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니 스타일지기입니다.
이번 ‘소니 워크맨의 모든 것’의 주제는 바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MD 워크맨 입니다~^^
비록 더 이상 새로운 MD-WALKMAN을 접할 수 없게 되었지만, 1990년대 손수 음악을 MD 워크맨에 녹음하고
편집하며 보냈던 아련한 추억들은 아직도 그때의 풋풋했던 감성을 불러일으키는데요~
지금부터 그 아련한 MD 워크맨의 향수를 따라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볼까요? ^^
MD-WALKMAN, 새로운 도전의 시작
TAPE-WALKMAN 과 CD-WALKMAN 으로 대표되는 도전정신 그리고 큰 성공은 소니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하는
탄탄한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도전은 끝나지 않았었답니다!
TAPE 방식의 장점과 CD 의 장점을 합친 새로운 미디어를 만들어보자! 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이죠.
TAPE는 미디어를 보관하고 취급하기가 편한 반면, 오래 사용하면 늘어지거나 음질 열화 현상이 발생합니다. CD는
고음질 이지만 TAPE 보다 사이즈가 크고 취급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두 개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합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이 바로 MD 탄생의 이유랍니다. ^^
MD 란 Mini Disc 의 약자로, 말 그대로 작은 디스크 입니다.
CD 가 표면을 태워서 데이터를 기록하여, 재 기록과 편집에 어려움이 있는 매체라면,
MD 는 표면의 자기특성을 변조시켜 기록하는 방식으로, 재 기록과 편집에도 강하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요.
쉽게 말해서 CD 의 방식이 볼펜으로 필기를 하는 식이라면, MD는 연필로 필기를 하는 것이지요.
연필로 필기를 하다 틀려도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그 위에 쓰면 되는 것처럼 말이죠^^
CD와 비슷하지만 좀 더 작은 Disc를 TAPE처럼 케이스 안에 가두어 사용의 편리함을 극대화 한 것이 바로 MD 입니다.
TAPE-WALKMAN 과 CD-WALKMAN 이 많은 사랑 받고 있는 가운데에도 뒤에서는 그 둘을 이어받을 새로운 방식의
연구와 개발이 계속 진행되고 있었기에 1991년 MD 라는 것이 발표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해인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MD는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MZ-1>
MD를 사용한 이 새로운 기기는 처음부터 MD-WALKMAN 이라는 이름을 달고 출시 됩니다.
바로 92년 등장한 MZ-1 입니다.
이로써 개인이 손쉽게 음악을 편집하고 보유하는 새로운 개념의 장치가 태어나는 것이지요. 녹음/재생/편집의 기능을 모두 갖춘 제품들은 Mini Disc Recorder 라 하여 MDR 이라 불리게 됩니다.
<MZ-2P>
또 시작부터 재생전용기가 분리되어 출시되는데요. MDR을 통해 만들어진 MD라던지, 전용 MD 음반들을 재생하는 Mini Disc Player(MDP)인 MZ-2P도 동시에 발매 됩니다.
MZ-1 과 MZ-2P 이 두 가지의 모델을 시작으로 MD-WALKMAN은 엄청나게 빠른 발전을 시작하게 되지요.
TAPE/CD-WALKMAN이 음악을 즐기는 가장 좋은 기기였다면, MD-WALKMAN 은 음악을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소리 자체를 다루는 혁신적인 기기였습니다.
<MZ-R2/MZ-E2>
MD는 작은 사이즈로 고음질 실현이 가능한 미디어였고, 첫 모델인 MZ-1 과 MZ-2P 에서 크게 강조되지 못했던 ‘작다’ 라는 장점을 곧 실현하게 되는데요. 손바닥만한 사이즈를 자랑했던 1993년 작 MZ-R2와 MZ-E2가 바로 그것입니다.
벌써 MD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한 것이지요.
<MZ-R3>
MD라는 미디어가 작은 사이즈에도 CD와 같은 시간의 음악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은 ATRAC(Adaptive Transform Acoustic Coding) 이라는 방식의 압축 포맷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소리 정보에서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영역을 잘라내었기 때문에, 1/5 수준의 용량으로도 같은 시간의 데이터를 담을 수 있었습니다. MD가 발전 하면서 이 ATRAC 이라는 포맷의 효율도 높아지게 되고, MZ-R3 에서 더욱더 개선되어 음질이 향상됩니다.
