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소니코리아는 지난 가을, ‘2018 RX 트래블러’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RX 트래블러’는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을 대상으로 여행에 최적화된 하이엔드 카메라 RX 시리즈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우수 여행기를 소개하는 특별한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2018 RX 트래블러’에서 은상을 수상한 박재진 작가는 RX를 “여행이나 일상에서 가볍게 들고 다니며 언제든 고화질의 촬영이 가능한 든든한 카메라”라고 평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카메라 RX100 VI와 함께 한 박재진 작가의 여행 이야기를 지금부터 만나보시겠습니다.
미처 손이 닿지 않은 오래된 소설책의 먼지를 툭툭 털고 한 장씩 펼쳐보듯 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포르투갈. 포르투갈은 스페인에 비해 물가도 저렴한 편이었고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이국적인 풍경들도 많아 신비롭다. 이번 여행에는 포르투갈에서 한국 여행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포르투를 중심으로 리스본, 신트라 등 포르투갈의 주요 도시들을 돌아봤다.
#1. 포르투, 중세의 아련한 흔적
이번 포르투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은 도시는 단연 포르투였다. 유럽의 다른 도시들과 견주어도 충분한 개성이 넘치는 곳이다. 노란색 트램이 골목을 누비고 도루 강변에는 클래식한 배들이 지나다닌다.
포르투의 전체 모습을 가장 즐기기 좋은 곳은 바로 클레리구스 탑이다. 클레리구스 탑은 18세기에 세워진 교회 종탑인데 유럽의 많은 탑들이 그렇듯 이 탑 역시 좁은 통로를 따라 나선형 계단을 구불구불 올라가야 한다. 어렵사리 꼭대기에 올라가는 순간, 그 동안의 힘들었던 기억은 사라지고 벅찬 감동이 몰려온다.
이 곳에서는 360도로 돌아가며 포르투 시내를 돌아볼 수 있는데 단연 도루강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늘어선 건물들의 풍경이 압권이다. 붉은색 지붕들이 끝없이 펼쳐 있는 포르투의 전경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으니 내가 왜 지금까지 이 도시를 올 생각을 한 번도 안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렐루서점은 포르투에서 꼭 가볼 만한 곳 중 하나다.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기하학적인 곡선 형태의 계단이 인상적인데 이곳에서 인증샷을 찍기 위해 한참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워낙 많은 여행자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이 서점은 입장료를 따로 받을 정도이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 계단을 자세히 보면 해리포터에 나오는 호그와트의 마법의 계단을 닮았는데 실제로 해리포터의 작가인 조앤 롤링이 이곳에서 해리포터의 영감을 받았다고도 알려져 있다. 실제로 포르투갈 곳곳에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설정과 비슷한 것들이 많다. 렐루서점 옆 광장에는 그리핀도르가 있는 분수대를 볼 수 있고 망토를 두른 포르투갈의 대학생 교복은 호그와트 교복과 꼭 닮았다.
도루강 남쪽의 빌라 노바 드 가이아 지구는 포르투갈 최고의 포트와인 산지다. 그래서 강변을 따라 샌드맨, 카렘 오플리 등 유명 와이너리가 줄지어 있는데 그중 샌드맨 와이너리는 쾌걸 조로 같은 복장을 한 남자를 모델로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포트와인은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와인 수출을 전면 금지했을 시절에 포르투갈에서 영국으로 와인을 수출하기로 했는데 배로 와인을 운송하다 보니 와인이 상할 염려가 있어 와인에 브랜디를 섞어 도수를 높여 만든 것에서 유래했다. 그래서 포트와인은 도수가 높고 달콤한 맛이 인상적이다.
포르투 여행 중에는 도루 강변에서 한껏 여유를 부려볼 만하다. 특히 빌라 노바 드 가이아 지구에서 바라본 히베이라 지구 풍경은 단연 예술이다. 유럽에서 아름답다는 도시 풍경들을 모두 가져다 놓은 것 같다. 현대식 빌딩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수 세기 전에 지어진 클래식한 건물들만 늘어서 있고 첨탑과 빨간 지붕들, 그리고 아기자기한 건물들 하나하나가 모여서 장관을 이룬다. 강변에 앉아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으면 중세의 어느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세하두 필라르 수도원은 포르투의 대표적인 노을, 야경 포인트다. 히베이라 지구와 빌라 노바 드 가이아 지구가 모두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한쪽에는 19세기 말에 지어진 동 루이스 1세 다리가 보인다. 동 루이스 1세 다리는 한 때 세계에서 가장 긴 아치형 철교로 꼽힐 만큼 규모가 대단한데, 이 다리의 아치는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모습이다. 에펠탑을 설계한 구스타브 에펠의 제자 테오필 세이리그가 설계했기 때문에 느낌이 비슷해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잠깐 카메라 이야기를 하자면, 소니 RX100M6는 컴팩트한 크기에 24mm에서 200mm 화각을 모두 커버하기 때문에 광각과 망원을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부담없이 가볍게 들고 다니며 여행의 풍경을 때로는 넓게, 때로는 디테일하게 바라볼 수 있는 건 여행 사진가에게는 큰 즐거움이다. 동 루이스 1세 다리와 도루 강변의 풍경을 광각으로 담아내기도 하고 노을 사이로 지나가는 배들과 도시의 건물들을 망원으로 잡아내기도 했다.
