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날카롭게 포착하며 새가 지닌 역동성과 화려함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사진작가가 있습니다. 바로 조중래 조류 전문 포토그래퍼가 그 주인공인데요.
오늘 포스팅에서는 조중래 작가가 어떻게 해서 조류 사진을 찍게 됐고, 촬영하기 무척 까다로운 새를 어떤 노하우로 멋지게 담아내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작가님이 전해주는 촬영 노하우와 촬영 장비 Alpha 9과 SEL600F40GM으로 멋지게 촬영한 결과물도 확인해보세요!
조중래(딸기밭군) | 조류 포토그래퍼
조중래 작가는 10년 이상, 조류 촬영에 전념해온 야생 조류 전문 사진가이다. 국내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 수상 및 환경부&내셔널지오그래픽 주최 공모전을 비롯한 다수의 공모전 수상 경력이 있다. 현재 게티이미지코리아(gettyimagesKOREA)의 스톡 작가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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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소니코리아 블로그 독자들을 위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10년 정도 조류 사진을 촬영해온 사진작가 조중래입니다. SLR 클럽이나 온라인에서는 ‘딸기밭군’이라는 아이디로도 많이 알고 계십니다. 조류 사진 분야가 평균 연령대가 높은 편인데요, 젊은층의 참여를 높이고 사진 촬영 문화를 바꾸고자 온라인으로 많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게티이미지코리아 스톡 작가(@sonnyrollins)로 등록해 조류 사진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본사에도 제 사진이 수출됐다고 하더라고요. 꾸준히 새를 촬영해 조류 사진 장르를 더 많은 분께 알리고 싶습니다.
Q. 다양한 사진 분야 중 조류 사진을 촬영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처음에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을 찍었는데, 결혼 후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출사를 나갈 시간이 부족해졌습니다. 그렇게 출사에 대한 고민을 한창 하던 시기에 아파트 베란다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갑자기 새들이 아파트 앞을 지나갔습니다.
당시에 거주하고 있던 아파트에 편에 산이 있고 주변에 강이 흘러 새들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새들이 날아가는 장면은 베란다에만 있어도 충분히 담아낼 수 있겠더라고요. 그때부터 새를 찍기 시작했습니다. 이후에 온라인 상으로 조류 사진을 찍는 분들과 교류하다 보니 활동 반경이 넓어져, 지금은 섬이나 철원 등으로 출사지를 넓혀가며 찍고 있습니다.
Q. 10년 이상 조류 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정말 많은 새들을 만나셨을 것 같은데요. 작가님의 프레임에 가장 담고 싶은 종이 특별히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찍기 힘든 새를 촬영하는게 더 쾌감 있고 보람도 큽니다. 여름철 찾아오는 새 중 대표적으로 팔색조가 있습니다. 팔색조는 산속 깊은 곳, 위험한 지역에 서식하는 새로 야생동물이나 뱀, 말벌 등이 있는 곳에서 살죠. 같은 시기에 몸체보다 꼬리가 굉장히 긴 긴꼬리딱새도 좋아합니다. 울음소리가 아름다운 부엉이, 소쩍새는 정적인 산속에서 울리는 새소리는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습니다.
계절별로도 담고 싶은 새들이 다릅니다. 가을철은 새들의 이동기로 조류 사진의 비수기라고 볼 수 있는데요. 겨울에는 흰꼬리수리와 독수리 중심의 맹금류를 촬영합니다. 특히 눈 내리는 겨울에 새 사진을 찍으면 결과물이 더욱 만족스러운데요. 이번 겨울은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 아쉽네요. 자연과 더불어 노니는 새들의 모습을 프레임에 자주 담고 싶습니다.
380km의 활강 속도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새로 알려진 송골매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주로 해변 근처 절벽 쪽에 살고, 속도가 빠른 만큼 촬영도 무척 어렵습니다. 촬영 난이도가 높은 만큼 다시 한번 담아보고 싶네요.
그렇지만 귀한 새를 찍는다는 명목으로, 전국으로 욕심을 내서 출사 나가진 않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부터 신경 써서 촬영하다 보면 좋은 사진이 반드시 나옵니다. 저 역시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담은 새들에게 조금 더 애정이 갑니다. 주변을 보지 않고 그저 멀리 나가기만 한다면 금방 지치기도 쉽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Q. 팔색조처럼 깊은 산 속에 사는 새를 촬영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겠네요.