또 본체에 조그 다이얼 이라는 버튼을 달아 훨씬 편리한 방식으로 디자인 되어 MD 의 조작 편의성을 높임과 동시에
다른 WALKMAN 들에도 계속해서 탑재되어 호평을 받습니다.
<MZ-R30/MZ-R50>
1996년 작 MZ-R30에 이르러서는 다른 기기와 연결된 신호를 자동으로 감지하여 녹음하는(synchronize recording)
기능 등을 탑재하며 MDR 의 기초를 다졌습니다.
1년 후 출시한 MZ-R50 에 이르러서는 사이즈를 더 작게 만들고, 리모콘을 제공함으로써 MD는 출시 4년 만에 기능적으로는 완성형에 가까워 집니다. 이는 기존 WALKMAN 에 축적된 기술력이 MD-WALKMAN에 더 개선되어 전수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MZ-E30/MZ-E50>
MDR이 꾸준히 소형화를 이룩해 가고 있을 때 이미 MDP는 초소형화 되었습니다.
MZ-R30과 같은 해에 출시 되었던 MZ-E30은 MD 케이스와 비슷한 수준으로까지 작아지고, MZ-E50은 마그네슘 소재를 본체에 사용하여 가볍고 슬림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모델로 유명했습니다.
<MZ-R55/MZ-E35/MZ-E55>
98년 작 MZ-R55에서는 MD-WALKMAN 최초로 껌-사이즈 충전지를 사용함으로써 MDR의 사이즈와 무게가 줄어들어 휴대성이 극대화 됩니다. MDR 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었던 MZ-E35/MZ-E55라는 MDP 들의 제품은 지금
보아도 참 작고 예쁜 디자인을 자랑하는 모델이었습니다.
MD-WALKMAN의 기존 워크맨보다도 훨씬 빠른 발전속도로 변화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일본 내 소비자들이 MD의
우수성을 일찌감치 인지하면서, 빠르게 MD가 보급되기 시작하여 당시 일본 번화가에서 음악을 듣는 사람들 반
이상이 MD를 들고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MZ-R90>
1979년 TPS-L2에서 시작하여 20주년을 맞이했던 1999년에 출시되었던 MZ-R90 의 등장은 더 이상 MDR 과 MDP 의
사이즈 구분이 필요 없을 만큼 초소형을 자랑한 제품이었습니다.
또한 이때부터 국내에도 MD 라는 것이 음향 업계 분들과 매니아 층을 통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MD 가 점점 보급되기 시작했고, 인터넷 확산과 더불어 관련 커뮤니티들이 서서히 모습을 갖추게 되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어요.
<MZ-E800>
초소형과 초경량을 무기로 삼은 MDP 들과는 다른 컨셉을 시도했던 MZ-E800은 미디어를 밀어 넣는 방식을 사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또한 디지털로 사용자가 음장을 선택할 수 있게끔 제작되어 좋은 소리를 재생해 냄으로써 사용자들의 칭찬이 자자했던 모델이었습니다.
<MZ-R900/MZ-E900>
2000년 들어 MD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데요. 바로 MDLP(Mini Disc Long-Play)라는 기술의 공개입니다.
기존의 MD 압축률을 2배 4배로 향상시켜 기존 80분 미디어에 160분, 320분으로 녹음시간을 확장할 수 있는 기술이었답니다.
게다가 동시에 발매된 MZ-E900 이라는 MDP는 최대 100시간의 사용이 가능한 저전력 설계를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MZ-R90/R900/E900 등을 통해서 MD는 전성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MZ-N1>
2001년 발매 10주년을 맞이한 MD의 진화는 한 번 더 진행됩니다. 바로 전송의 방식을 도입한 MZ-N1 이라는 Net-MD 의 등장입니다. 메모리 타입 제품의 등장으로 비교되었던 기존의 실시간 녹음의 단점을 극복한 것이지요.
이로써 아직은 초창기에 있었던 MP3 플레이어들과의 경쟁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맞설 수 있었습니다.
<MZ-N10/MZ-E10>
N1의 장점을 이어받으면서도 새로운 사이즈의 소형 전지를 사용하여, 더 작은 사이즈는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깨트린 MZ-N10과 역시 같이 발매된 MZ-E10에도 동일한 소형 전지가 사용되어 그야말로 깜짝 놀랄
정도의 사이즈였습니다.
