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사진 대회 '소니 월드 포토그래피 어워드(Sony World Photography Awards, SWPA)'. 매년 전 세계 수많은 창작자가 자신만의 시선을 담아 도전하는 이 꿈의 무대에서, 당당히 프로페셔널 부문 수상자로서 이름을 올린 김승호 작가를 스타일지가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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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작가는 평범한 직장인에서 일러스트레이터를 거쳐, 이제는 카메라를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창조해 나가는 사진가입니다. 단순히 시각적인 미감을 쫓는 촬영을 넘어, 한 장 혹은 여러 장의 사진 속에 서사를 담아내는 행위로 사진을 정의합니다. 현대의 거리와 일상을 카메라로 기록해 나가는 작가님의 사진 철학은 무척이나 신선하고 깊은 울림을 주는데요.
이번 SWPA 프로페셔널 부문 수상작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세계적인 명사들과의 특별한 인연, 그리고 '좋은 사진은 좋은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진솔한 조언까지. 카메라를 사랑하고 자신만의 사진을 꿈꾸는 소니 블로그 독자 여러분을 위해, 작가님과 함께한 이야기를 지금 공개합니다.
PART 1. 세계가 주목한 한국 사진가, 김승호
Q1. 먼저 소니 블로그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김승호라고 합니다. 부끄럽지만 아직 어떤 사진을 찍는다라고 카테고리를 단정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고요. 지금은 일단 제 주변을 열심히 촬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와 개를 키우는 데요, 그래서 아이와 반려견의 사진을 찍고, 도시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도시민의 일상을 찍고 있습니다. 또 재개발 지역에서 떠나온 지역민이기 때문에 재개발 지역에 대한 사진도 함께 찍습니다. 결과물로는 다큐멘터리나 일상 스트리트(Street) 사진 같은 형태로 나오고 있지만, 제 안에서는 이 모든 소재를 ‘나의 주변’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저는 제 주변의 모든 것을 찍고 있습니다.
Q2. SWPA 프로페셔널 ‘Perspectives’ 부문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런던 시상식과 전시회에 직접 참석하셨는데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정말 내가 이 자리에 왔구나’ 하고 실감이 나셨을 것 같습니다. 당시 현장 분위기와 직접 참석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제가 평소에 글로벌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현장에 가서 엄청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한 장 걸어두고 사람들과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나누게 되는데, 그 대화를 전부 영어로 해야 해서 꽤 힘들었죠. 그래서 나름 준비라고 영어를 오랜만에 다시 한번 들여다보긴 했어요. 제 작업 노트나 작업을 설명하는 내용들을 영어로 한 번 더 연습하고, 직접 번역해 보는 등의 준비를 했었고요. 또 시상식 드레스 코드에 맞춰 근사한 슈트를 입어야 해서 식사 조절을 좀 했습니다. (웃음)
처음에는 단순히 해외에 나가 상을 받는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그 이상의 경험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이번에 수상한 사진뿐만 아니라 이전 작업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사진을 찍어갈 것인지까지 진심으로 물어봐 주셨습니다. 제 사진을 깊이 있게 봐주고, 뜻깊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특히 동시대에 사진 작업을 하고 있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던 것도 큰 자극이 됐습니다. 큰 상을 하나 받았다는 기쁨도 있었지만, 오히려 제 사진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습니다.
무엇보다 해외의 많은 관람객들이 찾는 전시장에 제 사진이 크게 걸려 있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묘했는데요, 특히 제드 넬슨(Zed Nelson)이나 조엘 메이어로위츠(Joel Meyerowitz) 같은 거장들의 작품과 같은 공간에 제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 앞으로 정말 제 이름을 걸고 더 치열하게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3. 이번 시상식은 가족과 함께 방문하셨는데요. 사진은 많이 찍으셨나요?
평소 아이 사진은 철저히 집 안에서만 찍는 편이었습니다. 아이를 계속 보호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혹시라도 안전사고가 생길까 봐 염려되었기 때문에 아파트 단지 밖을 나갈 때조차 아이 사진을 잘 찍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이번에는 딸아이 덕분에 런던에서 수상하게 된 것도 있어, 온 가족이 함께 런던행을 결정했습니다. 가족과 간 덕분에 저 대신 안전을 신경 써줄 사람이 생겨 마음 놓고 야외에서 아이 사진을 정말 많이 찍을 수 있었죠.
보통 해외에 나가면 거리 사진을 주로 찍었기 때문에 제가 원래 찍던 '거리 사진'과 '아이 사진'이 실외와 실내라는 물리적인 공간으로 철저히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런던이라는 공간에서 이 두 영역이 딱 하나로 합쳐져 결과적으로 제 거리 사진의 특징과 아이 사진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재미있는 사진들을 몇 장 건질 수 있었어요.