네, 그렇죠. 한 번은 팔색조의 울음소리만 듣고 산속 깊이 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저만치 앞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 고라니겠거니 싶었는데, 100m도 안 되는 거리에 야생 멧돼지가 서 있었습니다. 탐조 때 만나면 가장 위험한 동물이 뱀, 말벌 그리고 이 멧돼지입니다. 다행히 야생 멧돼지는 제 갈 길을 갔지만 가장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Q. 10년이라는 시간만큼 정말 다양한 경험을 쌓아오신 것 같습니다. 조류 사진을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도 탐조에 대한 노하우와 팁들을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먼저, 조류 촬영을 할 때 챙겨야하는 장비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가장 기본적인 필수 용품은 바디, 렌즈, 삼각대입니다. 그리고 쌍안경도 중요하죠. 텔레컨버터도 있으면 좋고요. 또한 새들이 경계하지 않도록 위장복이나 위장 텐트도 준비하면 좋습니다.
촬영하고자 하는 새의 특징에 맞는 소품인지도 확인해야 하는데요. 예를 들어 물총새를 담을 때 나무 횟대가 있으면 유용합니다. 물총새는 물 위 나뭇가지에 앉아서 물고기를 사냥하거든요. 새 종류가 많은 만큼 이에 따라 필요한 소품도 셀 수 없습니다.
Q. 조류 촬영에 사용하시는 카메라를 최근 소니 A9으로 바꾸셨다고 들었는데요. 포토그래퍼로서 카메라 기종을 변경하는 건 쉽지 않은 결심이셨을 것 같은데요. 어떤 계기로 바꾸시게 되셨나요?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노력과 기다림 그리고 새로운 시각과 도전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이 중요한 사진에서 시간을 얼마나 쪼갤 수 있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장비의 퍼포먼스가 미치는 영향이 점차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날아가는 새의 경우 초점만큼 포착이 중요합니다. 0.02초라도 밀려버리면 원하는 모습을 담아낼 수 없죠. 그간은 9~10 연사 지원 바디를 사용하면서, 그런 결정적 장면은 내심 운발에 맡기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2~3년 전쯤, 소니에서 20 연사에, 블랙아웃이 없는 카메라가 출시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게 A9 이었는데요. 곧바로 대구 행사에 참석해 제품을 테스트해봤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미러리스가 익숙하지도 않고 600mm 렌즈군이 없어 기변이 망설여졌죠.
그러다 작년 봄쯤 아는 기자님에게 SEL600F40GM 출시 소식까지 듣게 됐습니다. 이제는 미러리스 카메라로 새 사진을 담아도 되겠다 싶어 제품을 사용해봤습니다. 처음에는 SEL100400GM 렌즈로 사용하다, SEL200600G에서 SEL600F40GM으로 바꿔 촬영했는데요. 정말 퍼포먼스가 굉장한 바디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죠.
Q. 특히 어떠한 부분이 가장 만족스러우셨나요?
새는 빠르게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화각을 의도하기보다는 반드시 이 순간을 담아야겠다고 마음먹으며 열심히 찍는게 먼저입니다. 소니의 장비들은 이런 저의 바람을 실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죠.
특히 DSLR 대비하여 무소음 촬영과 월등한 연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운영 체계도 발전 가능성이 큽니다.
AI가 접목된 리얼타임트래킹 기능은 피사체를 인식하여 추적하는 AF 기능으로 DSLR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리얼타임 트래킹 기능을 이용하면 빠르게 움직이는 조류도 쉽게 포착할 수 있기에,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모두에게 유용한 기능입니다.
저는 A9 바디에 삼각대를 놓고 대포 렌즈로 촬영하면서 멋진 장면을 포착할 때가 많습니다. 렌즈가 커지다 보면 무게에도 부담이 생기는데요. 가벼워진 바디로 이동 중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탐조 중에서도 좋은 렌즈를 가지고 탐조할 수 있다는 조건이 갖춰진 것이죠. 핸드헬드로 촬영할 때도 리얼타임 트래킹과 AF 성능이 뛰어난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 촬영에서는 포인트를 유념하며 촬영하고, 삼각대를 넣고 특정 새를 촬영할 만한 상황이 되면 리얼타임 트래킹을 사용합니다.
새들은 보통 눈이 양 옆에 달려있어 현재로서는 동물 Eye-AF 적용이 어렵지만 언젠가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도 부엉이는 눈이 얼굴 앞면에 몰려있어 동물 Eye-AF를 활용한 촬영이 가능했습니다. 눈동자를 정확하게 잡아주어 좋더군요.
Q. 기존에 사용하시던 DSLR과 비교했을 때, A9 II를 직접 사용 해보시며 느낀 장점은 무엇일까요?
최근에 출시된 A9 II의 경우 AF 성능 업그레이드와 그립감이 뛰어나더라고요. 새를 핸드헬드로 촬영할 때 그립감은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립감이 좋아야 피로감도 줄거든요. 내구성이나 실링 처리도 견고해져 어떠한 환경에서든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믿음을 줍니다.
