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소니코리아에서는 여러분의 퀄리티 높은 사진 생활을 위해 프로 사진작가들의 촬영 노하우를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이원석 작가가 소개하는 ‘풍경 사진을 촬영할 때 작가의 시선을 표현하는 렌즈 선택법’입니다. 풍경 사진이라고 하면 대개 광각렌즈로 촬영한 광활한 느낌의 사진을 떠올리게 됩니다만, 그러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면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느낌 있는 풍경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럼, 만나보실까요?
이원석 | 공간 사진가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사진학을 전공하였으며 현 스튜디오 카리야스 대표 및 공간 사진작가이다. EBS의 방송 사진 전문 패널로 활동 중이며 SEGD Award등 다수의 수상경력이 있다.
#사진과 공간, 거울과 창
존 그저코우스키(John Szarkowski)는 현대 사진이 두 개의 부류로 나누어진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우선 사진을 자기의 심리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생각하는 사람으로, 작품을 작가 자신을 반영하는 거울(mirror)로 보는 것이고, 둘째는 사회 탐구의 수단으로 생각하여 사진을 통해서 세상을 알게 만드는 창(window)으로 여기는 것이죠.
저는 우선 전자에 가깝습니다. 모든 공간을 바라볼 때, 내 안의 공간을 혼자만의 영역이 아닌 타인의 영역으로 확장시켜 소통의 공간으로 표현합니다. 이러한 제 사진에 대한 관점을 바탕으로 앞으로 소니코리아 블로그/포스트를 통해 제가 생각하는 사진과 공간, 그리고 당신만의 공간을 사진으로 담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풍경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어렸을 때 밥상 맞은편에 풍경화가 걸려있었는데, 전 밥을 먹을 때마다 매번 그림 안에 들어가서 그날 그날의 감정의 변화에 따라 여러 상상을 하곤 했습니다. 풍경화는 저의 예술세계를 구축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아직도 저를 설레게 만듭니다. 여행을 떠나면서 어렸을 적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공간을 만난다면, 여러분들은 어떤 느낌으로 사진을 표현하고 싶으신가요? 같은 풍경에서도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감정을 경험합니다. 이는 사진에 고스란히 나타나기 마련이죠.
#정확한 시선을 표현하는 렌즈가 중요
오늘은 풍경사진을 촬영할 때 렌즈를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풍경 사진은 자신이 바라보는 정확한 시선이 필요합니다. 렌즈의 선택에 따라서 느낌 차이가 크기 때문에 다양한 렌즈를 통해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렌즈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고르기 어렵다면, 어떤 풍경을 담고 싶은지를 먼저 생각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런 다음, 렌즈를 선택하시면 여러분의 감정을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습니다.
1) 망원렌즈로 표현하는 특별함
원거리에 있는 피사체를 배경과 같이 부각시켜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다면, 망원렌즈를 사용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풍경은 무조건 광각렌즈로 촬영해야 돼!'라는 편견은 버리세요. 망원렌즈로 촬영하면, 멀리 있는 배경도 화면에 크게 찍히면서 프레임에 오브제들로 가득 찬 특별한 풍경 사진을 얻게 되실 겁니다.
tip. 원거리에서 명확한 주제가 있는 풍경 사진을 표현하고 싶다면, 초점거리가 100mm 이상이 되는 망원렌즈를 선택하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2) 표준렌즈로 표현하는 조화로움
저는 여행 중에 차로 이동하면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고 인생을 되짚어보기도 합니다. 물론 운전하면서 사진을 촬영하면 안 되겠죠. 안전하게 조수석에 앉아서 창 밖의 공간을 감상할 수 있다면 그 순간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는 것은 여행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차 안에서 바깥 풍경을 담기에 적절한 렌즈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선 표준렌즈를 장착하면 구도에 불필요한 요소들이 제거되면서 원하는 풍경을 사진으로 잘 담을 수 있습니다. 만약 망원렌즈를 장착하였을 때는, 셔터스피드를 빠르게 설정해야 합니다. 차량의 진동과 초점거리가 길어서 흔들린 사진이 많이 나오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 광각렌즈는 풍경보다는 차량 실내 공간이 더 많이 나오기 때문에 차량의 유리문 프레임을 같이 담고 싶을 때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tip. 프레임 주변에 불필요한 요소가 있다면, 50mm 초점거리에 근접한 표준 렌즈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근거리와 원거리의 풍경을 모두 조화롭게 잘 표현해줍니다.
전 위 사진을 담은 후에 렌즈에 바닷물이 잔뜩 묻어 수리 센터를 찾았고, 지갑을 열어야만 했습니다. 바닷물에는 장사가 없죠. 그래도, 제게 누군가 저 상황에서 저 사진을 다시 찍겠냐고 물어보면, 전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 순간, 그 공간에 제가 있었다는 증거니까요.
지금까지 이원석 작가의 풍경 사진을 위한 렌즈 선택 요령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양한 렌즈를 사용하는 것으로, 단순히 경이로운 풍경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촬영자의 의도를 담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 장소에서 촬영을 하더라도 개성이 살아있는 풍경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앞으로도 작가의 촬영 노하우는 계속될 예정이오니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