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소니코리아에서는 여러분의 퀄리티 높은 사진 생활을 위해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분들의 촬영 노하우를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배영진 작가가 소개하는 ‘야생동물 촬영’에 대한 노하우입니다. 아생동물의 행동은 종잡을 수가 없기 때문에 상당한 순발력이 요구되는 분야입니다. 그럼, 배영진 작가가 전하는 노하우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함께 만나보실까요?
처음 야생동물 촬영을 시작했을 때, 사자, 기린, 하마, 코끼리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살고 있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세렝게티, 5m가 넘는 악어가 살고 있는 호주 다윈, 다양한 해양생물이 가득한 몰디브 등을 다니며 촬영했고, 한정된 지역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늘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여행지에서 담은 야생동물 사진은 한정된 시간에 어떤 동물을 만나게 되는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촬영자의 의도나 선택보다는 운이 많이 좌우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늘 아쉬움이 남곤 했죠.
그러던 중, 2016년 말부터 제주도에 살게 되면서 야생돌고래들이 매일 찾아오는, 전세계적으로도 드문 장소가 제주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야생동물을 관찰하면서 촬영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신기함과 설렘을 안고 무작정 프레임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야생돌고래들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돌고래들이 매일 찾아오는 서식지가 개발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곳을 보호하려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사진을 통해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러한 계기로 촬영을 시작하여 어느덧 1년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지난 1년여간 야생돌고래를 관찰하며 촬영을 해온 경험과 함께 쌓인 나름의 노하우 중 몇 가지를 여러분께 소개하겠습니다.
#경험이 좋은 사진을 만든다.
야생돌고래를 촬영을 시작하고 나서 돌고래를 찍고 싶어하는 포토그래퍼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몇 번 있었습니다. 그들의 공통적인 질문이 하나 있었는데, ‘점프하는 돌고래의 사진’을 포착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단발성 촬영을 하시는 분들은 한곳에 자리를 잡고 돌고래가 지나가는 순간을 담는 경우가 많은데, 야생돌고래는 하루에 100km를 이동할 정도로 머무는 시간보다 이동하는 시간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돌고래를 따라가거나 지나갈 것 같은 지점을 예측하여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우에는 야생돌고래를 촬영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돌고래가 어느 지점에 자주 오고, 이동경로가 어떻게 되며, 언제 사냥을 하면서 점프를 하는지 등을 조금 알 수 있게 되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몇 가지 팁을 드리겠습니다.
둘째, 돌고래의 행동패턴을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돌고래들은 사냥을 할 때, 물고기떼를 몰다가 특정지점에서 꼬리로 내려치기도 하고, 점프도 하면서 물고기들을 기절시키고는 합니다. 이 때가 점프사진을 찍기에 최적의 타이밍입니다. 또한, 돌고래들이 약 5km 구간을 왕복하면서 수시로 머무는 지점이 4~5군데 정도가 있는데, 돌고래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 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곳들을 어느 정도 파악해두면 점프샷을 담을 수 있는 확률이 상당히 높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 해안가의 지형을 이해할수록 돌고래를 다양한 각도로 촬영이 가능합니다. 돌고래는 보통 해안가에서 이동을 하기 때문에 측면 사진은 쉽게 찍을 수 있을 텐데요. 만약, 돌고래의 정면을 찍고 싶다면, 방파제나 해안가의 바위에서 기다려보세요. 다만, 바위 근처의 수심이 낮다면 돌고래가 수면까지 안 올라오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넷째, 비슷한 상황을 놓고 미리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돌고래의 점프는 찰나의 순간이기 때문에 잠깐의 머뭇거림에도 실패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수면 위로 올라오는 순간부터 공중에 완전히 떠오른 순간, 그리고 다시 물속으로 들어가는 순간까지 1~2초가 채 걸리지 않죠. 잠깐이라도 머뭇거린다면 남는 것은 물속으로 들어가는 꼬리지느러미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즉각적인 반응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유사한 환경에서 수시로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 역시 숭어의 점프샷을 찍는 등의 훈련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한계를 극복하고 변화를 시도할수록 더 나은 사진이 만들어진다.
촬영 초반에는 돌고래의 지느러미만 담긴 사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장망원 렌즈가 없었기 때문에 한계를 느끼게 되었고, 이때 우연히 타사의 150-600mm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조금 더 생생한 돌고래 촬영을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사자나 코끼리 같은 야생동물들은 큰 이동 없이 관찰을 하면서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비의 무게에 영향을 덜 받지만, 야생돌고래는 끊임없이 이동을 하면서 불규칙적으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언제, 어디서 점프를 할지 예측이 쉽지 않다 보니 장비의 무게가 결과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프리카 탄자니아, 호주 다윈, 몰디브에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것은 장비의 중요성입니다. 아프리카에 갈 때는 예산 문제로 원하는 장비를 갖고 갈 수 없었는데, 그때의 아쉬움은 지금까지도 큰 후회로 남습니다. 야생동물 사진은 촬영자가 의도하는 사진을 연출하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찾아온 찰나의 장면을 안정적으로 포착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뛰어난 성능의 장비를 갖추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클레이 사격처럼 돌고래들이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점프를 할지 모를 사진을 찍다 보면, 장비가 무거울수록 핀을 정확하게 잡지 못하거나, 타이밍을 놓칠 확률이 높았습니다. 그래서 무게에 대한 고민이 많았죠. 그러던 중 운이 좋게도 소니 프로 포토그래퍼가 되었고 FE 70-200mm f2.8 GM 렌즈와 2X텔레컨버터(SEL20TC)를 사용하게 되면서 무게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강력한 연사 기능과 빠른 AF 성능을 갖춘 a9은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실 그 동안 타사의 카메라를 사용하면서 소니 카메라로의 기변을 수 차례 고려했었지만, 새로운 카메라에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과 몇몇 현실적 문제들로 미루고만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a9을 접했더니 성능도 성능이지만, 조작 편의성이 뛰어나 적응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기존의 장비들을 모두 처분하고 a9을 비롯하여 몇 가지 필요한 렌즈군을 갖추고 있습니다. 소니의 경우 장비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행사나 체계적인 대여 시스템 등이 잘 마련되어 있으니 직접 체험해보시는 편을 추천 드립니다.
지금까지 배영진 작가의 야생 돌고래 촬영 노하우를 만나봤습니다. 이러한 노하우가 쌓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바다에서 보냈을지 상상도 되지 않는데요. 그만큼 배영진 작가의 진심이 묻어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소니 블로그에서는 더 많은 사진작가들의 촬영 노하우를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