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니 스타일지기입니다.
소니는 2016년 10월, 세계에서 가장 빠른 0.05초 AF와 초당 24 연사 성능, 그리고 4K 동영상과 40배 슬로우 모션까지 완벽에 가까운 하이엔드 카메라 RX100 V를 선보였습니다.
오늘은 RX100 V의 개발을 담당한 4 명의 엔지니어 분들을 직접 만나, 하이엔드 카메라 RX100 V의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았습니다. RX100 V 엔지니어들과의 만남의 현장으로 여러분들도 함께 가보시죠. :)
프로와 아마추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있는 진정한 프리미엄 카메라를 목표로!
가장 먼저 RX100 V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RX100 시리즈는 주머니 속에 들어가는 초소형 사이즈의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입니다. RX100 V 개발 단계에서 진행했던 시장 조사에 따르면, RX100 시리즈를 소유하고 있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고객 중 약 70% 이상이 DSLR을 가지고 있고, 그 중에서도 약 30%는 풀프레임 카메라를 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DSLR을 사용하면서 고화질의 서브 카메라가 필요한 고객'을 타깃으로 하여 이 제품을 기획했습니다. ‘이미 고성능의 카메라를 갖고 있는 사람이 서브 카메라에 기대하는 성능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던 중, 저희는 몇 가지 기준을 세웠습니다. 첫째로는 서브 카메라다운 콤팩트한 사이즈, 둘째로는 고화질, 마지막으로 고속 AF와 연사 성능이었습니다.
이런 기준들을 바탕으로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우리는 DSLR 성능에 버금가는 잠재력을 지닌 카메라를 만드는 것으로 목표로 세웠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고화질은 물론이고, 0.05초의 고속 AF, AF/AE 추적 상태에서 초당 최대 24장의 고속 연사 이미지 촬영 능력을 콤팩트한 사이즈에 담는 것이 저희 목표였습니다.
개발은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기술별로 개발 시작 시점이 달라 간단히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반도체와 같은 경우 개발 자체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몇 해 전부터 개발을 시작했고, 그 이후에 기획부서 및 관련 부서의 엔지니어들과 함께 한가지씩 차근차근 기술을 개발해 나갔습니다.
사실 이미 시장에서 호평을 얻고 있던 RX100 시리즈이기 때문에 'RX100 V'에 대해 큰 기대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많은 분들이 "RX100 V는 분명 이러이러한 스펙으로 나올 것이다!"라며 기대를 드러내 주었고, 그 시점 경에 저희도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다양한 논의를 하였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AF 시스템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맨 처음 '0.05초의 고속 AF를 실현한다'라고 했을 땐, 솔직히 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동 웃음) 시스템 개발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가장 먼저 하드웨어 담당자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소프트웨어만으로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렌즈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고, 최적의 지점에서 멈춰 촬영이 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졌던 우리는 렌즈 모터의 성능을 한계점까지 끌어 올리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기대하는 성능이 충분히 안정적으로 발휘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렌즈의 이동 방법에 관한 알고리즘을 새롭게 개발하는 동시에, 정보 처리 시간도 단축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고속화에 집중했습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속도를 동시에 올렸군요?
그렇습니다.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렌즈 일체형이기 때문에 렌즈의 잠재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전용 알고리즘을 적용했다는 점입니다. 0.05초는 상상하기 어려운 빠른 AF 속도인만큼, [초점을 맞출 곳 결정 -> 렌즈를 해당 위치로 이동 및 홀딩 -> 촬영] 이라는 일련의 동작을 실현하기 위해 렌즈 제어 소프트웨어 개발에 모든 노력을 쏟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실 기존 모델인 RX100 IV과 비교했을 때 움직이는 방법은 전혀 다릅니다.
위상차 검출 AF 센서와 커버리지가 놀랍도록 늘어났어요.
이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카메라에 기존의 콘트라스트 AF(25 포인트) 이외에, 315 포인트의 위상차 검출 AF 센서를 추가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2개의 AF 방식을 병용하는 초고속 하이브리드 AF가 된 것으로, 초점을 잡기 어려운 작은 피사체나 움직이는 피사체도 넓은 화면 범위 내에서 높은 정밀도로 포착할 수 있게 되었죠. 그리고 동시에 AF 제어에 필요한 처리량 또한 비약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네 타는 아이를 촬영할 때, 즉시 눈에 초점이 맺히도록 해주세요"라고 제가 구체적인 요구를 했죠.
