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일상의 순간도 뷰파인더 너머에 있는 사람에 따라 셔터를 누르는 순간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 하기도 하는데요. 이렇듯 같은 모습도 촬영한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감상을 느끼게 하는 것이 사진의 매력이죠. 그렇기에 사진이 가진 힘은 무궁무진합니다.
사진이 어느 순간 취미이자 일이 된 김네오 작가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는 진심이 담긴 사진 한 장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는데요. 최근 소니코리아와 함께 이탈리아 코모 지역의 아름다움을 Alpha 7CR로 담아내는 광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본인만의 사진 세계관을 컴팩트한 소니 카메라에 담아내기도 했습니다. 사진에 진심을 담고 싶다는 마음처럼 솔직한 김네오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삶과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소니코리아 SNS 채널 구독자들을 위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스튜디오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운영하는 사진작가 김네오입니다. 연초에는 소니와 함께하는 Alpha 7CR 광고 제작으로 해외와 한국을 바쁘게 오갔다면, 최근에는 故김중만 선생님의 첫번째 회고전 전시를 잘 마무리했습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여러 작품을 선보일 준비를 하며 여러모로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사진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면 사실 어릴 때부터 사진을 하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여느 학생들처럼 지내면서 진로를 고민하던 때에 아버지인 故김중만 선생님이 안양예고 사진과 진학을 해보는게 어떻겠냐 권하셨죠. 그렇게 처음 사진을 접하게 되었어요.
사진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요. 모르는데 용감했죠. 여러 갤러리에 찾아가서 대뜸 전시를 시켜 달라며 많은 관장님들을 괴롭혔어요. 그러던 중에 쌈지길 관장님께서 20명의 사진 찍는 친구들을 모아오면 전시를 시켜주겠다고 하셔서 시작할 수 있었어요. 정말 사진에 대해서 무엇도 모르기 때문에 할 수 있던 행동이었죠.
Q. 대학 시절 직접 잡지 창간을 하시기도 했는데요. 굉장히 다양한 도전을 해오신 것 같아요. 어떤 원동력이 작가님의 행보를 이끌었나요?
대학 시절 잡지를 창간한 것도 여러 출판사로부터 거절을 당하다 보니 ‘내가 직접 만들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고민 없이 시작했지만 잡지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어서 샘플을 만드는 데까지 1년이 걸렸어요. 당시에 지하 스튜디오에서 살면서 잡지를 만들었는데 여러 명이서 함께 하기에는 좁디 좁은 공간이었어요. 거기서 회의하고 제작해보고 했는데 고생 많이 했죠. 여러 번 엎어지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그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그 때의 경험으로 지금의 잡초 같은 생명력을 얻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Q. 작가님께서는 사진 촬영을 하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요소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진심’인 것 같아요. 사진작가 로버트 카파의 “당신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큼 다가서지 않아서 이다”라는 말이 살면서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어릴 때는 물리적으로 다가가라는 뜻인가? 하는 고민도 많이 했는데 본질은 다가간다는 것 자체에 있다는 걸 깨달았죠. 제가 풍경을 찍든 사람을 찍든 스스로가 고민 없이 찍은 사진은 사람들에게 자극을 주지 않더라고요. 대충 찍은 결과물은 소홀하게 되고 찾으려 애쓰지도 않죠. 그래서 항상 사진을 대할 때 진심을 다해서 다가가려고 노력해요.
Q. 지금까지 많은 작품과 전시를 남기셨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또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음, 최근에 촬영한 사진들 보다는 과거의 사진이나 프로젝트를 꼽고 싶어요. 과거에 비해 실력이나 장비 같은 부분은 모두 좋아졌지만, 촬영을 할 때 드는 생각과 고민이 종종 발목을 잡는다는 느낌이 들어요. 과거에는 제가 찍고 싶은 걸 찍었다면 이제는 상업 촬영도 하다 보니 브랜드의 요구 사항이라던가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많아졌죠.
그런 의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는 과거에 동기들과 진행했던 옥인 아파트 전시를 꼽고 싶어요. 동기들과 전시회를 할 장소를 열심히 찾았는데 지금은 없어진 서울 인왕산 근처의 옥인 아파트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당시에도 비어있던 곳인데 거기서 건축, 회화, 공예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친구들과 전시를 진행했어요. 고생을 많이 했지만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Q. 사진작가 생활에 가장 많은 영감이나 영향을 받았던 작가가 있으신가요?
