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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가 후원하고 세계사진협회(WPO)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권위 있는 글로벌 사진 대회 ‘2020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2020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가 올해로 14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올해는 총 34만 5천 장 이상의 사진이 출품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이 되었는데요. 전세계 사진작가들의 축제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의 주요 부문별 작품을 시리즈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오픈 콘테스트 ‘여행(Travel)’ 부문의 주요 작품들을 만나보세요.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Sony World Photography Awards)는 소니가 후원하고 세계사진협회(WPO)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사진 대회이며, 전문 사진작가 부문,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펼치는 공개 콘테스트 부문, 만 12세에서 19세 사이의 청소년 부문, 대학생 이상 사진 애호 학생들이 겨루는 스튜던트 포커스 부문 등 총 4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픈 콘테스트 부문은 건축, 창조, 문화, 풍경, 자연과 야생동물, 초상화, 정물, 여행 등 총 10개의 카테고리로 나뉘며, 오픈 콘테스트 각 카테고리에 출품된 작품들은 각 국가별로 자동 응모 및 심사되어 내셔널 어워드 수상작으로 선정됩니다.
[2020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오픈 콘테스트] 여행(Travel) 부문 주요 작품들
노란색과 주황색이 섞여 따스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가을 낙엽과 평화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양들, 이제 밤하늘 색으로 옷을 갈아입으려는 태양까지. 색감, 구도, 분위기 모든게 완벽한 위 작품은 불가리아 ‘Veliko Karachiviev’ 작가의 <가을 분위기(Autumn Mood)>입니다.
불가리아는 국토의 절반이 넘는 땅이 200~600m, 또는 그 이상의 고지대인 데다 수백 개의 봉우리로 이뤄진 산들이 많아 하이킹 명소로 유명한데요. 그만큼 이렇게 아름다운 장관을 볼 수 있는 스팟이 산 곳곳에 숨어있다고 합니다. 특히 계절이 바뀔 때 같이 색을 갈아입는 나무와 잎사귀를 보는 매력이 상당하다고 하죠. 매서운 겨울 바람에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요즘 같은 날, 세상의 모든 걱정이 없는 곳을 보는 듯한 위 작품을 보고 있자니 마음마저 따뜻했던 지난 날의 가을로 되돌아간 느낌이 듭니다.
깊고 검푸른 물 위를 수놓은 자줏빛의 꽃잎과 긴 줄기가 인상적인 이 사진은 베트남의 ‘Trung Pham Huy’ 작가의 작품 <수련 수확기(Water lily Harvesting Season)>입니다. 작품을 촬영할 당시, 작가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매년 8월부터 10월까지 베트남의 메콩강의 논에는 물이 범람합니다. 위 사진은 메콩 삼각주의 수련 수확 절정기 때의 모습인데, 이곳 롱안 지역의 여성들은 식물을 씻어서 포장한 뒤 시장으로 보냅니다.”
매년 범람하는 물에도 기죽지 않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는 여인들과 물 속에서도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꺾이지 않는 수련. 단 한 장의 사진일 뿐이지만 그와 동시에 작품인 이유는 네모난 프레임 안에 피사체들의 스토리도 같이 담기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린 시절 보았던 서부 영화의 카우보이가 생각나는 이 사진은 아르헨티나 ‘José María Pérez’ 작가의 <gaucho> 작품입니다. ‘가우초’는 ‘가우슈’라고도 불리며, 남미의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우루과이, 브라질의 평원과 팜파스에 살면서 유목생활을 하던 목동을 일컫는다고 합니다. 18~19세기까지 번성했지만, 현재는 대부분 농장의 일꾼으로 활동하고 있다는데요.
붉은 노을빛이 짙게 깔린 대평원과 그를 가득 메운 갈대밭, 그 속에서 지평선 너머를 바라보는 사내의 모습이 어쩐지 그림책에 나올 듯이 몽환적인데요. 이제는 활동 범위가 많이 좁아진 가우초의 현실과 그들의 삶을 프레임 안에 함축적으로 담아낸 작가의 노력이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는 이 아름다운 설경은 독일 ‘Manfred Voss’ 작가의 <Graceful>이란 작품입니다. 제목 그대로 우아함이 느껴지는 위 풍경의 배경은 겨울왕국과 같은 노르웨이의 작은 어촌인 레이네인데요. 레이네는 로포텐 군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작가는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아침 특유의 시원한 파란 빛과 집들의 따뜻한 불빛이 이뤄내는 균형이 완벽한 조화를 이뤘습니다.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아 산이 호수의 수면에 아름답게 비쳤죠. 저는 푸른 시간 동안 살짝 비치는 산과 집에서 나오는 멋진 불빛이 어우러지는 노출을 택해 촬영했습니다.”
영화 ‘설국열차’의 사막 버전이 있다면 이렇지 않을까요? 끝없이 이어지는 광할한 모래 평원, 지평선 너머까지 무엇이 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 위 사진은 호주 ‘Adrian Guerin’ 작가의 <사하라 화물열차 타기(Riding a Saharan Freight Train)>란 작품입니다.