#2. 리스본, 7개 언덕의 도시
리스본은 샌프란시스코를 닮은 도시다. 도시를 이루는 언덕들과 트램 등 도시 풍경도 그렇고 포르투갈에서 가장 긴 현수교인 4월 25일 다리는 샌프란시스코 금문교와 꼭 닮았다.
리스본 여행자라면 주요 여행지를 관통하는 28번 트램을 타보는 게 좋은데 워낙 인기가 많은 노선이라 사람들로 늘 붐빈다. 28번 트램 탑승에 실패했다면 트램 대신에 푸니쿨라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리스본에는 총 3개의 푸니쿨라가 있는데 그중 하나인 아센소르 비카 라인이 가장 전망이 좋다. 꼭 푸니쿨라에 탑승하지 않더라도 푸니쿨라가 담긴 리스본의 풍경을 함께 촬영해 보는 것도 좋다.
포르투갈 여행을 한다면 꼭 먹어봐야 하는 것이 바로 나타, 즉 에그타르트다. 포르투갈의 많은 맛집 중에 특히 나타의 원조라고 불리는 파스테이스 지 벨렝이 가장 유명하다. 이곳은 워낙 인기 있는 집 답게 줄이 늘 길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포르투갈의 다른 나타 집도 다 맛있기는 하지만 파스테이스 지 벨렝이 단연 최고라고 말하고 싶다. 겹겹이 쌓인 페스트리 부분은 무척 얇고 바삭하며 커스터드는 부드럽다.
저녁에는 포르투갈 전통 음악 파두 공연을 하는 리스본의 파두 레스토랑을 찾았다. 이곳은 유명 인사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으로 <비긴어게인2>에서 박정현, 하림이 공연을 하기도 했던 곳이다. 와인과 요리를 즐기고 있다보면, 파두 연주자들과 가수가 등장한다. 가사는 몰라도 그 구슬픈 선율과 어둠 속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노래하는 가수들의 표정으로 곡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꽤 먼 거리에 있는 연주자들과 가수들을 소니 RX100M6의 망원으로 당겨 촬영하니 가수들의 디테일한 표정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와인에 디너, 그리고 음악. 최고의 밤!
#3. 신트라, 동화의 나라로 순간 이동
리스본에서 기차로 40분 가량 떨어진 신트라는 해발 500m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리스본보다 기온이 3~4도 정도 낮다. 그래서 포르투갈 왕궁의 여름 별장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1995년 신트라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을 만큼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곳이다.
두 개의 대형 굴뚝이 인상적인 신트라 왕궁도 돌아 볼만 하지만 신트라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바로 페나 궁전이다. 노란색과 빨간색 등 과감한 컬러가 전면을 이루고 곳곳에 타일들로 수놓아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컬러가 눈길을 끈다.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궁전 같기도 하고 놀이공원도 연상케 한다.
헤갈레이라 별장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나올 법한 풍경을 지닌 곳으로 ‘19세기의 뇌섹남’, 카르발료 몬테이루의 여름 별장이다. 이 별장을 지을 때 당대 최고의 건축가와 조각가들을 섭외했는데 특히 정원 전체를 테마파크처럼 설계해 놓아 독특하다. 이곳은 지도가 없으면 길을 헤매기 마련인데 거대한 돌 사이로 들어가면 원형 나선 계단이 나오기도 하고 지하 동굴을 따라가면 폭포가 등장하는 등 정원 전체의 구조를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풍경을 감상하거나 여유를 즐기는 정원이 아니라 이른바 체험형 정원인 셈인데 왜 이런 정원을 만들었을까 신기하기만 하다.
한동안 유럽을 제집 드나들 듯 다녔던 나였지만 포르투갈에 대해서는 정작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옆 나라 스페인만 해도 이미 여러 번 방문하고 도시와 문화, 볼거리들을 줄줄 외우는데 비하면 포르투갈에 대해서는 세계사 시간에 배운 대항해 시대 이야기나 빵이 포르투갈어에서 왔다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 포르투갈에 대해 조금이나마 스케치해볼 수 있어 좋았다. 포르투갈은 유럽 여행을 많이 해본 사람이나 처음 가는 사람 모두에게 특별한 추억을 줄 수 있는 곳 같다. 나 역시 여행이 그리움을 낳고 또 그 그리움으로 다시 여행을 떠나듯, 내년에도 포르투갈을 다시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지금까지 2018 RX 트래블러 은상을 수상한 박재진 작가의 포르투갈 여행기를 만나보셨습니다. 포르투갈의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세 도시를 안팎으로 두루 담아낸 멋진 사진들이 인상적입니다. 이토록 다양한 상황에서 적절한 화각으로 촬영된 이 모든 사진이 RX100M6 단 한 대의 카메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가볍게 깊어지는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여행에 최적화된 RX100M6와 함께 가볍고 깊은 여행을 떠나보시면 어떨까요?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