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과거의 것들을 낡은 것이 아닌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것으로 재해석하며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바로 2019년 메가 트렌드로 떠오른 ‘뉴트로(New-tro)’가 그 주인공입니다. 음악을 감상하는 방법도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습니다. 워크맨(Walkman)이 떠오르는 ‘카세트 테이프’부터 음원을 중심으로 소비하는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다양하게 바뀌었는데요. 최근에는 1020 세대를 중심으로 편리함 대신 다소 불편하지만 아날로그 감성을 찾아서 카세트 테이프나 LP 등으로 음악을 즐기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뉴트로 트렌드로 바라본 음악 감상 방법과 워크맨의 변천사에 대해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뉴트로 트렌드 (New-tro Trend)
designed by freepik.com
모든 것이 고도로 문명화된 사회에서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1020세대는 불완전함이 갖는 미학에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뉴트로 감성을 찾는 젊은 세대는 새것이나 화려하고 튀는 것, 값 비싸고 고급스러운 것이 아닌 손때 묻은 낡고 허름한 것에서 그 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매력을 찾고 있습니다.
designed by freepik.com
과거의 낡고 오래된 정취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게 아니라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것인데요. 특히 음악에 있어서 과거의 아날로그 감성을 찾는 뉴트로 열풍이 거셉니다. 최근 LP레코드의 수요가 높아지고, LP 음악을 들으며 즐길 수 있는 'LP바'가 등장하게 된 것도 뉴트로 열풍의 주요한 현상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음악을 감상하는 뮤직 플레이어는 어떻게 변화해왔을까요?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을 바꾼 워크맨(Walkman)
소니는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워크맨을 세상에 선보이며 기존 음악 감상이 갖는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게 됩니다. 워크맨이 출시되기 전까지만 해도 음악은 집에서만 들을 수 있었죠. 하지만 워크맨이 출시되면서 사람들 집 밖에서도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워크맨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 되었고, 시대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워크맨을 통해 전자제품이 개인용 물품이 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그 동안은 아이들용 장난감인 ‘게임기’와 손목시계를 제외하면 개인용 전자제품은 드물었기 때문이죠.
designed by freepik.com
그러나 워크맨은 휴대용 뮤직 플레이어로 헤드폰으로 혼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용 전자제품의 시초격이 되었습니다.
#레트로의 상징 워크맨(Walkman)
<소니 최초의 워크맨TPS-L2 (1979) >
소니의 최초의 워크맨 TPS-L2를 알고 계시나요? 최근 영화<가디언 오브 갤럭시>를 통해 주연 캐릭터 스타로드의 최애템으로 다시 한번 뉴트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제품입니다.
집집마다 조금 여유로운 집에는 전축이 있었고, 모든 것은 가족 공유이지만 개인이 혼자 듣는 기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지금은 모든 것이 스마트폰에 들어가 있는 시대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워크맨은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세대를 뛰어넘는 추억을 선물했다는 것이죠.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은 워크맨의 역사와 함께했고, 직장인이 된 3040 세대는 어린 시절 워크맨의 전성기를 기억하며, 지금의 1020 세대는 레트로의 상징인 워크맨을 재해석해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음악을 즐기는 방식이 카세트 테이프, CD, MD, MP3로
이어지며, 세대별로 경험했던 방식은 달라도 그 경험의 한가운데 ‘워크맨’이라는 공통된 추억이 있습니다.
#디지털 음원 CD(Compact Disc)의 등장
<소니의 첫 휴대용 CD 플레이어 D-50 (1984)>
1982년, 반세기 이상 오디오 시장을 지배해 왔던 아날로그를 음원을 대체하는 디지털 음원 CD(Compact Disc)가 등장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CD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어떤 형태로 개발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업계 최고의 화두였습니다. 소니는 그 해답으로서 가장 합리적인 형태를 제안하고 최초로 차별화에 성공하게 되었고 그 결과, 소니의 첫 휴대용 CD플레이어 ‘D-50’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D-50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CD가 세상에 소개된 지 불과 4년 만에 철옹성 같던 LP 판매량을 뛰어넘습니다.
LP가 CD로 대체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단순히 시대가 변함에 따라 기술이 발전한 것이라고 보일지도 모르지만, 음악이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더 가까이 들어오게 되었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MD(Mini Disk) Walkman
<세계 최초의 MD MZ-1 WALKMAN >
CD 플레이어가 대중화되던 시절 소니는 또 하나의 도전을 시작하게 됩니다. CD의 음질은 유지하면서 휴대성을 높인 MD(Mini disk)를 개발하게 되는데요.
카세트 테이프는 미디어를 보관하고 취급하기가 편한 반면, 오래 사용하면 늘어지거나 음질 열화 현상이 발생합니다. CD는 고음질이지만 카세트 테이프 보다 사이즈가 크고 취급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두 개의 단점을 보완해서 새롭게 탄생하게 된 것이 MD입니다.
CD 가 표면을 태워서 데이터를 기록하므로 재 기록과 편집에 어려움이 있다면, MD는 표면의 자기 특성을 변조시켜 기록하는 방식으로 재 기록과 편집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MD는 디자인과 휴대성이 뛰어나면서 CD 음질을 재현했습니다. 게다가 CD 라이터(Writer) 기기가 없던 시절 원하는 음악만 따로 녹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히 혁명적이었습니다.
‘MD 워크맨(MD Walkman)’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MZ-1’으로 개인이 손쉽게 음악을 편집하고 보유하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었습니다. 녹음/재생/편집의 기능을
모두 갖춘 제품들은 Mini Disc Recorder라 하여 MDR이라
불리게 됩니다.
