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본래의 아름다움을 지키는 사진가 신재국입니다.
저는 보정 없이 구도와 조명을 이용하여 피사체의 색감을 최대한 그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촬영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 이렇게 스스로를 소개해보았습니다.
저는 사진 작가인 동시에 소니코리아 직원으로 과거 풀프레임 제품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고, 현재는 소니 알파 아카데미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니 알파 아카데미 강의를 진행하면서 많은 곳을 다니고 있지만 오늘은 일상에서 찾기 쉬운 곳으로 안내하려고 합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산과 바다로 멀리 출사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평범한 일상을 프레임에 담는 매력이 있는데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과도 일상에서 찾는 아름다움을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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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곳은 “문래동 창작촌”입니다. 과거 기계과를 전공한 동네 친구들 몇몇이 문래동 철공소에서 일을 한 적이 있어 종종 들리곤 했습니다. 가끔 그때의 친구들을 생각하면 기름 범벅이 된 옷, 땀냄새 그리고 쇳가루의 이미지로 떠오르곤 합니다. 그때 그 시절에는 전국에서 기계일을 한다는 사람들이 문래동 철공소를 한번은 거쳐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지금이야 철강 산업이 쇠퇴하며 빈 건물이 늘어 예전 같은 풍경을 보기는 힘들게 되었지만요. 옛 철공소의 흔적만 남은 낡은 건물,철문과 벽에 예술인들이 그려낸 그래피티가 모여 빛을 내기 시작하며 만들어진 게 지금의 문래동 창작촌입니다.
철이 주는 강한 느낌, 대문과 벽마다 표현된 각각 다른 이미지들의 강렬한 색감, 주홍빛깔의 가로등 불빛이 만나 만드는 이미지의 특성상 이 곳에서 촬영한 사진들은 부드럽다기 보다는 진하고 강렬한 느낌 드는데요. 제가 문래동에서 촬영한 사진들도 진한 색감, 강한 대비의 사진들이 대부분이죠. 이런 지역적 색깔을 잘 담아내는 것이 골목길 출사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가의 도구, 카메라와 렌즈
문래동에 대한 연원을 짧게나마 알려드렸으니, ‘일상 가까이 멋진 풍경의 포착’이라는 주제에 따라 문래동 창작촌 골목 가득한 그래피티 예술을 사진에 아름답게 담아낼 수 있는 저만의 팁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음식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맛집 이야기가,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화장품이나 패션이 뜨거운 이야깃거리라면, 사진가에게는 어떤 카메라와 어떤 렌즈를, 어떻게 활용했는가 하는 것이 항상 즐거운 대화 소재인데요. 제가 사용한 장비와 함께 추천 장비들도 소개해보겠습니다.
카메라 바디
카메라는 바디(BODY)와 렌즈로 나눌 수 있죠. 사실 대부분의 소니 카메라 바디는 진한 색감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입문자분들에게는 추천한다면, 여러 바디 중에서도 특히나 크리에이티브 룩 기능이 있는 제품들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저는 고화소의 A7R5 또는 A1 바디를 사용하였지만, 크리에이티브 룩이 있는 ZV-E10M2나 A7C2라면 촬영 스킬과 부족하거나 아직은 사진과 덜 친하신 분들도 충분히 멋진 색감의 사진을 촬영하실 수 있습니다.
카메라 렌즈
우리가 찍으려고 하는 그래피티는 철공소 대문이나 벽 같은 단면에 그려져 있기 때문에 렌즈의 심도가 아주 깊지 않아도 충분히 잘 표현해낼 수 있습니다. 줌 렌즈보다는 화각대가 24mm ~ 50mm 사이인 단렌즈를, 아주 구체적으로는 SEL24F14GM, SEL35F14GM, SEL50F12GM, SEL50F14GM 같은 렌즈를 추천합니다.
오롯한 문래동 창작촌의 분위기를 담는 데는 낮보다는 밤이 더 제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다 보니 대부분 어두운 장소라 개방도가 높은 렌즈가 더 적합하겠지요. 만약 줌 렌즈만 있는 분들은 24mm ~ 105mm 사이의 줌렌즈로도 충분합니다.
삼각대
삼각대를 사용할지는 개인 취향의 문제이기도 하고, 숙련도나 카메라의 무게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는 부분인데요. 삼각대는 조리개를 조여서 촬영하거나, ISO가 무조건 저감도이거나, 손으로 들고 찍기 어렵다고 판단되시는 경우에 사용하시면 됩니다. 사진 입문자라면 삼각대를 이용하시는 것이 더 좋은 사진을 얻는데 도움이 되실겁니다.
