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소니코리아는 지난 가을, ‘2018 RX 트래블러’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RX 트래블러’는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을 대상으로 여행에 최적화된 하이엔드 카메라 RX 시리즈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우수 여행기를 소개하는 특별한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2018 RX 트래블러’ 에서 대상을 수상한 최지혜 작가는 RX를 “가볍고 깊은 여행의 조력자”라고 소개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카메라 RX100 VI와 함께 한 최지혜 작가의 여행 이야기를 지금부터 만나보시겠습니다.
▼ 최지혜 작가 SNS 바로가기(링크) ▼
한국의 갈라파고스, 백패커들의 성지. 이 두가지 말은 굴업도를 소개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면에 딸린 섬으로 인천에서 배를 타고 덕적도에 도착해 굴업도로 가는 배를 갈아타야만 도착할 수 있는 이 곳은, 몇 명 되지 않는 주민들이 생활의 터전을 꾸려가고 있는 작은 섬이다.
이 작은 섬은 배 시간 상 당일치기 여행으로는 다녀오기 힘든 곳이라 몇 안 되는 민박집을 예약하든 백패킹 준비를 해가서 텐트를 치든 해야만 하는 곳! 이런 불편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작년에도 올해도 발길을 이 곳으로 옮겼고, 내년에도 찾을 생각으로 돌아오는 길에 방을 예약해두었다. 매년 찾게 되는 이곳이 궁금하지 않은가?
한참을 언덕길을 오르고 나니 무거운 짐들이 어깨를 짓눌러왔다. 텐트며 올라가서 먹을 음식, 의자, 침낭, 물까지 짊어지니 힘들지 않았다는 말은 거짓말일 것이다. 얼른 개머리 언덕에 도착해서 텐트를 치고 쉬고 싶었지만 자꾸만 발걸음을 멈췄다. 아니, 멈출 수 밖에 없었다.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않고는 참을 수 없을 만큼 빛도 풍경도 너무 아름다웠다. ‘RX 트래블러’ 프로젝트 덕분에 가져온 RX100 VI의 진가를 발견한 순간이기도 하다. RX100 VI가 아닌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가져왔다면 올라가는 시간이 훨씬 고되어 아름다운 풍경도 제대로 담을 수 없었겠지.
가파른 산길과 언덕길을 한번 더 오르고 나니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있는 개머리 언덕에 도착했다. 어느새 해는 많이 기울어 조금씩 하늘이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가는 도중 반가운 친구를 만났다. 바로 사슴 가족. 예전 많은 가구들이 이 섬에 살았을 당시 사슴 농장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도시로 많은 사람들이 이주를 했고 농장에 있던 사슴들은 자연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개머리 언덕을 오르다 운이 좋으면 사슴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 지는 해를 바라보며 잠시 쉬자.
다리가 무거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때쯤, 노을을 볼 수 있는 개머리 언덕 제일 끝 지점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텐트를 치고 준비해온 의자에 앉았다. 무거운 배낭 안에 꾸역꾸역 넣어온 책도 꺼내들었다. 따스한 저녁 햇빛을 맞으며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멍하니 앉아 있으니 이 곳이 정녕 내가 살고 있는 세계가 맞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인지.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이들은 이미 자리를 잡고 저녁밥 준비가 한창이었다. 그분들의 텐트는 우리의 텐트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크고 멋진 것들이었다. 내년엔 좀 더 많은 것들을 준비해와볼까 생각했지만 조금 전 무거운 배낭을 메고 헥헥 거리던 내 모습을 떠올리고는 곧바로 꼬리를 내렸다.
노을이 지기 시작한 개머리 언덕의 풍경은 그야말로 가을날 황금빛으로 물드는 들판과 다름없었다. '황홀하다'라는 말은 이럴때 사용하는 것이구나 싶었다. 원래 이 언덕은 바람을 막아줄 나무나 건물들이 없기 때문에 바람이 꽤 많이 부는 곳이다. 바람 때문에 추우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선선하게 딱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 왔고, 눈앞에는 조금씩 붉게 물들어 가는 노을빛으로 채워졌다. 주말엔 배편을 구하기 힘든 이유가 있었다. 굴업도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이 곳의 노을빛을 잊지 못한다는 말을 몸소 느꼈다.
고운 모래와 경관이 좋은 해수욕장
굴업도에는 해변이 두 곳이 있다. 굴업 해수욕장과 목기미 해수욕장. 목기미 해수욕장은 배를 타고 굴업도에 도착하면 바로 보이는 해변이고 굴업 해수욕장은 개머리 언덕으로 올라가기 전 만나게 되는 해변이다. 둘다 너무 매력적인 곳인데 우리가 갔을 때 목기미 해수욕장은 파도에 쓰레기가 많이 쓸려내려와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과감하게 목기미 해수욕장을 일정에서 빼버렸다. 아쉽다면 내년에 또 찾으면 되리라 생각했다. 굴업 해수욕장에서는 왼쪽으로 비교적 크기가 큰 토끼섬과 멀리 크고 작은 섬들이 보인다.
어느새 굴업 해수욕장에도 노을빛이 내려앉았다. 고운 백사장 아래로 노을빛에 그림자가 반사된 모습은 넋을 잃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풍경이었다. 인천에서 출발해 배를 갈아 타고 들어와야되고 섬 안에는 누릴 수 있는 문화시설 하나 없지만 그럼에도 매년 이 곳이 생각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노을빛. 내년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해줄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지금까지 2018 RX 트래블러 대상을 수상한 최지혜 작가의 여행기를 만나보셨습니다. 굴업도가 이토록 이국적인 풍광을 지닌 장소였다니 새삼 놀랍습니다. 하얗게 눈이 내린 겨울의 굴업도는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기도 하는데요. 만약, 그 모습을 직접 확인하러 가시게 된다면, 최고의 여행용 카메라 RX시리즈와 함께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