저는 밖에서 찍는 거리 사진과 집에서 찍는 아이 사진이 서로 너무 다른 갈래인 것 같아 고민이었는데, 이번 런던에서 두 사진이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비로소 찾게 된 것 같습니다.
Q4. 이번 행사를 통해 새롭게 이어진 인연 중, 작가님의 다음 행보에 특별한 영향을 준 분이 있을까요?

우선 저에게 상을 수여해 주신 심사위원이자 큐레이터 겸 출판인인 고토 유미(Yumi Goto) 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나중에 일본의 교토그라피 같은 사진 행사에 오게 되면 꼭 다시 만나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자"며 헤어졌고, 그 인연을 계기로 최근 교토그라피에 방문해 그가 진행하는 행사와 워크숍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집 출판이나 전시회 기획과 관련해 실질적인 조언들을 많이 들었고 이때 얻은 인사이트들이 올해 연말이나 내년쯤 계획하고 있는 출판이나 전시 작업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PART 2. ‘Sunny Side Up’, 가족의 일상이 작품이 되기까지
Q5. 수상작 이야기를 안 할 수 없겠죠, 이번 수상작 ‘Sunny Side Up’은 어떤 시선에서 출발한 시리즈인가요? 작품의 핵심 메시지를 소개해 주세요.
사실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결혼도, 출산에 대한 생각도 전혀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난 이후, 사진에서 느껴질 만큼 제 삶의 굉장히 많은 부분이 크게 변했죠. 이번 수상작은 바로 그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시리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와 강아지가 함께 등장하는 이 시리즈는 자칫 육아 사진처럼 비칠 수도 있다는 점이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의 귀여운 순간이나 성장 기록보다는 아이가 태어난 이후 원래 그 집 안에 살고 있던 구성원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Q6.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이번 시리즈에서 어떤 부분을 가장 눈여겨보면 좋을까요?
이미지 자체의 기술적인 품질이나 눈을 사로잡는 시각적인 미감, 혹은 강렬한 임팩트보다는 사진이 품고 있는 '서사(Narrative)'에 집중해서 봐주셨으면 합니다. 프레임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반려견의 감정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또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와 같은 전체적인 맥락과 구성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여다봐 주신다면 좋겠습니다.
Q7. ‘Sunny Side Up’이라는 제목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이 제목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아이를 1년 동안 촬영하면서 총 6개의 큰 시리즈를 만들었습니다. 그중 3개 시리즈가 바로 이 'Sunny Side Up'이라는 메인 타이틀 아래 각각의 부제가 붙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Sunny Side Up'은 흔히 반숙 달걀 프라이를 뜻하기도 하지만, 영미권에서는 '밝은 성향의 사람'이나 '행복한 기분'을 표현할 때도 쓰인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 홍콩의 한 호텔에 묵었을 때, 저희 아이가 활짝 웃는 모습을 본 호텔 직원분이 아이를 보며 "Sunny Side Up 같은 아이"라고 했습니다. 게다가 저희 딸의 실제 본명이 외자로 '선(善)'이기도 해서 아이의 분위기가 이 사진 시리즈의 색깔과 정말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원래는 착하게 자라라는 뜻으로 지어준 이름인데, 정말 밝은 태양 같이 자라주고 있어서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제목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웃음)
Q8. 아이를 기록한 작업이 총 6개의 시리즈로 이어졌다고 하셨는데요. 각각의 시리즈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나요?
지금 저희 딸은 26개월 차에 접어들었고, 이번 시리즈는 아이가 태어난 직후부터 약 1년간 집중적으로 촬영한 결과물입니다. 그 사진들을 큰 갈래로 나누어 보니 총 6개 정도의 시리즈가 나왔고, 그중 하나가 이번 소니 어워드 수상작입니다.
6개 시리즈 중 ‘Sunny Side Up’이라는 메인 타이틀이 붙은 것은 3개의 프로젝트를 소개해드리자면, 첫 번째는 이번 소니 어워드 수상작으로 아이와 반려견이 삶 속에서 끊임없이 교감하는 모습을 담은 시리즈입니다.

두 번째는 ‘Hard Boiled(완숙)’라는 부제가 붙은 시리즈인데요. 어느 날 저희 아이 콧잔등에 작은 상처가 났던 일에서 시작되었죠. '달걀'이라는 메인 테마와 연결 지어, 아이의 상처와 그것이 치유되는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작업입니다.

세 번째는 ‘황혼에서 새벽까지’라는 시리즈입니다. 저희 딸이 저를 똑 닮았고, 저는 또 저희 어머니를 똑 닮았거든요. 지금 어머니가 뇌졸중 투병을 하며 인생의 남은 여명에 접어들고, 반면 이제 막 삶을 시작한 딸은 떠오르는 여명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두 여명이 마주하는 순간을 교차하는 어머니와 딸의 얼굴을 통해 담아낸 시리즈입니다.