2.5km 길이의 모리타니아 열차는 세계에서 가장 긴 열차 중 하나인데요. 누아디부 해안도시에서 주에랏의 사하라 황야까지 가는 여정은 무려 700km가 넘는다고 합니다. 작가는 위 사진을 촬영할 당시의 상황에 아래와 같이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2019년 7월에 기차를 탔습니다. 여행의 첫 번째 구간에서 기차의 전체 길이를 찍기 위해 바위 위에 섰는데, 넓은 시야를 얻기 위해서는 뒷 칸에 몸을 싣고 태양을 등져야 했어요. 하지만 그건 3일째 아침이 되어서야 가능했습니다. 이 사진은 기차가 좌우로 흔들릴 때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산더미 같은 바위 위에서 발끝으로 균형을 잡으면서 찍은 작품입니다.”
어릴 적 읽었던 동화책 속에 나오는 에메랄드 빛의 바다가 생각나는 사진입니다. 이는 중국 ‘Chen Jun’ 작가의 <푸른 바다, 은빛 모래와 잎사귀 보트(Blue Sea, Silver Sand and One Leaf Boat)>란 작품으로, 바하마의 엑수마 섬을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이라고 하는데요. 바하마 섬은 신혼부부들의 꿈의 섬이라 불릴 만큼 경치가 아름다운 휴양지이기도 하죠. 작가는 작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가족과 휴가를 보내기 위해 바하마의 365개 이상의 섬으로 구성된 지역인 엑수마에 갔을 때입니다. 하얀 모래사장 위로 드론을 날려 촬영했는데, 지역 전체를 한 번에 촬영하기에는 경치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지구에 정말 이런 곳이 존재하나’ 싶을 정도로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풍경이 눈에 띄는 사진입니다. 영국 ‘Jonathan Rogers’ 작가의 <Smoked out II>이란 제목의 위 작품은 아이슬란드 주변을 배경으로 촬영했다는데요. 작가는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저와 몇몇 사람들은 아이슬란드 주변을 여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날에 우리는 남해안에서 캐를링가피욜 고원 산맥까지 4시간 동안 운전하기로 결정했죠. 무엇을 기대해도 되는지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아름다움에 그 모든 걱정들이 날아가 버렸습니다. 땅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는 매우 섬뜩하고 이질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우리는 일행 중 한 명을 설득해 그의 뒤에서 연기가 날 때까지 산등성이를 오르내리도록 해 그의 윤곽을 강조해 촬영했습니다. ,이 사진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여행 사진 중 하나입니다.”
깊고 어두운 동굴과 대비되게 온통 하얀 눈뿐인 바깥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영화 ‘반지의 제왕’ 혹은 아웃도어 CF를 연상케 하는 위 사진은 폴란드의 ‘Milosz Wilczynski’작가가 아이슬란드의 바트나예쿨 빙하 아나콘다 얼음동굴 입구를 찍은 건데요. 작가가 작품을 촬영할 당시 얼음의 표면이 동굴로 들어온 빛을 반사해내면서 놀라운 패턴들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찰나의 아름다운 놓치지 않고 포착한 작가의 프로 정신을 상기하며 위 작품을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금방이라도 용암이 위를 치솟을 듯 아슬아슬해보이는 위 사진은 영국의 ‘James Rushforth’작가가 촬영했습니다. <Crater Row>라는 제목답게 분화구들이 열을 맞추어 분포해 있는데요. 자세히 보시면 놀라움을 금치 못할 요소가 하나 들어있는데, 찾으셨나요?
정답은 아래 작가의 말을 통해 확인해보세요.
“아이슬란드의 광활한 내륙에 펼쳐진 화려한 분화구들입니다. 용암 속 철광물질이 산화되면서 테두리를 중심으로 붉은색으로 변하는데, 이는 주변의 현무암과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그리고 분화구 아래를 보시면 도로를 달리고 있는 흰색 자동차가 보입니다.”
미국의 Kaitlyn Kamperschroer’ 작가가 촬영한 <1번 국도(Route 1)>이란 작품입니다. 갈색 잔디가 드넓게 펼쳐져 있는 평야와 끝이 안 보일 만큼 길게 뻗은 도로, 그 앞을 거대한 장벽처럼 막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설산의 조화가 어쩐지 이질적이면서도 아름다운데요.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아이슬란드 도로 여행을 하던 작가는 아이슬란드의 순환도로인 1번 국도를 이동하던 중 눈 앞에 펼쳐진 끝없는 풍경에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차를 멈춘 작가는 도로와 Svínafellsjökull 빙하(사진 속 빙하의 이름)의 이 모습을 카메라로 담을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2020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2020 Sony World Photography Awards)’에 출품된 수많은 작품 중 오픈 콘테스트 여행(Travel) 부문의 수상작들을 만나봤습니다. 앞으로도 소니 블로그에서는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 주요 작품들을 소개해 드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