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20201년 신축년의 첫 민족 대명절, 설날이 다가왔습니다. 오랜만에 가족과 친척들을 만난 반가움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우리의 설 명절.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보고 싶은 이를 만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오늘은 그런 분들의 마음을 채워 드리고자 랜선으로 떠나는 고향 나들이 사진을 준비했습니다. 그럼 지금 바로 우리 동네로 출발해볼까요?
사진 속 이곳은 제주의 한 마을입니다.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보이던,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던 우리 동네와 똑 닮지 않았나요? 어릴 땐 집집마다 알록달록하던 지붕이 이렇게나 예쁜지 미처 몰랐습니다.
설날이나 추석 즈음이 되면 온 동네가 오랜만에 모인 친척들의 도란도란 들려오는 대화 소리와 고소한 전 부치는 냄새로 가득 채워지곤 했는데요. 아쉽게도 이번 설 명절에는 다같이 모여 식사를 함께할 수는 없겠지만, 랜선으로나마 안부를 주고 받으며 명절의 따뜻함만은 간직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떠나볼 곳은 조용하지만 그림 같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한 곳, 경주입니다. 경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시골 정취는 정말 귀중하게 느껴집니다. 살살 불어오는 기분 좋은 바람과 귓가를 간질이는 풀벌레 소리,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꽃내음을 싣고 휘날리던 분홍색 매화잎이 반겨주던 풍경은 아직 그 어디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흐드러지게 핀 매화꽃과 담장 아래 살짝 보이는 장독대를 보면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게 되나 봅니다.
이번에는 동네에 들어가기 전, 차에서 보이는 풍경을 만끽해보겠습니다. 화려한 표지판이나 장식품은 없지만 그보다 더 예쁜 붉은 꽃이 마중을 해주는 우리 고향, 충남 예산의 간양리는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이 포토존입니다. 높고 푸른 하늘,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을 갈아입는 초록의 나무들이 이루는 조화가 완벽하죠.
해외 유명 관광지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예쁜 이 풍경이 눈에 보이면, ‘집에 왔다’는 생각에 귀경길의 피로는 사라지고 두근거리는 설렘이 차오르곤 했죠. 여러분의 고향길엔 어떤 꽃이 피는지, 언제 가장 화려하게 만개하는지 추억을 되짚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꽃이 만개하는 봄에 가도 좋지만, 여름의 고향 풍경은 더욱 특별합니다. 성능 좋은 에어컨은 없지만, 보기만 해도 속이 탁 트일 만큼 넓고 푸른 논과 에메랄드 물감 한 방울을 떨어뜨린 듯 맑은 하늘, 옹기종기 모여 있는 소박한 집들까지. 거기에 찌르르 풀벌레 소리가 더해지면 내가 있는 곳이 여름철 휴양지가 됩니다. 시골집에서만 만날 수 있던 그 시원한 풀내음이 그리워지기도 하는데요. 사진으로나마 답답한 기분을 해소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SNS에서 유명한 감성 카페의 차양이 달린 고급 테라스도 좋지만, 가끔은 나무를 모자 삼아 차가운 계곡물에 담가뒀던 수박을 잘라먹던 시골의 평상이 그립습니다. 아침에는 산과 들에서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을 만끽할 수 있었고, 낮에는 엎드려서 만화책을 보거나 삼촌이 알려주는 옛날 게임을 배우기도 했죠. 불판 하나만 가져와 삼겹살을 구워 먹으면 유명 캠핑장이 부럽지 않았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하다 하늘을 보면 쏟아질 듯 눈부신 별들이 어느새 밤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었죠. 😊
오후 4시, 가을 햇빛이 지붕에 내려앉는 시간이 되면 햇빛이 닿은 모든 것들이 참 예뻐 보입니다. 내 고향, 할머니가 계신 시골도 그렇습니다. 가끔씩 동네 산책을 하다가 고향의 집과 비슷한 건물에 서면 몽글몽글한 추억들이 피어오르는데요. 한 곳에 둘러앉아 소녀처럼 웃고 즐거워하시던 동네 할머니들의 모습, 말은 하지 않아도 사이좋게 과일을 나눠 드시던 노부부의 모습이 천천히 오버랩되던 순간이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 이유는 항상 마음 속으로 고향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마당을 가로지르는 빨랫줄과 조금은 촌스럽지만, 정감 가는 오렌지색의 파자마. 꽉 막힌 고속도로 정체길을 뚫고 해가 뉘엿한 시간에 도착하면 볼 수 있던 그리운 풍경인데요. 도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지만 어쩌면 그래서 이런 사진을 보면 더 고향집이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도착할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는 자식과 손주들 걱정에 마당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오느라 고생했다”며 반겨주던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고 싶은 마음 때문일 수도 있겠네요!
지금까지 그리운 내 고향, 보고 싶은 우리 동네를 만나 보았는데요. 다들 랜선 고향 나들이, 즐거우셨나요? 여러분의 허전했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채워졌길 바랍니다. 그럼 소니코리아는 언제나 한결 같은 모습으로 그 자리에서 우리를 포근하게 반겨주는 집에 갈 수 있을 때까지 다양한 소식을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