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일지기입니다.
소니코리아에서는 여러분의 퀄리티 높은 사진 생활을 위해 프로 사진작가들의 촬영 노하우를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이원석 작가가 소개하는 ‘아이 사진을 잘 찍는 노하우’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의 모습을 한 장이라도 더 찍기 위해 분주한 아빠진사님들께 무척 유익한 시간이 될 것 같은데요. 실제로 ‘딸바보’이기도 한 이원석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노하우를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겠습니다. :)
이원석 l 공간 사진가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사진학을 전공하였으며 현 스튜디오 카리야스 대표 및 공간 사진작가이다. EBS의 방송 사진 전문 패널로 활동 중이며 SEGD Award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현재 알파 아카데미 강사로 활동 중이다.
저는 사진을 찍으면서 겁이 없었습니다. 광활한 대자연도, 뜨거운 용광로를 찍을 때도 또 처음으로 직접적인 비판을 들었던 인물사진에도 두려움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이 사진만큼은 전문가가 신처럼 느껴질 만큼 저에게는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8년 전 제 딸아이가 세상의 빛을 보면서 아이 사진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영역이 되어버렸습니다.
며칠 전 저의 사랑하는 딸 "라희"가 여덟 번째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2.66kg으로 태어난 작고 작은 아이가 지금은 무럭무럭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입니다. 8년의 시간 동안 아이의 모든 순간들이 저에게는 그 어떤 값진 보물보다 귀합니다. 아이는 너무나도 빨리 성장하고 그 시간은 속절없이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아이가 주는 순간의 감동을 고스란히 기억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 제가 아이를 촬영하면서 필요했던 몇 가지 생각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아이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자.
인물 사진에서 제일 필요한 것은 제가 항상 주장하는 촬영자와 촬영대상과의 교감입니다. 특히 아이와 교감을 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성인에 비해서 의사소통이 힘들고 시선이 매우 산만하기도 하고 엄청난 활동성을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아이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잠시 유년시절로 돌아가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주는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아이는 달콤한 것을 좋아합니다. 어른들의 눈높이로는 달콤한 것은 몸에 안좋다라는 것을 아이에게 강조하게 됩니다. 그러나 나도 달콤한 것이 좋다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아이의 경계는 호감으로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2. 서로 찍어주기
아이가 장난감을 조작할 수 있는 나이가 된다면, 카메라를 만지게 해주면 좋습니다.
아이에게 셔터를 눌러보게도 하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면서, 아이가 카메라에 친숙하도록 만들어줍니다. 그러면, 아이는 카메라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면서 좋은 표정을 지을 수 있게 됩니다. 만약에 아이가 실수로 카메라를 떨어뜨려도 절대로 혼내지 마세요. 카메라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은 아이의 표정을 방해하게 만들게 됩니다. 참고로 저는 수 없는 마음 졸임과 몇 번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3. 동체 추적기능을 사용하자.
아이와 함께 이동하다 보면, 아이에게 신경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한계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카메라를 항상 지니고 다녀야만 좋은 사진을 촬영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에 미러리스 카메라가 가볍고 휴대하기 좋습니다. 미러리스 카메라 안에는 동체추적 기능이 내장되어있는데, 초점모드를 AF-C로 변경하면,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도 초점을 잘 잡을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연속촬영모드도 같이 동반 한다면, 스쳐지나가는 모든 순간을 놓치지 않고 기록할 수가 있습니다.
#4. 주변의 모든 것을 활용하자
아이가 카메라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 주변의 모든 것들을 활용해서 촬영하면 좋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소품들을 이용하거나 좋아하는 동물과 함께 사진으로 담으면 아이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활동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사진으로 담을 수가 있습니다.
2년 전, 평소 본받고 싶은 예술가인 바로크 시대의 거장 피터 루벤스의 작품을 감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장난기가 섞인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딸(클라라 루벤스)의 초상화가 인상 깊었습니다. 그가 딸을 사랑스러워하는 마음이 그림으로 고스란히 전달이 되어 저에게 느껴 졌습니다. 다섯 살 난 클라라 루벤스가 아버지를 바라보는 또렷하고 맑은 눈망울을 마주하다보면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소녀처럼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그림 속의 사랑스러운 소녀 클라라 루벤스는 안타깝게도 열 두 살이 되던 해에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저는 그 그림 앞에서 한 참을 머물렀습니다. 그림을 그렸을 때와 같은 나이의 딸을 가진 아버지로서 루벤스를 동정하고 회상하며 그와 같은 시선으로 사진을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미래의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첫 번째 꿈은 훌륭한 사진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라희가 태어난 후에는 그 꿈에 하나가 더 추가되었습니다. 훌륭한 사진가가 되는 것도 좋지만,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 가족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족과의 여행은 저에게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비록 작품활동에 열중할 수 없는 아쉬움도 분명히 있지만 말이죠.
기억하고 싶은 시간은, 남기고 싶은 순간은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그것은 손에 쥘 수도 묶어둘 수도 없습니다. 지금 바라보고 지금 느끼는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합니다. 그 마음을 담아 아이의 사진을 촬영해 보세요. 어떤 기술보다 더 멋진 작품을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원석 작가의 ‘아이 사진을 잘 찍는 노하우’를 만나보았습니다. 지나가 버리면 다시는 오지 않을 아이의 성장 모습을 사진으로 남김으로써 아이와 더 많은 교감을 하고, 이를 통해 더 좋은 부모가 되는 길을 찾는 분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이상, 스타일지기였습니다.