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작년 10월 출시된 이어폰 ‘XBA-300AP’는 소니만의 독자적인 음향 기술이 적용되어 고해상도 원음의 감동을 그대로 전달하는 이어폰으로 각광받은 제품입니다. 특히 소니가 새롭게 개발한 트리플 BA(Balanced Armature,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를 탑재해 광범위한 음역대를 선명한 고음질로 구현해 오디오 마니아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는데요~ 오늘은 XBA-300AP를 탄생시킨 개발자들과의 인터뷰를 여러분께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바로 함께 하시죠 J
#1. 생생한 원음의 감동을 그대로 전달한다, XBA-300AP
* 소니코리아, HRA에 최적화된 프리미엄 이어폰 ‘XBA-300AP’ 출시 |
저음과 중음, 고음에 이르는 광범위한 음역대를 모두 커버하는 BA(Balanced Armature,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를 탑재한 이어폰, XBA-300AP. ‘제품 소형화’를 목표로 하면서 동시에 한정된 공간 안에 3개의 BA 드라이버를 탑재, 음질 개선까지 이루어 내기 위한 개발 과정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또한 개발진이 XBA-300AP를 통해 추구했던 소리는 어떤 소리였을까요? 그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XBA-300AP를 개발하게 된 경위는 무엇인가요?
XBA-300AP 이전에 개발된 소니 'XBA 시리즈’는 2세대 BA 드라이버 유닛을 탑재해 음질을 향상시켰습니다. 당시 사용된 드라이버는 BA드라이버와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드라이버였죠. 그러나 BA 드라이버가 1개만 탑재되어있을 때 표현할 수 있는 소리의 대역폭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습니다. 때문에 BA 드라이버가 가진 장점을 확연하게 이끌어냄과 동시에 더욱 고음질을 구현하기 위해 XBA-300AP의 개발에 착수하게 됐습니다.
BA 드라이버와 하이브리드 타입의 드라이버가 소리의 구현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인가요?
네. 하이브리드 타입 드라이버에는 우퍼 다이내믹 드라이버가 사용됩니다. 풍부한 저음이 주를 이루는 최신 음악의 트렌드에는 하이브리드 타입이 유리한 점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해상도가 뛰어난 전용 우퍼를 새로 개발한 BA 드라이버를 여러 개 조합하면 보다 색다르고 진보된 음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소리가 발생했을 때, 그러니까 보컬과 악기의 소리가 최초로 생겨났을 때의 원음 그대로를 전달하는 것. 그것이 XBA-300AP가 추구한 소리라 말할 수 있습니다. 라이브 공연장에서 몸으로 소리가 직접 전해질 때에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감동이 있죠. 연주자가 연주를 할 때 느껴지는 현의 떨림, 보컬이 노래할 때 느껴지는 개성 있는 음색을 BA 드라이버만으로 구성된 이어폰으로는 더욱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BA 드라이버만으로 구성된 이어폰은 차음성도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노이즈로부터 자유롭고, 몰입감있는 음악 감상이 가능합니다.
XBA-300AP의 디자인 컨셉은 무엇인가요?
XBA-300AP 디자인의 핵심은 제품 소형화였습니다. “이렇게 작은 데 정말로 3개의 BA 드라이버가 들어있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대한 작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죠. 이번 개발 과정에서 스즈키씨가 특히 강조한 것 역시 “작아 보이는 디자인”이었습니다. 또한 기존의 일체형 디자인을 굳이 고집하지 않았고, 여러 파트가 결합된 구조로 만들어 보는 것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3개의 BA 드라이버가 들어가면 필연적으로 크기가 커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사실을 말씀 드리자면, 기존에 구상했던 디자인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스즈키씨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을 하게 되었죠. 스즈키씨로부터 내부 구조의 개선 방안에 대한 명확한 답을 들은 뒤에는 완전히 납득하고 바로 일을 진행했습니다.
<최초 디자인 제안 형태(좌), 변경된 디자인 아이디어(우)>
이미 완성된 디자인을 버리고 새로운 디자인을 요구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텐데요.
기존의 디자인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분명 더 작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부 구조를 먼저 재검토했고, 소리와 디자인을 모두 개선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냈죠. 크기에 대해서만큼은 고집을 꺾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다나카씨에게 혼이 날 각오를 하고 부탁을 했습니다.
작게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된 것은 어떤 기술 때문이었나요?
기존의 BA 드라이버는 레인지와 우퍼, 트위터가 세로로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그 세 구성요소를 위 그림과 같이 서로 한 곳에 뭉쳐진 형태로 결합시켰습니다. 이를 통해 보다 콤팩트한 사이즈를 실현시킬 수 있었고, 음질에 있어서도 개선을 이루어냈습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소형화를 위해 어떤 것들이 고안됐나요?