Q9. 촬영자이자 가족으로서 가까운 대상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촬영과는 다른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작업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여러 장의 사진을 하나의 시리즈로 묶어 출품할 때, 저를 포함해 많은 분들이 쉽게 빠지는 함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의 시리즈라면 책이나 영화처럼 기승전결에 따라 이야기가 이어져야 한다거나, 혹은 잘 찍은 사진들을 모아야만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는 것인데요. 사실 그런 생각이 작업자를 가장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Perspectives'라는 부문명처럼, 완결된 이야기를 만드는 것보다 하나의 관점 안에서 사진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의 리듬이나 코드처럼,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요소가 굳이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고 다른 것이어도 상관없다는 뜻이죠.
그래서 제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이 작업이 시간 순으로 나열되는 육아일기처럼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 사진은 부모라면 누구나 찍는 사진이기 때문에, 소재 자체만으로는 특별한 힘을 갖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아이와 강아지는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유연하게 만드는 소재이지만, 저는 아이가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를 단순히 선형적으로 보여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이가 자라면서 주변과 어떻게 교감하고 원래 집 안에 살고 있던 부모와 강아지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데 더 집중했습니다. 그런 부분이 하나의 시리즈로 구성되었을 때 제 사진에 한 번 더 눈길이 가게 만드는 요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PART 3. 사진으로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
Q11. 작가님의 이력을 보면 처음부터 사진을 전공하거나 업으로 삼으셨던 것은 아닌데요. 사진가로 전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네, 저는 원래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PR 에이전시에서 근무한 적도 있었죠. 회사 생활을 마무리한 이후에는 평소 하고 싶었던 게임 일러스트레이션 같은 일러스트 작업을 4년 정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몸이 조금 안 좋아지면서 고민의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제가 하던 그림보다 조금 더 효과적인 방식으로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어요, 정확히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을 찾고 싶었습니다. 그게 사진이었죠.
제가 SWPA ‘Perspectives’ 부문에 지원하고 꾸준히 사진 시리즈를 만드는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습니다. 저에게 사진은 단순히 멋진 한 장을 찍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가장 적합한 방식입니다. 더 이상 그림을 그리기 어려워진 이후에도 나만의 이미지를 계속 만들고 싶었고, 그 가능성을 사진에서 발견하면서 본격적으로 전직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Q12. 작가님에게 사진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이야기를 전달하는 도구’로 바라보시는 것 같아요.
네, 맞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 중에 노먼 록웰이라는 작가가 있습니다. 미국인들의 평범한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거장인데요. 그의 그림은 단 한 장이든 여러 장이든, 그 안에 언제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저 역시 원래는 그렇게 이야기가 묻어나는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었어요. 사진 한 장이든, 여러 장으로 구성된 시리즈이든 이야기가 읽히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사진가로서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목표입니다.
Q13. 앞서 사진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구현하고 싶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작가님이 사진으로 담고자 하는 ‘이야기’는 어떤 장면들에서 출발하나요?
흔히 말하는 '거리 사진(Street Photography)'에 속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겠지만, 저는 제 사진을 그 장르 안에 명확히 가두지는 않는 편입니다. 스트리트 사진은 워낙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있고, 그 안의 분류도 방대해서 오히려 제 작업이 오해받거나 사진을 찍을 때 중심을 잡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대신 저는 제 사진을 일종의 ‘풍속화’나 ‘민화’에 가까운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카메라 한 대가 집 한 채 값이다'라는 말이 있었을 만큼 진입장벽이 높았지만 지금은 기술의 발전으로 누구나 쉽게 사진을 찍고 자신의 시선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거리 사진 문화는 조선시대 민화와 닮아 있다고 느낍니다.