Q. 조류 사진 촬영에 유리한 렌즈를 고르는 기준이 있나요?
조류 사진에서는 600mm 화각을 표준렌즈라고 봅니다. 길수록 화각대가 좋은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처음부터 비싼 렌즈를 사용하기보다는 본인이 어느정도 빛이나 후보정, 장비 컨트롤 역량이 된다면 200-600mm도 충분히 탐조용 렌즈로 쓸 수 있습니다. 작품 활동을 하기에도 충분하고요. 일단 줌렌즈부터 시작해 촬영하기 편한 렌즈로 업그레이드해 나가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용중인 SEL600F40GM(FE 600mm F4 GM OSS) 렌즈에는 리니어(Linear) 모터가 탑재되어 AF 응답성이 매우 좋습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정확하게 포착하죠. 예전 DSLR의 경우 새들이 정면으로 날아와 가까워지면 제대로 촬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A9과 SEL600F40GM 조합으로는 참새떼 같은 작은 새들도 선명하게 찍을 수 있죠. 검출 영역의 범위가 넓고 뛰어나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봅니다.
Q. 조류 사진은 장비만큼 장소 선정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탐조 포인트를 잘 선정하는 팁이 있으실까요?
봄과 가을은 새들의 이동시기이며, 우리나라에서 여름과 겨울을 나는 새들이 조금씩 우리나라에 도착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가장 가까운 곳부터 산이나 계곡들을 미리 둘러보고 철새들이 날아오기 전 장소 선정을 합니다. 새마다 머무르는 장소가 다르기 때문에 먼저 무슨 새를 담고 싶은지 정하고, 그 새가 어떤 서식지를 좋아하는지 파악 후 탐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철새는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어, 교통이 발달해 있거나 등산로가 개발돼 있으면 찾기 힘들죠. 주로 개발이 안된 곳 중심으로 많이 고민합니다.
팔색조 같은 귀한 새들을 볼 수 있는 곳을 물색해, 새가 나타나는 시기에 꾸준히 찾아가기도 합니다. 개발 등으로 환경이 변하지만 않는다면 새들은 특정 주기에 반드시 나타납니다. 또 유명한 출사 도래지에 가기도 하죠. 우리나라에서는 물론이고 학술적으로도 유명한 한강 밤섬도 철새 도래지입니다. 경남 주남저수지, 철원, 서산 천수만 등도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죠. 국내에서 철새들이 머무는 가장 큰 터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천수만 지역에는 골든 이글(검독수리), 큰 독수리 같은 맹금류가 찾아옵니다. 태종대에는 해안가절벽에 사는 매를 만날 수 있고, 봄철 서해안 섬 외연도, 굴업도에는 작은 새들이 북적입니다. 이곳은 새들이 호주나 아시아 권으로 이동 중 잠시 쉬어가는 귀착점으로 일주일 사이에 작은 새 100여 종을 찍기도 했습니다. 가을에는 물수리를 담기 위해 포항으로, 흰꼬리수리를 촬영하기 위해 철원으로 가기도 합니다. 조류 사진을 찍기 위해 계절별로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Q. 송골매가 활강하는 순간처럼 역동적인 새의 모습을 순간적으로 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하우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호버링(정지 비행), 하강, 갈고리 샷 등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작가님만의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보통 웬만한 새들은 셔터스피드 1/1600s에서 비행 샷이 가능합니다. 빠른 새이거나 새가 촬영자와 가깝게 지나쳐 날아갈 경우, 1/2500s 보다 더 높게 설정하기도 합니다. 패닝샷의 경우, 중요한 얼굴과 부리는 가만히 있고 날개만 블러 처리하는 등 새의 특징에 맞게 찍어야 하는데요. 1/100s에서 전체 블러가 생긴다면, 조금씩 속도를 더 올려가면서 실험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세팅값에 정답은 없지만, 중간 값에서 조금씩 바꿔가며 사진의 느낌, 밝기, 노출을 전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많은 시도를 해 보는 게 좋죠
Q. 이 밖에도 종마다 사진이 잘 나오는 구도나 색감이 다를 것 같습니다. 종에 따라 알아두면 좋은 촬영 노하우가 있나요?
종으로 나누기보다는 새가 지닌 고유색과 발색에 집중하시는 게 좋습니다. 남미 지역의 새는 화려하지만,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새들은 대체로 무채색, 검은색, 흰색이 많습니다. 발색을 살리는 게 힘들기도 하죠. 새가 빛 좋은 곳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색감을 잡기에 좋지만, 날아다니기 때문에 그늘지거나 역광이 되어 발색을 놓칠 때가 많습니다. 흰색 새는 화이트홀이 생기지 않게끔 언더로 촬영하고, 배경과 흰색을 다르게 하는 후보정 작업이 중요합니다.
