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얼마 전, RX 시리즈 사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SonyRXmoments 인스타그램 포토 콘테스트 2018'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무려 5,600여점의 사진이 접수되었고, 전문 사진작가들의 심사를 통해 대상을 포함한 총 130명의 수상자가 선정되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Two by two”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수상한 노해인(@navybluesky)님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Q.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저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요. 전공도, 일도 사진과는 거리가 멀지만 사진은 제가 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고, 또 잘 하고 싶은 욕심이 넘치는 취미죠. 아직 사진을 제대로 배운 적은 없어요. 혼자 사진을 찍고 편집 튜토리얼을 찾아보면서 실습해보고, 작품을 만든다기보다는 실험에 가깝게 좌충우돌하며 스스로 조금씩 배우는 중입니다.
Q. 2018 #SonyRXmoments 인스타그램 포토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처음 도전한 콘테스트에서 큰 상을 받아서 정말 기뻐요. 뜨거운 사막의 햇볕 아래 무방비 상태로 앉아 새카맣게 타가면서 기다렸다 찍은 사진으로 이렇게 대상까지 받으니 뿌듯해요. 앞으로도 RX카메라와 함께 아름다운 곳을 여행하며 사진을 많이 찍고, 다른 콘테스트에도 출품해보고 싶어요. 상을 받게 되든 못 받든 사진을 구상하고 찍기까지 준비하며 많이 배우게 되니까요.
Q. 그림자가 길게 드리운 사막으로 두 사람이 지나가는 순간을 만나기 쉽지 않으셨을 텐데, 촬영 당시의 상황이 어땠는지, 어떤 의도로 이 사진을 촬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The Mosque: 모로코 카사블랑카에 있는 하산 2세 모스크입니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이슬람 사원이죠. 카메라에 넉넉히 담기에 너무나 크지만, 욕심을 버리고 (말 그대로) 뒤로 물러서면 새로운 프레임이 나타나요.
Maze: 하산2세 모스크에 있는 수돗가입니다. 사람들이 기도하러 사원에 들어가기 전에 몸을 씻는 곳이에요. 제게는 이슬람 건축이 참 매력적인데, 저런 패턴과 색의 조화는 볼 때마다 아름답고 볼수록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Corridor: 하산 2세 모스크 일부. 화려함이 단순한 선을 타고 우아하게 흐르는 아름다움은 언제나 제 발을 꼭 붙잡고 사진을 찍고 나서도 쉽게 놓아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기다림: 마라케시 메디나에서 가고 싶은 대로 돌아다니다. 고양이 여러 마리가 일제히 한 곳을 빤히 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쳐다보니 한 정육점 앞이었어요. 정육점 아저씨가 고기를 손질하다가 한 점씩 던져주곤 해서 자기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이 귀여워 사진 찍을 준비를 하는데 그 사이 자전거가 지나가며 대부분은 도망갔지만 저 녀석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Before the Sandstorm: 사하라 사막에서 일몰을 보러 가는 길에 걸어가는 낙타의 등 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길게 드리운 그림자를 남기고 싶어 흔들리는 와중에 찍은 사진인데 이 사진을 찍자마자 앞의 먹구름을 가리키며 모래폭풍이 오고 있기 때문에 밖에서는 일몰을 볼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Sunny Side Left: 사하라 사막에서 해가 뜰 때, 해가 뜨는 그 장면도 좋지만 해가 서서히 떠오르며 모래의 색과 모래알갱이들이 만들어내는 그림자가 조금씩 변하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Tannery Workers 1, 2: 페스의 가죽 염색장에 들어서면 차라리 코가 없었으면 좋겠다 싶을 만한 냄새에 머리가 멍해지고, 그 냄새에 조금 익숙해질 때쯤엔 옥상에 올라가 가죽 염색장을 내려다 볼 수 있어요. 몇 년 전 이 곳에 처음 왔을 때에는 알록달록한 색이 예뻐 보이기만 했는데, 이번에 다시 가니 사람이 먼저 보였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고된 노동을 하고 삶을 꾸려가는 일터인데 냄새에 투덜댔던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가죽을 다듬고 물을 들이는 동안 그 곳의 색을 함께 입어가는 그 모습을 한참 바라봤던 것이 생각납니다.
대화: 셰프샤우엔의 파란색에 취해 골목길을 걷다가 공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여워 골목 한 켠에 숨다시피 하며 잠시 지켜봤는데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토라진 듯 한 아이가 공을 안은 채 계단에 앉자 다른 한 친구도 곁에 앉고, 또 다른 친구는 무언가를 열심히 이야기하는데 알아들을 수는 없어도 마치 알아듣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을 담아보았습니다.