김홍도와 같은 화가나 평범한 민화 화가들이 정석적으로 그림 교육을 받진 않았지만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자신들의 주변 일상을 '민화'라는 형태로 솔직하게 그려냈습니다. 최근 수많은 청년이 카메라를 들고 거리 사진을 찍는 문화도 이와 비슷하죠. 저 역시도 제 주변의 일상적인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PART 4. 결정적 순간을 함께한 소니 카메라
Q14. 이번 수상작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어떤 소니 카메라와 렌즈를 사용하셨나요? 각 장비는 어떤 역할을 했나요?
시리즈를 구성하는 10장의 사진은 내러티브 안에서 저마다의 명확한 역할이 있습니다. 어떤 컷은 서두를 담당하고, 어떤 컷은 위기를, 또 어떤 컷은 평화를 표현하죠. 이때 단 한 장만으로도 10장 전체의 이야기를 대변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중심 사진이 존재하는데요.
이런 결정적인 키 포토(Key Photo)를 놓치지 않으려면 화소가 아주 높아야 할 뿐만 아니라, 초점을 순식간에 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 역광 같은 까다로운 환경에서도 결과물을 온전히 믿고 맡길 수 있는 렌즈 교환식 카메라로 찍는 경우가 많죠.
이번 작업에서도 다양한 카메라가 두루 사용되었지만, ’Sunny Side Up’ 작업 후반부의 스냅의 대부분이나 ‘복종’이라는 제목의 사진은 Alpha 1(이하 A1)과 SEL2470GM2 조합을 활용해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스냅으로 찍은 사진이라 하드웨어의 성능이 필요한 사진들인데요, 소니 카메라의 빠르고 정확한 AF 덕분에 잘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Q15. 실제 촬영 현장에서 가장 크게 체감한 소니 카메라와 렌즈의 강점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당시에 쓰던 A7M3의 AF 성능만 해도 이전에 사용하던 다른 카메라들에 비해 정말 편리하고 좋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소니 카메라는 세대가 거듭될수록 그 기대를 뛰어넘는 AF 퍼포먼스를 보여주더라고요.
사실 제 사진 중에는 의도적으로 초점이 맞지 않은 사진도 있고, 포커스에 크게 연연하지 않은 연출들도 있어요. 하지만 실제 디테일과 초점을 명확히 제어할 수 있는 성능이 뒷받침되어야만, 그런 의도적인 연출도 자유롭게 해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카메라가 자동으로 눈에 초점을 맞춰주는 것을 넘어, 내가 원하는 정확한 위치에 초점을 맞추고 조절하는 모든 과정에서 바디의 신뢰도가 정말 중요한데요. 그런 부분에서 소니 제품을 굉장히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Q16. 이번 프로페셔널 부문 수상 부상으로 Alpha 7 V(이하 A7M5)를 사용해보셨는데요. 가장 인상 깊었던 변화나 장점은 무엇이었나요?
실외에서 촬영할 때 배터리 성능이 압도적으로 배터리 좋아진 게 크게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 사진을 '세로 방향의 로우 앵글'로 찍을 때의 불편함이 완전히 해결되었죠.

사진의 주인공인 아이는 체구가 작고, 또 아이와 강아지 모두 늘 바닥에 붙어 움직이다 보니 로우 앵글 촬영이 잦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전에는 LCD 화면이나 뷰파인더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감으로 여러 장을 찍고, 그중에서 쓸 만한 컷을 골라내는 방법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A7M5를 쓰고 나서부터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기본적으로 3축으로 자유롭게 조절되는 틸트형 구조로 정말 편리했고, 바디의 무게 중심이 좋아서 한 손으로 들고 촬영하기에도 무척 좋았습니다.

Q17. 선호하는 렌즈나 화각 같은 게 있을까요? 그 이유도 함께 소개해 주세요. 또는 사용해보고 싶은 카메라가 있다면?
저는 소니 렌즈 중 이른바 ‘트리니티 라인업’을 모두 보유하고 있고, 그중 SEL2470GM2를 주로 사용해왔습니다. 다만 요즘은 단렌즈를 활용한 개인 작업의 비중을 많이 늘리고 있습니다.

줌 렌즈는 주로 상업 촬영이나 의뢰받은 프로젝트에서 사용하고, 개인 작업은 보통 35mm 화각을 중심으로 촬영하는 편입니다. 저에게 35mm는 가장 직관적이면서도 편안한 화각이고, 제가 장면을 바라보는 방식과도 가장 자연스럽게 맞아 있다고 느낍니다. 24-70mm 렌즈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쓰고 있는 셈이죠.
다만 프레임 안에 공간을 더 담아야 할 때는 조금 더 넓은 광각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영국에서도 활용했던 SEL1635GM2 같은 렌즈가 저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35mm를 기준점으로 두되, 필요에 따라 더 넓은 시선까지 확장하며 작업을 하게 될 것 같네요.
‘Sunny Side Up’은 한 아이의 성장 기록을 넘어, 가족의 시간과 관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사진 시리즈라고 할 수 있는데요. 김승호 작가는 자신의 가장 가까운 일상을 통해 SWPA가 주목한 ‘관점’의 힘을 증명해 보였죠.😊
그렇다면 수상 이후, 김승호 작가의 사진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이어지는 하편에서는 소니 카메라와 렌즈로 완성한 촬영 방식, 런던에서 발견한 새로운 작업의 연결고리, 그리고 SWPA를 비롯한 사진 공모전 도전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현실적인 조언까지 함께 들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