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책에서도, 노래 가사에서도, 많은 곳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을 흔히 하곤 합니다. 지금처럼 밤낮 없이 우는 매미도 여름이 지나면 거짓말처럼 사라질 테고, 눈부시게 푸른 녹음도 몇 달 뒤면 늘 그랬듯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을 텐데요.
이렇듯 영원하지 않고 자꾸만 변화하는 것들을 담는 작가가 있습니다. 국내 사진 및 영상 아티스트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는 Sony Artisans 프로그램의 2기 우승자이기도 한 서맹호 작가는 ‘Tiger Seo’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항상 즐거움을 주던 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담아두고 있죠. 작가의 이런 작품을 보고 있자면 익숙한 풍경인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세상에 없는 신비로운 풍경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한국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변하기 전에 추억으로 담아두는 사진작가, 서맹호 작가를 소니코리아가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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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소니코리아 블로그 채널 구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의 풍경과 자연을 아름답게 담아 국내·외에 알리고 있는 작가 서맹호입니다. TigerSeo Photo Academy를 통해 사진 촬영과 리터칭 교육을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저는 국내/외 반도체 회사에서 회로를 설계하는 엔지니어 출신인데요. 재직 시절 카메라와 관련된 Step Motor, DC Motor 드라이브 IC, CMOS Sensor, Batter Charger, Protection IC 등을 설계하며 자연스럽게 카메라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고, 그 때를 계기로 지금까지 사진을 촬영하고 있습니다.
Q. Sony Artisans 프로그램에 대해 잘 모르는 구독자분들을 위해 프로그램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Sony Artisans은 소니코리아에서 국내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일종의 인재 발굴 프로그램입니다. 2기 때에도 저뿐만 아니라, 인물, 패션, 수중, 영상 촬영을 하는 정말 다양한 10명의 작가가 함께했어요. 단순히 소니의 장비를 체험해볼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소니와의 다양한 협업 기회들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Q. Sony Artisans은 늘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모이는 점이 큰 특징인데요. 그 중 서맹호 작가님은 풍경과 자연이 중심이 되는 작품들이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이 느끼는 풍경 사진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사실 저는 풍경과 자연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를 촬영합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풍경과 자연에 매료되는 이유는 항상 그 자리에서 영원할 듯한 아름다운 모습들이 자꾸 사라지고 변형되는 것을 봐왔기 때문이에요. 바라보면서 힐링하고 즐기던 것들이 더 이상 곁에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사라질 순간의 아름다움을 잘 포착해서 추억으로 담아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덕분에 풍경과 자연을 가까이하게 되었습니다.
Q. 작가님의 작품은 늘 우리가 아는 자연의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없는 장소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신비로움이 느껴집니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촬영 및 후보정 과정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포인트나 특별히 노력하시는 점이 있을까요?
제가 풍경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바로 ‘관찰’입니다. 매 순간 하나도 같지 않은 풍경을 가능한 머릿속에 남겨두기 위해 주변 상황을 꼼꼼히 관찰하는 편이죠. 그리고 그 기억을 토대로 무엇이 가장 흥미로웠는지, 어떤 부분이 가장 아름다웠는지를 떠올리며 주제를 선정하고 보정을 합니다. 여기에 제 상상력을 더해서 새로운 풍경 이미지를 만들어 보는 것도 빼놓지 않는 습관입니다.
