속 사람들의 살아온 이야기가 궁금하고 그래서 사진을 보며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의 삶을 상상하며 풀어가는 재미가 있어요.
특별한 노하우라고 할 수는 없는데 영국에서 캔디드 시리즈를 찍을 때 장비는 a7S와 35mm, 55mm 단렌즈(SEL35F28Z, FE55.8ZA) 두 개만 사용합니다. 큰 카메라는 가만히 놔두기만 해도 앞에 있는 사람들이 긴장하게 되는데 소니 카메라와 단렌즈들은 작고 가벼워서 사람들이 의식하지 않을 때 자연스러운 모습을 빨리 담기가 용이해요. 이렇듯 작은데 풀프레임이라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며, RAW로 작업하면서 대부분의 색정보들을 가지고 있으니 후보정 작업을 할 때도 제가 원하는 느낌으로 표현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Q. 작가님의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나 프로젝트는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주도에서 6년간 찍었던 사진작업들이 가장 애착이 많이 갑니다. 제주의 자연을 2년은 여행으로 그리고 4년은 직접 살면서 작업을 했는데 그 변화무쌍한 제주의 자연을 담으면서 가장 큰 수확은 시시각각 변하는 빛에 반응하며 촬영하다 보니 ‘빛’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수확인 것 같아요. 전 늘 그래서 “제주도”가 제 사진스승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작품 활동 중에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가장 희열을 느꼈던 순간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말씀해 주시겠어요?
지난 2월에 노르웨이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곳에서 제 인생에 가장 큰 사고를 만나게 되었어요. 생애 첫 교통사고였죠. 저는 여행을 떠날 때 목적지나 별다른 정보 없이 차로 이곳 저곳 구석을 다니다 어둑해지면 근처 숙소를 잡는데 숙소에서 새벽에 나와 밤늦게 도착하는 일정의 반복이라 사실 여행 덕분에 정신이 맑아지는 것과는 별개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긴 해요. 그래서 늘 잠은 제대로 자기 위해 짧은 시간이라 할지라도 숙소를 잡는데 사고 전날은 늦은 밤이었고 근처에 묵을 만한 숙소도 없었어요. 그래서 차에서 잠을 잠깐 자고 운전을 했는데 결국 졸음운전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다행히 몸은 다친 데가 없었지만 차는 부서지고 몇 미터만 비켜갔어도 낭떠러지로 떨어질뻔한 아찔한 사고에 한동안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있는데 지나가는 모든 차들이 서서 제 상태를 체크하시고 대신 안전삼각대를 설치해주고 전화를 해주고 그렇게 모든 사고처리를 해주시더군요. 분명 아침시간이라 그들도 출근시간이었을 텐데 말이죠. 그 때 그 따뜻한 노르웨이 사람들 덕분에 금세 위로 받고 회복될 수 있었습니다. 그 노르웨이에서 작업한 사진들은 그 순간들의 투영이기에 제게는 아찔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불러일으킵니다.
Q. 선호하시는 소니의 카메라와 렌즈는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주도에 있으면서 a7R과 35mm 단렌즈(SEL35F28Z) 하나로 모든 풍경 사진, 상업 사진을 촬영했어요. 일단 바디가 작은데도 풀프레임이라는 것이 제일 마음에 드는 점입니다. 제주에 오고 나서 어쩌다 보니 웨딩사진을 찍게 되었는데 모델이 아닌 일반분들에게 큰 DSLR카메라는 부담감을 일으키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풀프레임이면서도 작은 소니 카메라는 상대적으로 부담 없는 촬영이 가능해서 좋아요. 3년이 훌쩍 지난 최근까지도 상업사진은 a7S와 a7R을 주력으로 쓰고 있었으며 이번 소니에서 후원을 받으면서 현재는 a7R II를 사용합니다. (풍경사진은 GX617이라는 중형파노라마필름카메라를 씁니다.)
Q. 영국남자 조쉬와 국가비의 웨딩 사진을 찍어서 화제가 되셨는데, 에피소드를 소개해 주신다면?
아는 지인 분을 통해 영국남자 조쉬와 국가비의 웨딩 촬영을 하게 되었어요. 두 분은 제주도 바닷가에서 결혼을 했는데, 결혼식 아침부터 날이 좋지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죠. 그런데 제주도 날씨가 그렇듯 거짓말처럼 점심부터 날이 개서 좋은 날씨 속에서 결혼식을 할 수 있었죠. 다만, 결혼식이 끝나갈 때쯤 갑자기 다시 소나기가 내렸는데 이 때 촬영한 사진들이 영화 ‘어바웃타임’의 포스터 같다며 많이들 좋아해주시더라고요.
Q.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로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신가요?
현재 광고 사진이나 건축 사진 같은 커머셜 이미지를 계속해서 촬영하고 있어요. 앞으로 소니 카메라를 통해 많은 상업 사진을 촬영하게 될 것 같고 풍경이나 파인아트작업 또한 계속해서 작업할 예정입니다. 화질이나 표현력이 좋고 무엇보다 오랫동안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작업하기에 소니 카메라만한 카메라가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에 영국에서 전시할 때 ‘너는 무슨 사진을 찍는 사람이냐’는 인터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저는 풍경도 찍고 사람도 찍고 건축도 찍고 제품도 찍고 웨딩도 찍고 앨범 재킷도 찍고 정말 다양하게 사진을 찍고 있더라고요.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촬영하는 것이 제 삶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해요. 음악을 그만두고 다양한 삶을 경험하고 싶은 욕심이 사진 속에서도 한가지 분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사진을 찍는 것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죠. 앞으로도 모든 디지털 상업사진은 소니 카메라로 작업하면서 사람들에게 이 작지만 훌륭한 카메라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Q. 사진가 송철의의 개인 갤러리 사운드로잉은 어떤 곳인가요?
제주도 성산읍의 정말 조용한 신풍리라는 마을 안에 있어요. 길가에 차도 거의 다니지 않고 근처는 전부 비닐하우스와 밭으로 둘러싸여있습니다. 그런 곳에 있는 농가 창고를 리모델링 해서 사진 갤러리를 만들었는데 좀 전에 말씀 드린 제 사진철학인 “위로”가 고스란히 담긴 갤러리입니다. 제주에 사시는 분들 혹은 여행하시는 분들이 오셔서 아름다운 사진으로 충분히 위로 받으실 수 있는 멋진 공간입니다.
지금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는 사진 작가, 송철의 포토그래퍼를 만나보았습니다.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그이기에 앞으로 공개될 작품이 더욱 기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들의 멋진 작품들과 그 안에 담긴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소니코리아 블로그를 통해 전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