단연코 故김중만 선생님이죠. 제가 봤을 때 선생님이 사진에 대해 가진 감정은 애정을 넘어선 광기에 가까웠어요. 선생님을 보며 예술가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난다는 것이라고 느꼈죠. 자신의 신념을 주장하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하고 자기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해내는 것이 예술적 재능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꼈어요. 이런 선생님 가까이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게는 큰 행운이었죠.
Q. 김네오 작가님 개인 작품 중에는 흑백 사진이 많은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솔직히 말해도 되나요 (웃음). 처음에는 흑백 사진이 어딘지 좀 있어 보인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흑백 사진을 좋아했어요. 사진을 배워가는 저에게 색은 사치이기도 했고요. 그러다 보니 흑백 사진을 더 많이 찍었던 것 같고, 흑백 사진을 많이 찍다 보니 지금은 너무 익숙해졌어요. 가끔 컬러로 사진을 보면 정신이 없기도 합니다.
Q. 소니 카메라를 긴 시간 동안 사용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작가님의 첫 소니 카메라는 어떤 기종이었나요?
처음 사용한 소니 카메라는 Alpha 7R III에요. 함께 일하던 작가 형이 쓰던 소니 카메라를 빌려 사용하게 되었는데 초점이 정말 잘 잡히더라고요. 촬영 시에 소니의 다양한 기술력이 많은 것을 대신해 줬어요. 그것이 소니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지금은 Alpha 7R III를 시작으로 Alpha 7R IV, Alpha 1, Alpha 7CR까지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죠.
Q. 이번에 소니코리아와 함께 Alpha 7CR 광고 프로젝트를 함께하셨는데요. 작가님의 A7CR에 대한 첫인상이 궁금합니다.
사실 소니와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개인적으로 Alpha 7CR을 구매할 계획이었어요. 가볍고 화소가 높다는 특장점이 저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었거든요. 저는 어디를 가든 항상 사진을 찍기 때문에 카메라가 크면 무거우면 못 들고 다니겠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좋은 기회로 광고 프로젝트로 제가 갖고 싶던 카메라를 만나게 되었네요. (웃음)
그래서 광고 메시지를 고민할 때에도 소비자 시각에서 제가 A7CR을 구매하려고 했던 이유에 집중했어요. 바로 ‘컴팩트함’과 ‘고화소’요. 저는 패션 화보부터 풍경 촬영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진을 촬영하기 때문에 작고 가벼운 카메라가 좋거든요. 이 부분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Q. 이탈리아 코모 지역을 A7CR 광고 프로젝트의 배경으로 선정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광고 촬영 배경을 정하기 위해서 이탈리아 여러 곳을 돌아다니고 물색했어요. 그런데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 코모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이 지역 배경이 주는 이점을 활용하고 싶었어요. 실내 스튜디오보다는 유럽의 풍경을 담으면서 장소가 주는 힘을 사진에 담고 싶었습니다.
Q. Alpha 7CR 광고 프로젝트를 준비하시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한 가지만 소개해주세요.
동절기에 촬영하다 보니 해가 금방 지더라고요. 그래서 저녁 8시에 자고 4시에 일어나서 촬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함께 떠난 작가도 20살 때부터 친구여서 편하게 촬영했던 것 같아요. 촬영지 중 하나인 호수의 분위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Q. 사진을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한 사람의 마음인 것 같아요. 어떨 때는 슬프고, 또 기쁘기도 하고 가끔은 경이롭기도 한 감정들이요. 표현하기 어렵지만 결국에는 시간이 지나도 봐줄 만한 사진을 찍고 싶어요. 사람들이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거죠.
Q. 어떤 사진작가로 남고 싶은지, 앞으로 어떠한 활동을 할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한 시대를 기록하는 사진작가로 남고 싶습니다. 지금의 모습을 최선을 다해 찍고 그 안에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는 작가요. 사진작가의 의무는 한 시대를 기록하는 것이라는 故김중만 선생님의 말씀을 오랫동안 들으며 자라서인지 자연스럽게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