그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죠. (웃음) 315 포인트에 해당하는 정보를 얻을 수는 있지만, 그 안에 어느 곳에 아이의 눈동자가 있고 밝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등을 읽어 종합적인 계산을 도출하고, 즉시 움직임을 예측하고, 나머지 시간에 렌즈를 움직여 고정하여 촬영하는 것. 이를 위해 얼마나 많은 알고리즘이 필요했을까요? 첫 도전이기 때문에 재미있는 작업이긴 했지만, 역시 0.05초의 속도를 실현하는 일은 고생스러웠습니다.
스스로 정하신 목표치가 있었습니까?
DSLR 사용자를 타깃으로 한 제품이다 보니, 어느 정도 DSRL과 유사한 성능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작은 크기에 그만한 성능을 담으려면 역시 광학 성능이 우선인데, 그 중에서도 렌즈와 모터는 한계까지 성능을 끌어올렸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쪽에서 나머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했습니다.
전례 없는 초고속 속도로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다
센서 부분에서 RX100 IV와의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기존의 DRAM 칩이 탑재된 1.0형 CMOS 이미지 센서에, 위상차 AF 센서를 탑재한 이미지 센서를 새롭게 개발했습니다. 여기서 첫 번째 과제는 1인치 크기의 센서에 315 포인트의 위상차 검출 AF 센서를 배치하는 일이었습니다. 초고속 하이브리드 AF는 A6000 시리즈에 이미 탑재되어 있었지만, 1형 크기의 이미지 센서에서 A6000 시리즈와 동등한 성능을 이끌어내기란 무척 어려웠어요. 테스트용 제품을 몇 가지 만들어 어떤 형태에서 효율적으로 빛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찾아내야만 했습니다. 아주 정교한 작업이었어요.
연사 속도 또한 RX100 IV의 16fps에서 24fps로 향상되었네요.
새로운 이미지센서의 가장 큰 장점은 AF/AE 추적으로 최대 24fps의 빠른 연속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자면, 첫 번째로 AF를 고정하여 30fps나 60fps 연사를 할 수 있는 카메라는 있습니다만, AF/AE를 연동하여 이렇게까지 연사가 가능한 카메라는 이 사이즈에서는 없습니다. 그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타네오카 씨의 부서에서 개발한 AF 추적 소프트웨어와 오가사와라 씨 부서에서 개발한 고속 처리를 실현하는 새로운 고속 프론트-엔드 LSI가 있었습니다. AF/AE와 연동한 24fps 고속연사가 가능했던 것은 팀워크의 결과물입니다. 제 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RX100 IV와 거의 같은 크기에 이만큼의 스펙을 탑재할 수 있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RX100 V의 초고속 성능은 물론 고화질에도 기여하는 새로운 프론트-엔드 LSI 시스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RX100 시리즈는 그 동안 BIONZ X 이미지 프로세서를 탑재하여 이미지 처리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운 이미지센서가 도입되어 더욱 방대한 정보량을 취급하게 되었고, 이와 동시에 0.05초의 고속 AF와 24fps 고속 연사의 실현이 요구되었습니다. 방대한 정보량을 지금보다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코어 시스템인 BIONZ X를 지원하는 새로운 IC ‘프론트-엔드 LSI’를 개발했습니다.
프론트-엔드 LSI는 AF의 고속화뿐만 아니라 화질 향상에도 기여하는 시스템으로, 알고리즘을 최적화하여 고감도에서의 해상도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의 빠른 이미지 처리 속도 덕분에 24fps 고속 연사 촬영 시에도 노이즈를 억제하여, 20M 이상의 고해상도 촬영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24fps 고속 연사로 150장을 단번에 촬영해도 즉시 재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사가 가능하더라도 빠르게 재생할 수 없으면 의미가 없다"는 사용자들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고 있습니다.