Colours of Life and Licorice: 여행 막바지 셰프샤우엔의 한 골목에서 발견한 염료들을 보고 있자니 그동안 모로코를 여행하며 발견했던 색들이 그곳에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A Green Door: 탕헤르 근교에 위치한 바닷가 마을 아실라에서 만난 이 대문은 시선을 빨아들일 듯한 초록색으로, 흰색 벽과 간결한 대비를 이루는 것부터 시작해 왠지 모르게 문 뒤의 모습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키는 문이었습니다. 이슬람교에서 초록색은 천국의 색이라는데, 천국으로 가는 문도 이런 모습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Q. 모로코에서 꼭 해보면 좋은 것 혹은, 꼭 가봐야 하는 곳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꼭 유명한 곳이나 관광지에 가지 않아도 어느 도시에서든 곳곳에서 숨은 매력을 찾을 수 있어요. 그래도 제가 가 본 곳 중에 고르라면, 마라케시를 꼽고 싶어요. 붉은 벽으로 둘러싸인듯한 느낌을 좇아 거리를 산책하는 것도 좋고, 메디나에도 꼭 가보시기를 추천해요. 어차피 지도를 보고 다녀도 길을 잃을 곳이니 아예 마음을 비우고 마음껏 발 닿는대로 걸어보시고 구석구석 다녀보세요. 좁고 복잡한 시장 골목에서 길을 잃을까 염려할 에너지를 눈앞에 펼쳐지는 소소한 풍경에 쏟으면 길을 잃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몰라요.
그리고, 사하라 사막도 추천합니다. 맨발로 낙타 배를 쓰다듬으면서 사막을 가로지르고, 일몰과 일출도 보고, 무엇보다도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별로 가득한 밤하늘이에요. 별과 나 사이에 청량한 공기만 가득한 한밤에 사막에 누워 하늘 가득한 별을 보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에요.
Q. 여행지에서 사진을 찍을 때, 특별히 고려하고 촬영하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풍경사진의 경우 제가 가려고 하는 곳의 사진들을 많이 검색해보고, 나라나 지역 등 구체적인 장소의 정보를 모르는 경우, 혹은 어느 도시 안에서 궁금한 뷰포인트가 있는 경우 구글맵을 이용해 그곳에서 사진을 찍기 좋은 시간과 장소를 미리 체크해요. 밑그림을 그리듯 구도를 구상해보기도 하고요. 거리 풍경의 경우에는 제가 만날 가능성이 있는 장면을 머리 속에 미리 그려보기도 하지만 주로 그 순간의 직감에 맡기거나 운 좋게 10~20초라도 미리 예상할 수 있는 경우엔 여유 있게 구도를 잡거나 전속력으로 질주를 하기도 하죠.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조용한 관찰자가 되는 것을 좋아해요. 예전에 런던에서 사슴이랑 다람쥐 같은 동물들 사진을 찍으려고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연습을 하면서 느낀 건데, 제가 조용하게 배경에 스며든 채로 대상을 사진에 담고 그 사진을 통해 조곤조곤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저한테 맞는 것 같아요.
Q. 여행용 카메라로써 RX 시리즈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RX 카메라는 우수한 기능과 휴대성을 동시에 갖춘 카메라라고 생각해요. 이번 모로코 여행을 앞두고 RX100V를 구매했고, 이 작은 카메라에 푹 빠졌어요. 전문 사진가라면 장비를 챙겨 다니는 것을 귀찮아하지 않아야 할거고, 더군다나 촬영을 주 목적으로 해외에 나간다면 여러 대의 렌즈와 카메라를 챙기는 것이 불가피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 여행이라면 휴대가 용이한 것도 큰 장점이죠. 노력하기에 따라 얼마든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고, 가지고 다니는 부담도 없으니 여행용 카메라로써는 적격이라고 생각해요.
Q. 다양한 나라에서 사진을 촬영하셨는데 그 동안 여행하셨던 장소들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인생여행지’가 있으신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모든 여행에서 각각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여행지 중 하나는 조지아에요. 수도 트빌리시도, 와인이 많이 생산되는 카헤티 지방의 소도시들도,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카즈베기도 한 곳 한 곳이 모두 사랑스럽고, 이동하는 길마저도 눈이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조지아를 여행하면서 전반적으로 소박한 버전의 이탈리아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코카서스 산맥과 넓은 들판, 그리고 그 사이에 드문드문 쉬듯이 자리잡은 오래된 도시들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여유를 주고 저절로 행복해지더라고요.
그리고 영국 런던도 기억에 남아요. 유학할 당시에도 다른 도시에서 기차를 타고 여러 번 갔고, 재작년에는 잠시 일을 쉬고 몇 달 동안 가 있었지만 아직도 보고싶은 것도, 사진에 담고 싶은 것도 넘쳐나는 끝없는 매력을 가진 도시에요. 지루하거나 외로울 틈도 없지만 지치거나 지겹지도 않죠. 같은 장소에 가도 늘 새로워요. 많은 분들이 날씨에 대해 불평하는 것을 많이 들었지만 저는 런던이 가장 런던다운 순간은 구름이 몰려오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릴 때라고 생각해요.
Q. 작가님께서 앞으로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는 어디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덴마크, 아이슬란드랑 페로제도에 가보고 싶어요. 덴마크에 가면 코펜하겐과 오르후스에서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실물과 박물관에서 많이 보며 공부도 하고, 아름다운 거리도 하염없이 걷고 싶어요. 아이슬란드와 페로제도는 가능하다면 기간을 최대한 길게 잡아 자연 풍경에 푹 빠졌다 오고 싶어요. 제 구글맵에는 이미 세 곳 모두 찾아가볼 곳과 사진을 찍을 뷰포인트를 표시한 탭으로 가득해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노해인님에게 RX란?
“항상 여행을 함께 하고 싶은 여행 동반자”
지금까지 #SonyRXmoments 인스타그램 포토 콘테스트 대상 수상자 노해인(@navybluesky)님의 인터뷰를 함께 보셨습니다. 마주치는 풍경마다 하나같이 아름다운 모로코라면,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마음이 가는 곳으로 하염없이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