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사진 한 장이 갖고 있는 힘은 셔터를 누르는 그 시간으로 되돌아가기 때문인데요. 때로는 단 한 장의 사진이 백 마디 말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기도 하죠. 그래서 사진을 통해 작가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더욱 강렬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사진 작품을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을 표현하는 김중만 작가는 한국 사진계의 한 획을 그은 상징적인 작가이지만 아직도 완벽한 작품에 대한 갈증이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김중만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사진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작가와 나눈 이야기는 아래 내용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김중만 작가는 <괴물>, <타짜>, <달콤한 인생> 등 영화 포스터 뿐만 아니라 수많은 스타들과 함께 패션, 광고 등 다양한 분야의 사진을 찍었다. 사진작가 최초로 아프리카 사진집 <아프리카 여정>을 출판했으며, 이 외에도 <상처난 거리>, <김중만>, <춤의 김매자>, <김점선 그리다> 등 총 14권의 책을 출간했다. 최근 ‘브뤼셀 포토 페스티벌(PBF)’에 <상처난 거리> 작품을 선보이며 메인 포스터 작가로 활동하는 등 활발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작가 ‘김중만’을 말하다.
Q. 안녕하세요 김중만 작가님, 소니코리아 SNS 채널 구독자들을 위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사진작가 김중만입니다. 처음에 그림을 시작으로 어느 날 우연히 사진 작업을 하면서 사진의 길로 들어선지 49년이 되어가네요.
49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작품 활동을 하면서 세상이 빠르게 변하기도 했고, 그에 따라 기술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죠. 저 역시 계속해서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며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최고의 작품을 위한 제 열정은 식지 않았습니다.
Q. 사진 작가 ‘김중만’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오랜 세월 사진에 몰두할 수 있었던 작가님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끝없이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 ‘한없이 좌절하는 사람’ 두 가지 수식어로 저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저는 49년 동안 아파도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이렇게 제가 오랜 세월 사진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피’, 카메라와 사진을 보면 솟구치는 ‘뜨거운 피’ 때문입니다. 더 쉽게 풀어서 이야기하면, 피 안에 담겨있는 저의 ‘열정’이라고 할 수 있죠.
최근 작업 중인 작품의 주제가 ‘달의 눈물’, ‘새들의 비밀’ 그리고 ‘뚝방길’입니다. 메탄가스와 악취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들어가지 못하는 곳에서 보이는 달과 새를 촬영하기 위해 서슴없이 몸을 던져 작업을 진행할 정도로 매 순간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작가님은 항상 시대를 앞서가는 행보를 보여주고 계십니다. 사진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사진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항상 같습니다.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이죠. 작품 속에서 생명의 아름다움과 추함, 역겨움이 모두 느껴지죠. 이런 감정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스스로 가장 이기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점점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Q. 앞서 작가님의 최근 프로젝트에 대해 살짝 말씀 주셨는데요, 조금 더 자세히 들어보고 싶습니다.
지난 1월 벨기에 브뤼셀 최대 사진 축제인 ‘브뤼셀 포토 페스티벌(PBF)’에서 전시할 작품을 작업했습니다. 이번 전시 주제가 ‘나무 그늘 아래에서(In the Shadow of the Trees)’였는데, ‘뚝방길’ 작업 시 촬영했던 작품 <상처 난 거리>가 선정되어 메인 포스터 작가로 활동했죠. 여러 전시와 사진 서적 또한 준비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비, 건물, 자동차 등 여러 피사체를 촬영하고 있습니다. 2010년 어느 날,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무심코 본 건물들을 보고 건물 촬영을 시작하였는데요. 흑백으로 촬영한 건물에 색을 칠하고 포토샵으로 색을 넣어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이 Red light two Seconds, walking into Stranger cities and the sky(부제: 당신이 아침에 일어났을 때 하늘이 핑크빛이면 어떤 생각이 들까?)죠.
Q. 작가님이 프로젝트를 진행하실 때 피사체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보통 피사체는 심장이 반응하는 곳으로 선정합니다. 즉, 마음 속 제 열정을 끌어낼 수 있는 피사체를 선정하고 작업을 시작합니다.
Q. 아드님이신 김네오 작가도 사진의 길을 걷고 있는데, 작가님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가요?
저희는 사진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 아니고 작업도 별개로 진행합니다. 저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다면 도와주고 이외에 코칭을 해주거나 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함께 산 속에서 보냈던 시간, 아프리카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순간들이 다 가르침의 순간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김네오 작가를 통해 처음 소니 카메라를 만나게 되었으니 이 부분은 제가 영향을 받은 부분이 되겠네요. (웃음)
Q. 소니 카메라를 만나게 되신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들어볼 수 있을까요?
몇 년 전쯤 사진을 하는 아들에게 중형 카메라를 선물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김네오 작가가 그 고가의 카메라는 쓰지 않고 작은 소니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더군요. 그게 Alpha 7 시리즈였어요.
호기심에 저도 조금씩 사용해 보게 되었고 2019년 Alpha 7R 시리즈를 시작으로 지금은 Alpha 1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볍기도 하지만 화질, 빠른 오토 포커스 등 카메라 기술이 월등히 진보했다는 것을 흠뻑 느낄 수 있었어요. 기술의 발전이 예술의 지평을 넓히기도 하지요.
소니 Alpha 1 X 김중만 작가
▶ [인터뷰] 시대를 앞서 나가는 끝없는 행보, 사진작가 김중만 <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