CD 워크맨을 사용하시던 분들이 음반가게에서 CD를 구입하여 들었던 때의 추억을 기억하시는 것과 같이 MD 워크맨을 사용하던 분들은 음악을 손수 MD에 녹음하고 노래 제목을 편집했던 때를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네트워크 워크맨 (Network Walkman)
지금은 익숙하지만 출시 당시는 혁명과도 같았던 음원 파일을 메모리에 저장하는 방식의 네트워크 워크맨(Network Walkman)은 MP3 플레이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워크맨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 굉장히 자연스럽고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테이프에서 CD로, 다시 CD에서 MD로 발전한 워크맨은 1999년에 이르러 메모리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PC 와 초고속-인터넷의 빠른 보급으로 우리의 일상에 컴퓨터라는 것이 필수적인 가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우리가 음악을 듣는 방식으로 PC 그리고 음원 파일이 활용되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개인용 음향기기 역시도 PC와의 연결, 즉! 네트워크(Network)가 중요해진 시기였습니다. 워크맨도 이에 발맞추어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네트워크 워크맨(Network Walkman)이 탄생하게 됩니다.
네트워크 워크맨의 발전은 테이프-CD-MD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MD에서 사용되던 고효율 압축 방식인 ATRAC 포맷을 사용했다면 시대의 흐름은 좀 더 대중화된 MP3 포맷으로 변화하고 있었고, 네트워크 워크맨에도 영향을 주게 되었습니다.
테이프로 작동하던 워크맨 시절에서부터 쌓아온 소니 워크맨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있었기에 소니의 네트워크 워크맨이 많은 사람들의 사랑 받았던 게 아닐까요?
#스트리밍 서비스로의 변화
디지털 음악 파일의 압축과 전송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디지털 음악 파일의 형태를 저장 매체를 이용하지 않고 전파를 통해 라디오를 청취하듯 스트리밍(streaming) 서비스로 음악이 실시간으로 유통되고 빠르게 소비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소니 포터블 무선 스피커 h.ear go 2 (SRS-HG10)>
전송되는 데이터가 마치 물이 흐르는 것처럼 처리된다고 해서 스트리밍이라고 부르는 이 서비스는 1995년 리얼네트워크(Real Networks)가 개발한 리얼오디오(Real Audio)에서 처음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음악, 영상 등의 파일을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 다운로드 받아 재생하던 방식을 다운로드 없이 실시간으로 재생해 주는 기술입니다.
<소니 블루투스 스피커 SRS-XB41>
모바일 환경이 발전하면서 생겨난 새로운 음악 문화의 소비를 뜻하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스마트폰과 함께 등장하게 되었으며, MP3보다는 좀 더 쉽고 편하게 음악을 소비할 수 있게 되었죠. 스마트폰을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는 음악을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때로는 카세트테이프와 CD, LP의 아날로그 감정을 그립게 만들고 있지는 않나요? 최근 다시 등장한 LP바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시 돌아온 레트로? 아니 뉴트로
<소니 턴테이블 PS-HX500>
레트로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지난날의 향수에 호소하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과거를 모르는 1020 세대들에게 옛 것에서 찾은 신선함으로 다가갑니다.
영트로(Young+Rerto), 힙트로(Hip+Retro)라고 불리는 뉴트로 감성을 찾는 뉴트로 세대는 모자람이 주는 충족감, 불완전함이 갖는 미학에 매력을 느끼며 낡고 보잘것없는 것에서 정신적 충족감을 얻는다고 합니다.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했던 복고 열풍과 달리 뉴트로는 과거를 모르는 젊은 층에게 인기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1020 세대들은 스트리밍보다 카세트테이프, LP, CD, MD 등을 사용하며 옛것에서 매력을 느껴 불편을 감수하는 문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휴대폰의 음성을 녹음하여 다시 워크맨을 통해 휴대폰의 음성을 테이프에 녹음하여 듣는 등 실체가 없는 파일의 음원보다는 무형의 존재를 실체화하여 직접 갖는다는 부분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소니 턴테이블 PS-HX500>
소니는 이러한 트렌드를 따라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함께 아날로그의 감성이 듬뿍 담긴 LP 레코드 사운드를 수시로 즐길 수 있으며 아날로그 LP 사운드를 HRA 고음질 사운드로 바꿔주는 소니의 HRA 레코딩 턴테이블 ‘PS-HX500’를 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아날로그 레코드를 디지털로 재현하다! 바이닐 프로세서 엔지니어 인터뷰
사실 뉴트로 세대가 레트로를 열광하는 이유는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하 새로운 것, 과거가 오히려 미래가 되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즉, 뉴트로의 핵심은 과거가 아닌 새로움이자 희소성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감성과 취향이 중요한 소비 기준이 되었고, 앞으로도 레트로는 뉴트로, 영트로의 이름을 달고 더욱 영향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레트로는 더 이상 과거의 의미가 아니라 낯섦과 새로운 경험이라는 의미가 커집니다.
“뉴트로는 과거를 파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빌려 '현재'를 파는 것이다.”
지금까지 새로운 복고 뉴트로의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요즘 1020세대들에게는 개성과 희소성, 다양성이 중요합니다. 남들과 같은 것보다는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는 것이 중요하죠. 음악을 듣는 방식 또한 많이 진화하였지만, 뉴트로를 통해 다시금 아날로그 음악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 소니 워크맨이 새롭게 기억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