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이강신은 여행, 풍경, 인물 등 다양한 분야의 사진을 촬영하는 포토그래퍼로, 현재 다채로운 느낌의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는 ‘STUDIO K’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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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어 ‘photos(빛)’과 ‘graphien(그리다)’에서 유래된 단어 포토그래피(photography), 즉 사진은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뜻입니다. 대상을 오랜 시간 관찰하며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인물사진을 잘 찍기 위해서는 촬영하고자 하는 대상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그림이 빈 공간에 하나하나 채워 넣는 더하기의 공식이라면, 반대로 사진은 가득 찬 공간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는 빼기의 공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좋은 인물사진을 위해서는 피사체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가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촬영을 해야 합니다.
황금분할(삼분할)을 이용해서 촬영하기
사진에서의 황금비율은 바로 ‘삼분할법’을 의미합니다. 카메라의 설정에 들어가 ‘격자 선 표시’를 키면 기본 화면이 9개로 나누어집니다. 동시에 총 4군데의 교차점이 나타나게 되고, 그 교차점에 촬영을 하고자 하는 피사체를 위치시키면 사진의 황금비, 즉 황금분할이 적용된 사진을 구도를 손쉽게 잡고 촬영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위 이미지처럼 담아내고자 하는 인물의 얼굴 부분을 꼭짓점 부분에 위치시키면 됩니다. 더불어 인물은 물론 분위기까지 살린 인생샷을 위해서는 인물의 시선 방향에 여백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정적인 느낌을 들게 하는 구도이며, 인물의 이야기가 담기기 때문입니다.
인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사진을 촬영하고 싶다면, 가로보다는 세로로 찍어 보실 것을 권장 드립니다. 가로로 인물을 담다 보면 불필요한 요소들이 앵글 안에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세로로 촬영하면 인물이 화면에 가득 차게 되면서 불필요한 요소가 제거되어 인물에 더욱 집중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SNS를 주로 이용하는 매체가 스마트폰이니만큼, 누구나 만족하는 인생샷은 세로 구도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로 구도의 인물사진에서는 황금분할을 어떻게 이용해서 구도를 잡을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바스트 샷에서는 삼분할 선 중 가장 위의 선이 인물의 눈 정도에 걸리게 구도를 잡으면 보기에 편안한 사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위 예시 사진을 보면 수직/수평 안내선의 위쪽에 인물의 눈 부위가 걸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스트 샷이 아닌 니샷이나 풀샷의 경우엔 인물의 목 부분에 상단 1/3 눈금을 위치시키면 안정적인 구도로 촬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공식이 늘 정답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안전하고 편안한 촬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오히려 늘 같은 구도로만 촬영한다면 너무 틀에 박힌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 그 점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이색적인 풍경, 이름 모를 곳에서 발견한 아기자기한 소품 등 인물 외에도 함께 담아내고 싶은 요소가 있다면 다른 구도로 사진을 찍어보세요. 당장은 보기에 어색할지 몰라도, 편집 기능을 활용하여 사진을 잘라내어 안정적인 구도를 만들면 그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 될 테니까요.
인물사진을 촬영할 때 피해야 할 구도
인물사진 촬영을 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관절을 잘라서 촬영하는 것입니다. ‘관절을 자른다’고 하면 조금 무섭게 들릴 수 있지만 구도를 잡을 때 인물의 발목이나 무릎, 허리, 목 등 관절 부위를 자르고 사진을 찍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실수를 하는 이유는 촬영을 할 때 오로지 인물의 얼굴에만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인물사진 잘 찍는 법 중 하나는 뷰 파인더 안의 화면을 X자로 스캔하면서 전체적으로 빠진 부분은 없는지, 또는 불필요한 요소가 들어가 있지는 않은지 체크하는 것입니다.
