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음, 무진동, 블랙아웃 없는 20fps 촬영 등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기능으로 무장한 소니 미러리스 a9은 카메라 애호가는 물론 전문 사진작가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a9 TVC 모델이 된 패션사진가 최용빈 포토그래퍼와의 인터뷰를 통해 패션, 광고사진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와 a9의 생생한 사용 후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내용을 통해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
최용빈ㅣ패션사진가
최용빈 작가는 용장관 스튜디오 및 아티스트 그룹 에이전시인 TEO 소속으로 보그, 바자, 에스콰이어 등의 패션 잡지와 유수 기업의 광고 작업 등 전문 포토그래퍼로서 업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현재 사진가협회 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경일대학교 특임교수를 역임했다.
Q.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패션사진가 최용빈입니다.
Q. 다양한 사진 분야 중에서 패션/광고 사진을 시작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사진 자체는 순수하게 멋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제품사진을 촬영하는 친척 형의 스튜디오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넓은 스튜디오와 조명이 어우러지는 느낌이 정말 멋있고 신세계처럼 다가오더라고요. 그때부터 열심히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 같아요. 사진과에 진학한 후에는 멋있는 사진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처음에는 좋은 사진을 봐도 이게 왜 좋은지 잘 몰랐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진에 대한 저의 관점이 생기더라고요.
그 때 제일 하고 싶었던 게 패션사진이었어요. 한국에서 제일 트렌디한 사진을 찍는 스튜디오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때는 가장 트렌디한 사진이 앨범 재킷이었거든요. 무작정 앨범 재킷을 촬영하는 스튜디오에 찾아 갔어요. 방학 때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죠. 그게 패션 사진을 하게 된 큰 계기가 된 것 같아요. 7년 정도 이 스튜디오에서 어시스트로 일했는데 듀스, 쿨, 룰라 등 당시 내로라 하는 가수들의 앨범 재킷을 촬영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경험이 많이 쌓인 것 같아요. 이처럼 한 가지를 오래했기 때문에 소니 카메라 모델이 되는 과정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Q. 수많은 모델들과 패션 화보 촬영을 진행하고 계신데, 작가님께서 패션/광고 사진 촬영을 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밸런스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옷이든 색이든 화려하고 강한 것들을 조금 덜어낸 사진을 좋아해요. 사진을 찍을 때 프레임을 보면서 ‘어떻게 이 프레임 안에 다양한 요소들을 잘 정리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Q. 패션과 광고 사진 분야는 유행에 가장 민감하면서도 독창성이 요구되는 분야라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영역에서 작가님만의 컬러를 유지하기 위해 하는 노력과 작가님만의 강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추구하는 사진은 오랫동안 봐도 촌스럽고 이상하지 않은 그런 사진이에요. 그렇다 보니 오히려 유행을 많이 따라가지는 않는 편이에요. 아이디어를 얻을 때는 그림이나 영화 등 사진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 영감을 얻으려고 하는데, 그게 더 어렵지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 ‘카모메 식당’을 만들었던 감독의 ‘안경’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그 영화를 보면서 굉장히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무언가를 바라볼 때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는 좀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느끼는 것 같아요. 바다를 보거나 바람 소리를 들을 때도 그냥 스쳐 지나가지 않고 그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들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Q. 패션 화보나 광고 사진을 진행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은 미국 LA에서 진행한 퍼렐 윌리엄스 촬영이에요. 퍼렐이 한국에 공연을 왔을 즈음인 2015년도였는데 당시 저는 뉴욕에서 다른 나라의 매거진 커버 촬영을 하고 있었어요. 어릴 때부터 퍼렐의 음악과 패션을 굉장히 좋아했기 때문에 촬영요청을 받은 날 다른 일정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양해를 구한 뒤 LA로 떠나게 됐어요. 선약을 굉장히 잘 지키는 편인데 그 날은 퍼렐 윌리엄스 촬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어요. 웬만한 배우들 앞에서도 떨지 않는 편인데 그 날은 정말 많이 떨렸어요. 첫 컷을 찍은 뒤 퍼렐이 아무 말 없이 모니터링을 하는데 조금 지나 정말 마음에 든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사진가로서 누가 제 사진을 만족스러워한다는 것은 제일 큰 칭찬인데,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제가 찍은 사진을 좋아해준다는 게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더라고요.
Q. 사진작가로서 카메라 모델이 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셨을 것 같은데, a9 모델 제의가 들어왔을 때 기분이 어떠셨나요?
사실 모델보다는 카메라가 굉장히 궁금했어요. 내 색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카메라를 만나고 싶은 시점이었거든요. 장비를 바꾸고 싶은 욕구가 굉장히 클 때 소니에서 제의가 들어왔고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먼저 카메라를 받아서 써볼 수 있는지 물어봤어요. 이후에 a9을 미리 받아서 사용했는데 첫 느낌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스튜디오에서 정밀하게 테스트를 하고 리터쳐들에게 차이점도 물어보고 하다가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카메라라는 생각이 들어서 실전에서도 활용을 하게 됐어요. 사진가에게 카메라를 바꾼다는 건 정말 중대한 일인데, 이 결정을 하기까지는 2주 정도의 시간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괜찮았어요.