뛰어난 음질을 위해 황동 도관을 채택하고 마그네슘 등의 고급 부품을 사용했죠. 때문에 디자인에 있어서는 예산상 한계가 있었습니다. 또한 특정 부품을 일체형으로 설계할 시에는 견고함이 더해지는 반면 크기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따라서 모서리 부분을 완만하게 만드는 것으로 편안한 착용감과 ‘작게 보이기’라는 미션을 달성하였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
제품의 모서리와 귀가 접촉하는 부분을 부드럽게 라운드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품 사용 시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또한 이는 제품이 보다 작고 슬림해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소니가 오랜 세월 쌓아온 디자인 노하우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죠.
XBA-300AP는 리니어 드라이브 밸런스드 아마추어를 채용했죠?
리니어 드라이브 밸런스드 아마추어는 T자 형태로 상하가 완벽하게 대칭되며, 진동판과 아마추어가 직접 연결됩니다. 이는 소리가 입력되었을 때 그 신호를 진동판에 제대로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죠. 이를 통해 보다 투명하고 깨끗한 소리의 재현이 가능합니다.
이 기술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13년, 처음으로 개발한 버전의 BA 드라이버의 소리를 개선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발견한 것이 바로 진동의 대칭성입니다. 사실, 당시 발견한 진동은 100 미크론도 채 되지 않는 미세한 진동인데, 이 미세한 움직임을 철저히 분석한 결과, 상하가 대칭되는 구조라면 더욱 좋은 소리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현재의 리니어 드라이브 밸런스드 아마추어는 개량에 개량을 거듭해 탄생한 작품이죠.
미크론 단위의 진동도 소리에 영향을 주는군요.
소리가 확실히 선명해졌습니다. 눈에 보이는 움직임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선택했던 개선 방향이 정말로 옳은 것인가 많이 고민을 하긴 했습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하우징의 설계에서도 드라이버 전면의 공간을 100 미크론, 200 미크론 늘리거나 변화시키는 것만으로 소리가 변합니다.
BA 드라이버에서 주목할 점은 무엇인가요?
진동판입니다. 알루미늄 합금 소재의 진동판을 사용하여 전 음역대에서 고른 소리를 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HD 슈퍼 트위터는 특히 고음역대의 표현력을 최적으로 끌어내는 역할을 하는 부분이기에, 강성이 높고 가벼운 알루미늄을 사용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황동 도관을 채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황동은 내부 손실도가 높은 물질입니다. 내부 손실도가 높을수록 소리 자체의 울림이 발생하지 않아 깨끗한 사운드를 전달합니다. 또한 황동은 강성이 매우 높은 소재이기도 합니다. 선명한 중고음을 실현하는 데에 매우 유용한 소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XBA-300AP는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고해상도 음원)를 지원합니다. 그런데 애초에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를 출력할 수 있을 정도인 40kHz이상의 출력을 의식하신 것인지, 아니면 고음질을 추구한 끝에 결과적으로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 출력이 따라오게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둘 다입니다. 현재 오디오 업계의 화두는 단연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이기에, 우리도 역시 이를 추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 재생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도달해야 하는 목표는 “최고의 소리를 전달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제품 소형화 이외에 디자인 측면에서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디자인을 새로 구상해야 했기에 작업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 외에도 제품 자체의 구조가 복잡했고, 또 요소 요소를 제대로 디자인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수작업으로 분해 모형을 만들어 사내에서 프레젠테이션까지 하게 됐죠. 이렇게 한번에 보여주는 것이 작업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XBA-300AP에는 마그네슘과 황동의 채용이 포인트였기에, 그것을 어떤 색으로 얼마만큼 보여주어야 소장 욕구가 생길 정도로 멋진 디자인이 될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마지막으로 XBA-300AP에 대해 한 말씀 남겨주신다면?
무엇보다 좋은 플레이어와 함께 들어주신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옛날의 음원도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로 서비스가 되고 있으니, 당시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이번에는 옛 음원을 고해상도로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더욱 풍부한 음악적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자신에게 딱 맞는 이어폰, 헤드폰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를 즐기는 애호가 여러분들 덕분에 XBA-300AP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소리를 즐기는 데에 익숙한 분들도 사용해주셨으면 좋겠고, 한편으로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분들도 꼭 한번쯤은 사용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분명히 차이를 느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완성도 측면에서 자신감을 갖고 있는 제품입니다.
지금까지 개발자들의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이어폰 XBA-300AP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언제나 최고의 사운드와 최상의 음악 감상 환경을 제공하고자 하는 개발자들의 열정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는데요~ 앞으로도 더욱 새롭고 멋진 제품을 선보여 주시기를 기원하면서, 오늘의 시간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J
이상으로 소니 스타일지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