24fps의 고속 연사 촬영 후, 곧 바로 리뷰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저희에게도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그리고 고속 연사 촬영과 동시에 노이즈를 억제하는 것은 프론트-엔드 LSI의 고속 신호 처리와 함께 소프트웨어의 최적화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RX100 IV와 RX100 V의 기판을 비교해 볼까요. 기본적으로 기판의 크기는 같은데, RX100 V에는 BIONZ X 외에도 프론트-엔드 LSI가 추가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동일한 바디 사이즈를 유지하며 RX100 IV에서는 사용하던 부품을 훨씬 더 작게 하여 프론트 엔드 LSI가 탑재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냈습니다. 다만, 조금 유감인 것은 본체의 무게가 1g 늘어 299g이 된 것입니다. 사실, 무게는 바꾸고 싶지 않았지만, 강도를 높이기 위해 부득이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래도 300g은 넘지 않습니다. (웃음)
4K 동영상 촬영 시에도 높은 완성도를 위한 AF 성능 극대화
4K 동영상 촬영 시에도 대응하는 초고속 하이브리드 AF
동영상 측면에서는 어떤 점이 발전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초고속 하이브리드 AF로 찍기 때문에 AF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 정확한 초점 조작 동영상을 촬영하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요. ‘AF가 좀 더 빨랐으면 좋겠다’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RX100 V는 4K 동영상 촬영시에도 정확하게 추적하여 초점을 잡는 것은 물론, AF 구동 속도 설정이나 AF 추적 감도 설정 역시 지원하기 때문에, 촬영자의 표현 의도와 촬영 장면에 맞는 초점을 포착해냅니다. 작품의 의도에 따라 순간적으로 또는, 서서히 초점을 맞추는 등의 자유로운 설정이 가능합니다.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슬로우 모션 촬영 가능 시간도 약 2배로 증가했습니다. RX100 IV에서는 화질 우선 모드에서 약 2초밖에 촬영할 수 없었지만, RX100 V는 그 3배인 약 6초로 늘어났습니다. 예를 들어, ‘투수가 던진 공을 타자가 치기까지의 과정’을 그냥 찍을 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반복된 테스트로 완성된 높은 AF 정밀도를 완성
RX100 V를 개발하면서 있었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말해주세요.
아까도 말씀 드렸습니다만, 받아들이는 정보가 많아진 만큼 어디에 초점을 맞출지를 결정하는 알고리즘을 구현해내기가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개발 후반에는 프로토 타입으로 필드 테스트를 반복했습니다. 주말에도 개발 부서 직원들이 프로토 타입을 가져가 각각 필드 테스트를 하기도 했죠. 팬 씨가 직접 자전거를 타고 연사 테스트를 했던 기억도 나네요.
아 그런 일도 있었네요.
모두 너무 바빠서 결국 제가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동 웃음)
이런 필드 테스트를 통해 '이런 경우에 초점이 잘 안 맞았다', '연사의 몇 장째부터 프레임에서 벗어났다' 등의 피드백을 받았고, 저희 부서에서 그때마다 알고리즘을 추가했습니다. 그야말로 마감 전 날까지도 조정을 하고 있었죠. 하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었습니다. 특히, 포커싱의 속도와 정확도가 상당히 올라갔어요. 24fps 고속 연사를 해도 초점이 제대로 맞고, 노이즈는 감소하고, 해상도는 높아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목표로 했던 작품들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RX100 V는 움직이는 피사체를 훌륭하게 파악하고 어떤 장면이라도 잡아낼 수 있는 올인원 카메라가 되었습니다. AF의 성능이 DSLR 수준이 되었지만 크기는 여전히 콤팩트하죠. 내 주머니 속에 DSLR이 들어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실제로 손에 쥐면, 스펙 차트를 눈으로 보는 것 이상의 감동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속 연사는 "타타타타타탓" 이 정도로 정말 빠릅니다. 이 고속 연사 소리를 들으면, '정말 촬영이 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웃음) 연속 촬영을 할 때 LCD를 보면 거의 동영상과 같아요.
RX100 V로 촬영할만한 것으로 어떤 것을 추천하고 싶으세요?
덩크슛과 같이 스포츠에서의 결정적 순간도 놓치지 않을 정도이므로, 불규칙하게 돌아 다니는 반려 동물의 사진을 찍어 봤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네를 탄 아이를 찍는 것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전자 셔터로 설정하면 셔터 소리를 없앨 수 있기 때문에, 아이의 무용 발표회와 같이 실내에서의 행사 촬영도 눈치 보지 않고 촬영할 수 있습니다.
RX100 V 덕분에 저를 포함한 개발 스탭들이 아이를 촬영할 기회가 늘어났습니다. ‘자동모드’로도 충분히 찍을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본인이 원하는 설정으로 촬영하는 것도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S모드에서 1/500 초보다 빠른 셔터 스피드로 설정하고, 뛰어 다니는 아이들의 움직임을 흔들림 없이 선명하게 담아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 식으로 각자 자신이 즐겁게 촬영할 수 있는 상황과 설정을 찾아서 촬영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저는 초점모드를 AF-C로 놓고, 초점 영역을 플렉서블 스팟으로 설정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상태로 고속 연사를 하면 많은 어린이가 뒤죽박죽 뛰노는 공원에서도 우리 아이만 찍는 것이 가능합니다. 24fps의 고속 연사로 촬영을 하면 여태껏 본적 없는 순간적인 표정을 포착할 수 있어요. 연사를 일상적으로 사용해 연사의 재미를 경험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카메라 RX100 V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았습니다. 전작과 동일한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전에 없던 놀라운 기술들이 집약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개발자들의 고뇌와 땀, 그리고 수 없이 이뤄진 테스트와 개선을 위한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