Q. 지금껏 여러 종류의 카메라를 사용해보셨을 것 같은데, a9에 대한 첫인상이 궁금합니다.
첫 인상은 진짜 단순했어요. ‘잘 만들었다, 나만 쓰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웃음) 다른 사람한테 알려주기 싫은 그런 기분 있잖아요. a9은 이미 검증이 필요 없는 카메라인 것 같아요. 좋고 나쁘고의 문제보다는 본인의 색깔과 잘 맞는지 안 맞는지가 중요할 것 같아요. 제가 이 정도로 편하게 느낄 정도면 다른 분들도 무리 없이 편하게 쓰실 수 있을 거에요.
Q. 이번 a9 광고의 메인 카피가 “나의 예술이 당신의 예술을 방해하지 않도록”입니다. 실제 패션화보 및 공연, 인물 촬영에 있어서 이러한 a9의 특성이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시나요?
촬영을 할 때 모델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데 a9의 무소음 기능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다양화되었다고 생각해요. 카메라 셔터 소리에 맞춰 모델이 움직일 수도 있는 거지만 무소음으로 자연스러움을 캐치해낼 수도 있는 거거든요. 성능으로 보면 굉장히 월등해요. 가끔 ‘동영상을 찍고 그 중에서 좋은 장면을 캡쳐해서 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얘기를 하는데 그 말의 상당 부분을 달성한 카메라가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 더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될 것 같아요.
Q. a9을 패션/광고 촬영 현장에서 사용해 보신 소감이 어떠신지, 렌즈는 어떤 렌즈가 가장 마음에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무소음과 20연사가 굉장히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제가 정말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고 싶을 때 도움이 많이 돼요. 틸트가 되는 것도 굉장히 좋아요. 모델하고 아이컨택 하면서 긴장감을 풀어줄 수도 있고 특히 뷰티 촬영을 할 때는 각도에 따라 굉장히 큰 차이가 나타나거든요. 패션이 전신을 찍는 거라면 뷰티는 얼굴 안에서 숨은 그림을 찾듯이 예쁜 부분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섬세함을 필요로 해요.
렌즈는 뷰티를 찍을 수 있을 정도라면 다 좋은 렌즈라고 생각해요. 색수차가 많이 생기거나 왜곡이 있으면 리터칭을 했을 때 화질이 다 뭉개지거든요. 예전에는 선예도가 높은 단렌즈를 주로 사용했는데 소니는 줌렌즈를 써도 결과물이 나쁘지 않아서 SEL70200GM 렌즈를 자주 써요.
Q. 패션이나 뷰티 사진 외에 개인적으로 찍는 사진도 있으신가요?
어릴 때부터 풍경사진을 좋아했어요. 필름 카메라를 쓰던 시절에 여기저기 들고 다니면서 정말 많이 찍었어요. 예전에 제가 찍은 풍경사진들이 2000년대 초반 간행된 박범신 작가님의 에세이집에 실리기도 했어요.
Q. 사진을 공부하는 수많은 학생들이 최용빈 작가님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후학 양성을 위한 활동도 많이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이처럼 사진을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사진을 시작하는 친구들이나 공부하는 친구들하고 만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제가 학교를 다닐 때에는 유명한 사진가를 만나거나 체계적이고 실무적인 것들을 배우기가 굉장히 어려웠거든요. 제가 출강했던 대학교에는 현재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사진가분들이 교수진으로 계시기 때문에 학교를 다시 다니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굉장히 학생들이 부러워요.
일단 학생들에게는 열심히 배우고 눈높이를 높이는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내 눈높이가 높아져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어야 남들과는 다른 사진을 찍을 수 있고 결국에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너무 기술적인 것에 치중하다 보면 결국엔 남을 따라 하는 사진이 되어버릴 수 있어요. 또, 포토그래퍼라는 직업의 장점 중 한 가지가 ‘노는 것도 하나의 공부가 되는’ 직업이라는 거에요. 학생들도 사진 외적인 것에 관심을 많이 갖고 듣는 것, 보는 것, 노는 것에서 모두 배웠으면 좋겠어요.
Q. 작가로서 혹은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가요?
유명 사진작가 리차드 아베든처럼 패션 현장에서 평생을 사진가로서 산다는 것은 굉장히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백발이 돼도 촌스럽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그 사람과 일하고 싶어한다는 거잖아요. 저도 백발이 될 때까지 패션, 뷰티 사진을 계속 찍고 싶은 마음입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사람들이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사진가가 되고 싶어요.
지금까지 Sony a9 TVC 모델 최용빈 포토그래퍼와의 인터뷰를 만나보았습니다. a9은 어떤 분야에서도 기대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카메라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Sony a9에 대한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