Q. Sony Artisans 활동을 진행하며 소니의 다양한 카메라와 렌즈를 접하셨을 텐데, 그 중 가장 추천하는 카메라와 렌즈 조합이 있을까요?
활동 당시 Alpha 7R V(이하 A7R5) 제품을 사용했는데, 풍경작가인 저에게 있어서는 나무랄 데가 없는 완성형 바디라고 생각했습니다. 성능은 물론이고 다양하고 편리한 기능들 덕분에 작업이 수월해졌고, 제가 원하는 높은 퀄리티의 작품도 담을 수 있었죠. 여기에 SEL1224GM 렌즈까지 더하니 금상첨화였습니다. 초광각 렌즈가 이럴 수도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웠죠. 초광각 렌즈에서만 표현할 수 있는 구도와 SEL1224GM 렌즈의 퀄리티 덕분에 요즘 풍경 사진에 또 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Q. 작가님의 사진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누구나 아름다운 풍경과 자연을 보면 감탄하듯,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그 순간은 영속되지는 않고, 아주 짧거나 잠깐일 뿐이죠. 그래서 지나가고 없어지는 것이지만 그 순간을 영원히 남기고 공유하고 싶습니다. 제 작품을 보고 아름다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미소 지어주는 분들이 있는 한 계속해서 아름다움을 찾아 남기고 싶습니다.
Q. Sony Artisans은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니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은데요. 기억에 남는 일화나 인상깊었던 활동이 있었을까요?
이번 활동을 하면서 영광스럽게도 좋은 성적을 거둬서 알파 프로페셔널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촬영을 하며 영상 촬영은 어떻게 하는지, 훌륭한 영상 감독님들의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엿볼 수 있었던 점이 큰 경험이 되었죠. 제게는 일상인 밤샘 야간 운전에 종일 고생하시면서도 즐겁게, 또 열정적으로 촬영에 임하시는 감독님들과 스태프 분들을 보며 작업은 이렇게 하는 거라는 마음도 들었고요. 이 자리를 통해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Q. Sony Artisans 활동을 진행하며 작업한 작품 중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사진이 있을까요?
이 사진은 감악산 출경다리 설경입니다. Sony Artisans 활동 이전부터 짙은 안개가 끼거나 설경의 감악산 출경다리 촬영을 구상하고 있었는데요. 활동 중 드디어 폭설 예보가 있어 오전 7시쯤 어둠 속의 감악산에 도착했더니 흐리기만 하고 눈은 오지 않아 실망하며 기다렸던 기억이 있네요. 3시간 정도 기다리자 폭설이 내리고, 드디어 아무도 없는 저만의 쇼타임이 시작되었습니다.
하늘로 향하는 구도를 만들기 위해 바닥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좌우 대칭을 만들어 촬영했습니다. 눈이 오면 흔히들 플래시를 이용하여 눈이 오는 설경을 담기도 하지만, 이 경우는 양옆에 나무가 있고 다리 기둥이 있어서 고요한 산 속의 외로운 다리를 표현하는 데에 오히려 방해가 될 것 같았죠. 때문에 플래시는 사용하지 않고 설경의 감악산 출경다리를 담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플래시를 사용하여 눈을 표현한 사진보다 분위기가 훨씬 잘 전달되는 것 같아 이 작품을 좋아합니다.
Q. 어떤 분들께 Sony Artisans 활동을 추천하고 싶으신가요?
마음 같아서는 사진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께 추천하고, Sony Artisans 활동에 도전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지난 5개월 간 활동하며 지금까지 매번 해오던 루틴 속에서 다른 분야 작가님들과 만나고, 사진을 기획하고 촬영하여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도전하고자 하는 욕심이 많이 생겼거든요. 현재 운영중인 Tiger Seo Photo Academy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많이 알리고 싶고,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꾸준히 한국의 자연과 풍경을 해외에 알리는 일, 해외 풍경 촬영도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죠.
Q. 마지막으로, 사진작가를 꿈꾸는 분들께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저는 처음부터 사진작가가 되어야지 하며 사진을 시작하지는 않았습니다. 카메라와 잠시 인연이 있어서 공부하고, 사진을 담으며 즐거움을 느끼는 동안 저도 모르는 사이에 여기까지 오게 된거죠. 지금도 사진이 좋고, 출사를 나가거나 돌아오면 설레는 마음으로 파일을 열어봅니다. 사진을 시작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스트레스 받지 않는 작가가 되라고 말하고 싶네요. 몸과 정신이 모두 건강하고 즐거우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