사진가가 일상을 포착하는 법, 촬영팁
이만하면 훌륭한 장비를 갖추었으니 이번에는 카메라의 기본설정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저는 다음의 순서대로 촬영을 진행하므로 이 순서대로, 설정법을 설명 드리겠습니다.
1) 촬영 모드 설정 2) 노출 조정 3) 색온도 설정 4) 색감 조정 5) 초점 조정 6) 노출 보정 다이얼을 통한 노출 조정의 6단계로 촬영합니다.
1) 촬영모드 설정
촬영 모드는 셔터스피드가 30초를 넘지 않는 촬영이 많아 A 모드(조리개 우선 모드)에서 촬영합니다. 이때 조리개 값은 최대 개방에서 한스탑 정도만 올려주세요.
2) 노출 (측광)
노출 설정을 할 때는 우리가 촬영하는 장소의 빛의 양과 연출하고자 하는 무드를 고려해주세요. 문래동 창작촌의 출사는 밤이 배경이니 전체적으로 어둡고, 빛이 많지 않겠죠. 이런 촬영 환경에서는 하이라이트 측광을 사용하면 자동으로 밝은 곳에 노출이 맞춰져 자연스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전체화면 평균이나 다중 측광으로 설정하면 오히려 전체적으로 밝은 사진이 될 수 있어 분위기가 아주 다르게 표현될 수 있습니다.
아래 두 사진은 같은 날, 같은 카메라 바디와 렌즈를 이용해 거의 유사하게 설정하여 찍은 사진이지만 먼저 것은 하이라이트 측광을, 나중 것은 전체화면평균 측광으로 노출을 설정했습니다. 하이라이트 측광에 비해 전체화면평균 측광의 사진이 밝은 톤으로 표현된 것이 느껴 지시나요? 사진이지만 마치 유화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3) 색온도
다음으로 색온도를 설정해볼까요? 색온도는 빛의 따뜻함, 차가움을 나타내는 말로 ‘화이트밸런스 → 색 온도/필터’에서 세부 설정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중 켈빈값은 색온도를 결정하는 주요 항목으로 카메라에서는 켈빈값의 온도가 낮을수록 푸른색으로 표현되고,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빛을 띠게 됩니다. 켈빈값은 배경에 적합한 색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서 결정하는 것이 좋은데요. 배경의 색이 차가운 계열이라면 켈빈값은 푸른색의 색온도로, 따뜻한 색이라면 반대로 높은 색온도로 설정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무드를 연출할 수 있게 해줍니다.
촬영을 한 시간적 배경이 밤이나 주간인 경우 시원한 느낌의 파란색을 강조하는 편입니다. 반대로 일출이나 일몰 시간대에는 붉은 톤을 강조하죠. 시원한 느낌을 주기 위해 켈빈값은 푸른색으로 표현되는 2800K ~ 4000K 사이에서 배경의 색을 선택하고, 세부 설정은 주제가 되는 색을 살리기 위해 켈빈값과 반대되는 색인 붉은 톤을 강조하였습니다. Amber의 색인 A 방향으로 움직여 아래와 같은 사진을 찍었답니다. 어두운 밤이지만, 낡은 콘크리트 벽 위를 가득 채운 그래피티의 붉은 색과 푸른색의 대비가 아주 선명하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4) 색감 - 크리에이티브 룩
앞서 제가 크리에이티브 룩 기능이 있는 소니 카메라를 추천했는데요. 저와 같은 프로 작가에게도, 초보자에게도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라 잘 활용하시면 멋진 사진을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답니다.
색감은 크리에이티브 룩 중에서 VV, VV2, FL 모드 중에서 선택했습니다. 개인 선호도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진하고, 강렬한 색감에 밝은 톤을 좋아한다면 VV2와 FL을 선택하시고, 색감만 진하고 적당한 톤으로 표현되길 원하는 경우엔 VV 모드를 권해드립니다.
크리에이티브 룩은 개인이 직접 세부 설정도 할 수 있습니다. 세부 설정은 콘트라스트, 하이라이트, 채도 정도만 조정해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데요. 이미지를 선명하게 표현하고 싶다면 콘트라스트는 +로 올리고, 하이라이트도 +로 올려주세요. 마지막으로 채도는 색의 진하기이니 취향이나 그날의 느낌에 따라 조절해주시면 됩니다.
저는 이렇게 카메라 기본 설정을 합니다. 이 설명을 참고하시어 개인만의 취향에 맞게 설정법을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오랜 친구들과의 추억을 더듬으며 어느 밤 문래동 창작촌에서 사진기를 들어보았는데요. 일상의 흔한 광경도 뷰 파인더를 통해 바라본다면 예상하지 못한 멋진 풍경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매일 오가는 출퇴근길, 집 근처 공원 등 일상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포착하여 멋진 사진을 남기시길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