MZ-N10과 MZ-E10의 등장은 MD에 대한 소니의 열정과 집념이 잘 나타나 있던 제품이었습니다.
<MZ-NH1/MZ-NH3D/MZ-EH1>
MD는 스스로의 한계를 계속 깨어 나가며 발전해 나가는 WALKMAN 기술의 결정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2004년 등장한 첫 Hi-MD인 MZ-NH1을 통해서 압축하지 않은 CD와 동일한 음질을 구현해냈습니다.
Hi-MD 라는 것은 쉽게 이야기하여 같은 공간에 더 고밀도로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식입니다. 기존의 미디어에는 두 배의 용량으로 사용이 가능했고, 새로운 규격의 Hi-MD 미디어에는 1기가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그야말로 MD 기술의
진수였습니다.
Hi-MD 라는 새로운 시대를 연 MZ-NH1/MZ-NH3D/MZ-EH1 제품 모두 뛰어난 완성도와 디자인 그리고 좋은 음질로
극찬을 받은 모델로 기억됩니다.
<MZ-DH10P/R>
2005년 발매된 MZ-DH10P/R 는 MD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제품입니다. 1기가의 새로운 MD 미디어를 사용 가능한 Hi-MD는 디지털 카메라 기능을 내장하며 MD가 소리 데이터뿐 만 아니라 일반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으로의 확장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MZ-RH1>
그리고 2006년 MD 본래의 목적인 녹음기능을 강화하고 다국어 표시를 지원하며, MP3 포맷까지 재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의 업/다운로드 마저 자유로운 최고이자 최후의 작품이 등장합니다!
“MD 종결자” 라 불러도 될 정도로 MD 유저가 바라던 모든 기능을 지원했던 MZ-RH1을 통해 소니는 MD를 사랑했던 사용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준비하게 됩니다.
2011년 9월을 끝으로 MZ-RH1의 생산이 중단되어, 20년간 달려온 MD의 개발은 종료가 되었습니다. 빠른 발전속도와 뛰어난 완성도 그리고 많은 장점을 지녔던 MD-WALKMAN은 MD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끔 꾸준히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시장을 제외하고 MD의 보급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음반 대여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일본과는 달리 해외에서는 매니아를 위한 제품이었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우려되던 저작권 보호를 위한 여러 장치들을 마련했지만, 음반 업계에서는 MD의 기술적인 편의성으로 인해 시장이 타격을 입을까 보급하기를 꺼려했습니다.
또한 모든 원천 기술이 모두 소니에게 있었기에 타 업체가 따라오며 같이 발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지요. 게다가 플래쉬 메모리 타입의 제품들이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후반기에는 경쟁력을 잃은 것도 사실입니다.
여러 내부적인 또는 외부적인 한계는 오히려 MD가 더욱더 정밀해지고 고성능화 되는 자극제가 됩니다. TAPE/CD-WALKMAN에서 쌓여있던 노하우와 소니의 디자인 철학, 곧 소니 스타일이 그야말로 꽃을 피웠던 제품 군은 바로 MD-WALKMAN 입니다.
90년대 가수를 꿈꾸던 한 소녀에게 유명한 작곡가가 처음으로 해 주었던 선물이 바로 MD-WALKMAN 이였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본인이 부른 목소리를 직접 녹음하고 들어보고 더 발전하길 바라는 의미였겠지요.
그만큼 MD-WALKMAN 은 우리가 음악을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소리 자체를 다루게끔 도와줄 수 있었던 혁신적인 기기였음에 분명합니다.
CD-WALKMAN을 사용하시던 분들이 음반가게에서 CD를 구입하여 들었던 때의 추억을 기억하시는 것과 같이 MD-WALKMAN을 사용하던 분들은 음악을 손수 MD에 녹음하고 노래제목을 편집했던 때를 잊지 못 할 것 입니다.
그것이 바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 MD 그리고 MD-WALKMAN이 많은 분들의 기억 속에 계속해서 살아있을 이유입니다.
그럼 저 스타일지기는 MD-WALKMAN에 이어 ‘소니 WALKMAN의 모든 것’ 6부로 다시 인사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소니 워크맨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도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