또한 일출, 일몰 때의 빛 느낌과 색감, 색온도가 제각각 이므로 최대한 빛을 머금은 색이 나오도록 신경 써서 촬영해야 합니다. 해가 지기 전 갈대 밭이나 바다 위 자연 경관과 함께 찍을 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고유 색감을 알려면 책으로만 봐서는 어렵습니다. 다양한 사람이 여러 환경에서 촬영한 사진을 모아 만든 것이 도감이기에 새의 정확한 색을 알 수 없죠. 제대로 찍고 싶은 새가 있다면, 새가 가지는 고유한 색의 발색을 파악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매 순간 새에 관심을 지니고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고, 한 번 본 새라도 두 번, 세 번 정확히 확인하셔야 합니다. 익숙해 보이지만 다른 새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처음 만난 새는 또다시 언제 만날지 모르는 새이기 때문에, 몰입력을 발휘하여 촬영하고 공부하는 게 중요합니다.
Q. 새가 지닌 고유색과 발색 외에도, 새를 촬영할 때 중요하게 생각할 부분이 있을까요?
새들의 ‘생명력’을 살려 촬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과 같이 새들도 자연속에서 무리 지어서 지내며 서로 교감을 하며, 그 가운데 새들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서식환경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많은 분들이 새 사진 촬영 시 가까이에서 디테일하게 담아내려 욕심을 부리곤 하는데 서식환경과 새의 모습이 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환경과 새를 한 프레임 안에 담는 것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송골매는 굉장히 빠른 새인만큼 빨리 나는 장면이 담길 수 있도록, 물수리는 사냥 장면이 다이내믹 한 만큼 장면을 강조해 담는 것을 연구합니다.
Q. 이제 조류 사진을 시작하시는 분들을 위해, 조류 사진 촬영 시 지켜야 할 ‘에티켓’에 대해 알려주세요.
거리가 짧은 렌즈는 포토라인을 어기기 쉽습니다. 즉 새에 지나치게 가까이 가게 되지요. 새들은 민감한 동물이기에 조금만 위험을 느껴도 날아가 버립니다. 또한, 너무 튀는 옷을 입는 것도 삼가야 합니다. 복장, 장비를 알맞은 것으로 고르고, 임계 거리를 지켜야 합니다. 그래야만 새들이 자연스럽게 지내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고, 새들도 활동을 방해 받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시야를 가리는 가지를 임의로 없애거나 고성으로 야행성 새들을 방해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밤중에 플래시를 터뜨려 새들을 괴롭히는 분들도 상당했죠. 요즘에는 젊은 분들도 조류 사진 촬영 에티켓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등 점점 더 촬영 문화가 좋아지고 있어서 뿌듯합니다.
Q. 앞으로 소니 카메라와 어떤 활동을 이어 가고 싶으신가요?
제가 조류 사진을 찍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한 일입니다. (웃음) 하지만 지금은 제가 살아가는 존재 이유 중 하나가 됐습니다. 예전에는 흙 길보다는 아스팔트 길을 좋아했습니다. 수풀이 우거진 곳은 잘 가지 않았는데, 새를 찍고 나서는 제가 많이 변하더군요. 숲과 흙, 강, 산바람 등 그저 자연이 마냥 좋아졌습니다. 조류 사진을 촬영할 때마다 스트레스도 많이 해소되고, 힘들 때마다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친구를 얻은 기분입니다.
지금까지 찍어온 사진들을 소니 미러리스와 함께 재정립할 생각입니다.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기 위해 조금 더 노력하며 조류 사진을 찍겠습니다. 또 조류 사진을 찍고자 하는 초보자분들도 돕고 싶습니다. 그리고 새 사진의 시작부터 보정 방법까지 전 과정을 다 담은 책을 4, 5년 뒤에 출간할 계획입니다. 사진과 조류 이야기를 엮은 에세이도 출판할 거고요.
저는 아직도 제가 원하는 사진은 찍지 못했다고 여깁니다. 스스로만 만족하는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보고 감동할 수 있는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이러한 사진을 찍게 되면 국제적으로나 유명한 사진 공모전에 작품들을 출품하려고도 합니다. 지금은 검독수리, 겨울 철새 촬영에 힘쓰고 있습니다. 올봄에도 외연도 어청도 등을 가서, 섬 탐조를 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실현해야 할 계획들이 많은 만큼, 쉬지 않고 조류 사진에 열정을 담으려고 합니다.
새는 재빠른 데다 굉장히 섬세한 동물입니다. 조금이라도 불안감을 느끼면, 눈 깜짝할 새 날아가버립니다. 그렇지만 A9의 리얼타임 트래킹 기능을 통해 극강의 속도와 정확성으로 창공을 가로지르는 모습과 날개를 접고 어딘가에 힘을 딛는 순간에도 최고의 장면을 포착할 수 있었는데요.
작가님이 알려준 중요 포인트를 기억하며, 조류 출사를 나가 보시는 건 어떨까요? 사물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자세를 갖추면 조금 더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