수평선이나 기둥 같은 구조물이 인물의 목이나 머리 위에 위치하지 않게 구도를 잡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바닷가에서 인물사진을 찍을 때, 수평선을 인물의 목을 가로지르는 위치에 놓아서는 안됩니다. 이와 같이 목과 수평선의 라인이 일치하는 사진을 보면 왠지 모를 불편함이 느껴집니다. 그럴 땐 앵글을 살짝 높이거나 낮춰서 구도를 잡아 수평선이 목 아래나 위로 지나가게 하면 훨씬 안정적인 인물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빛을 이해하고 촬영하기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기 마련입니다. 좋은 사진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빛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그림자 또한 잘 담아내야 합니다. 더불어 빛에는 부드러운 빛과 강한 빛이 있는데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름 낀 날과 햇살이 강한 날의 차이를 생각하면 좋습니다. 부드러운 빛(구름 낀 날)이 인물사진을 찍기엔 좋지만, 사진에 임팩트를 주려면 강한 빛(햇살이 강한 날)을 활용하는 것이 더 좋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햇살이 강한 날, 정오의 태양에서는 예쁜 사진을 담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명암 차이가 많고, 더구나 인물이 햇살을 정면으로 보고 있다면 표정 또한 제대로 짓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빛의 세기를 고려하는 것은 물론, 빛의 위치를 파악하여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인물사진 촬영에 있어서 가장 좋은 빛은 어떤 빛인지 알아볼까요?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빛은 크게 5가지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1번 위치는 순광, 2번은 사광, 3번은 측광, 4번은 역광, 마지막 5번은 역사광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럼 각 위치에 따른 빛의 특징과 촬영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순광
순광은 피사체 정면에서 비추는 빛으로, 가장 흔하게 촬영을 하게 되는 빛입니다. 균일한 빛이 비치므로 그림자가 적다는 특징이 있지만, 입체감이 없어 얼굴이나 표정을 개성 있게 표현하기가 어려워져 아주 평범한 사진이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순광은 개성을 담는 인물사진보다는 광대한 빛을 정면으로 담아 표현할 수 있는 풍경 사진을 촬영할 때 더욱 유용합니다. 풍경 사진에서는 전체적으로 화사한 느낌을 줄 수 있어 나름 괜찮은 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사광(인물의 45도 앞쪽에서 들어오는 빛)
사광은 피사체에 들어오는 빛이 측면 방향이라서 순광과는 달리 한쪽 면에 빛이 옆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한쪽 면은 밝고 한쪽 면은 어둡게 처리되어 훨씬 입체감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인물의 표정 또한 한결 자연스럽게 되죠. 이러한 사광의 매력을 살려 인물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 바로 창문 옆입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매우 부드러워 분위기를 내는 데 제격이랍니다. 아마 카페나 레스토랑의 큰 창가의 옆에서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는 분들을 많이 보셨을 텐데요. 그만큼 인생샷을 찍기에 최적의 빛,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죠.
3. 측광(인물의 좌우 측면에서 들어오는 빛)
측광은 인물의 선을 강조하고 강한 콘트라스트를 만들기 때문에, 강렬한 느낌의 인물사진이나 드라마틱 한 분위기의 인물사진을 찍기에 좋은 빛입니다.
4. 역광(인물의 뒤에서 들어오는 빛)
인물이 빛을 등지고 있기 때문에, 눈으로 직접 바라볼 때와 달리 촬영하는 화면을 보면 일반적으로 검은 실루엣으로만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인물의 뒤에서 빛이 나오기 때문에 한층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죠. 그래서 분위기가 담긴 사진을 촬영하거나, 태양의 느낌을 표현하여 인물에 실루엣 느낌을 주는 풍경 사진의 경우에는 유리한 빛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물사진의 경우, 얼굴 전면 윤곽을 따라 가늘고 밝은 선을 만들기 때문에 깊이 있는 심리 묘사가 가능하며, 가장 극적이고 로맨틱한 사진이 되죠.
하지만 역광 상태에서의 인물사진 촬영은 매력적인 만큼 그 난이도가 높습니다. 특히 노을을 배경으로 인물사진을 촬영한다면 인물 또는 배경, 둘 중 하나에 집중해서 촬영해야 할 것입니다. 역광 상태에서의 인물의 표정이나 감정이 담긴 사진을 촬영하고 싶다면 가급적 플래쉬를 사용하거나 스팟 측광을 이용해서 촬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역사광(인물의 뒤쪽 어깨와 머리 쪽으로 떨어지는 빛)
역사광은 인물의 입체감을 살려주는 빛입니다. 역광에 비해서 인물의 얼굴 부분도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배경 분리가 자연스레 일어나서 인물사진에 최적화된 빛이죠.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빛이기 때문에, 촬영 시 시간을 고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렇듯 빛의 방향과 성질을 잘 이용해서 촬영한다면 감각적인 인물 사진 촬영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날씬해 보이게, 다리가 길어 보이게 촬영하기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 때 부탁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날씬해 보이게, 다리가 길어 보이게 찍어달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촬영해야 상대가 원하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을까요?
비율이 좋은 인물사진 잘 찍는 법은 바로 카메라 렌즈의 왜곡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카메라 앵글을 최대한 낮춰 아래에서 위를 향하게 하고, 위 이미지에서 5번 위치에 얼굴을 배치하면 인물의 비율이 좋아 보이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사진에는 빼기의 공식이 적용됩니다.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할수록 좋은 사진이 완성되죠. 인물사진에 있어서 인물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아웃포커싱’입니다. 아웃포커싱을 활용하기 이해서는 가급적 조리개 수치가 낮은 렌즈에 망원 계열의 렌즈가 유리합니다. 광각렌즈의 경우에는 조리개 수치가 낮아도 아웃포커싱을 구현하기가 어렵습니다.
24m F2.0과 85mm F2.8로 촬영했을 때 망원 렌즈인 85mm F2.8 렌즈가 아웃포커싱이 훨씬 잘 일어나게 됩니다. 낮은 조리개에 피사체와 렌즈가 가까울수록 아웃포커싱이 잘 표현된다는 점을 잘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다양한 앵글로 인물사진 촬영하기
인물사진의 앵글을 크게 분류하면 로우 앵글과 하이 앵글, 아이 레벨 앵글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 앵글 별 특징이 뚜렷하기 때문에, 상황과 배경에 맞는 앵글을 선택해서 촬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로우 앵글
로우 앵글은 카메라가 피사체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서 아래에서 위를 쳐다보는 느낌을 줍니다. 피사체의 크기에 대한 느낌을 증대시켜 힘과 지배력, 활력의 느낌을 줄 수 있죠. 여기에 풀샷으로 촬영하면 다리가 길어 보이고 얼굴이 작아 보이는 효과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나이가 들어 보인다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권위적으로 무게감이 있는 인물사진을 찍고 싶다면 로우 앵글이 가장 효과적일 것입니다. 더욱 극단적인 효과를 원한다면 광각 상태로 촬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광각렌즈가 주는 왜곡 때문에 보다 확실한 로우 앵글의 느낌을 살릴 수 있습니다.
2. 하이 앵글
하이 앵글은 카메라가 피사체보다 위에서 촬영하는 방식으로, 결과물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느낌을 주는 사진을 말합니다. 인물사진의 경우 눈이 커 보이고 턱이 갸름해 보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로우 앵글에 비해 얼굴은 커 보이고 다리는 짧아 보이게 됩니다. 하이 앵글은 성인보다 아이들을 촬영할 때 유리하고, 풀샷보다는 얼굴 위주의 촬영이 유리한 앵글입니다.
또한 단체 사진을 찍을 때도 하이 앵글을 활용하면 전체적으로 모두의 모습을 담아내기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체 사진에서 로우 앵글을 활용하면 앞사람에 의해 뒤쪽에 있는 사람들이 가려져 안 보이거나, 상대적으로 앞사람의 얼굴만 커 보이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럴 때 하이 앵글로 촬영하면 전체적인 얼굴 크기도 비슷하게 촬영할 수 있죠.
3. 아이레벨 앵글
아이 레벨 앵글은 말 그대로 우리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앵글을 말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앵글이죠. 따라서 사실적인 묘사를 함에 있어서는 유리하지만, 잘못하면 식상한 사진이 될 확률도 높습니다. 아이 레벨 앵글은 카메라와 사진을 보는 사람의 눈높이가 같아져 앵글에 강요 당하지 않고 인물을 객관화하여 능동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편집 툴을 이용해서 인물사진 보정하기
마지막으로 소개드릴 인물사진 잘 찍는 법은 바로 ‘보정’입니다. ‘Take photo and make photo’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사진을 찍고 필름을 현상 인화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이제는 사진을 찍고 보정을 하는 과정까지가 사진을 완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죠. 각종 필터를 적용해서 톤을 바꿔보고, 기본적인 밝기와 수평 콘트라스트 등을 조정해서 여러분이 원하시는 느낌을 사진을 직접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인물의 예쁘고 아름다운 부분을 찾아서 부각하려 노력하는 것보다, 숨기고 싶은 부분을 찾아 그러한 부분이 나오지 않게 촬영하는 것이 좋은 인물사진을 촬영하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